[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또 한 번 ‘복면가왕’이 시청자들의 편견을 보기 좋게 깨며,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

지난 2일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제 9대 가왕에 도전하는 복면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8대 가왕 ‘노래왕 퉁키’를 꺾고 ‘매운 맛을 보여주마 고추 아가씨’가 가왕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이 그려졌다.특히 아름다운 미성과 완벽한 고음 처리를 보여준 ‘웃는 얼굴에 수박씨’의 정체가 공개되었을 때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연예인 판정단은 고(故)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부른 ‘웃는 얼굴에 수박씨’를 비투비의 창섭, 투피엠 준케이, 팝페라 가수 임형주, 스윗소로우의 성진환 등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 달리 ‘수박씨’의 정체는 다름 아닌 지난 ‘복면가왕’ 1회에 출연한 적이 있었던 노을의 강균성이었다.

이에 김구라는 “또 출연하는 것이 어딨냐”며 역정을 냈고, 김현철 역시 “강균성이 이미 출연했다고 해서 후보에서 제외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주는 “한 번 출연했던 가수가 두 번 나올 리가 없다는 생각도 편견”이라며 자신도 모르게 강균성의 목소리를 기억에서 지웠던 판정단과 시청자들에게 ‘복면가왕’의 기획의도를 다시 한 번 전했다.

‘복면가왕’은 그동안 아이돌, 추억 속 가수들, 예상치 못한 노래 실력을 가졌던 연예인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반전을 선사해왔다. 여기에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4연속 가왕을 차지하며 ‘복면가왕’의 절대강자로 올라 과연 그를 꺾는 가수가 누가 될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 7월 26일에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가왕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과연 ‘클레오파트라’를 꺾을 수 있는 실력파 가수가 등장할 것인지에 관심이 더 몰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는 동안 대다수의 시청자에게는 경연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일반적으로 그래왔듯이, ‘복면가왕’도 가왕 도전에 실패한 가수들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쌓여왔다. ‘복면가왕’의 제작진들은 강균성을 다시 출연시키는 것으로 이런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복면가왕’은 뛰어난 실력의 가왕을 찾는 것보다 대중들의 편견에 갇혀 있었던 보컬리스트들을 발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 복면가수를 추리할 때 생각해야 하는 선택지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만큼 ‘복면가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감동 역시 늘어났다. 앞으로 또 어떤 복면가수가 등장해서 편견을 벗어버리고 놀라운 무대를 선사해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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