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선한 눈매를 가진 배우. 1999년 조각 미남 배우들 사이에 훈훈한 이미지를 가진 연정훈이 등장했다. 편안하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멋진 선배 모습의 표본이었다. 기존 배우들 사이 색다른 매력을 가진 연정훈은 그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던 연정훈이 어느 순간부터 아이라인을 그리며 날카로운 눈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지난 1일 935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연정훈은 SBS ‘가면’ 종방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연정훈은 그동안의 연기 인생과 날선 연기가 정점을 찍은 ‘가면’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석훈이란 인물로 진짜 악마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얼마 전 종영한 ‘가면’에서 연정훈은 복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 민석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연정훈은 그동안에 보여줬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강렬하고 냉철한 연기로 인상을 남겼다. 연정훈의 변신은 주연보다 더욱 매력적인 조연이라는 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정훈은 민석훈이란 역에 대해 “기존 악역들과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 솔직히 작정하고 연기했다. 단순한 욕망에 사로잡힌 연쇄살인마보다는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의 악마와 거래를 하는듯한 인물과 같은 모습을 그리려 노력했다.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원했다”고 말했다. 또 연정훈은 ‘가면’ 속 민석훈을 연기하면서 “배우로서의 전환점을 생각했다. 평소 굴곡진 삶을 사는 캐릭터를 맡고 싶었다. 이번 석훈이의 굴곡 있는 인생을 드러내려 많이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날카로운 이미지 위해 체중감량을 했어요.”
실제 만난 연정훈은 아직도 민석훈의 모습 그대로 날카로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연정훈은 이번 드라마 속에서 한층 더 샤프해진 외모에 “역할을 위해 외적으로도 신경 많이 썼다”고 입을 열었다. 연정훈은 “‘뱀파이어 검사’ 때부터 역할을 위해 체중감량을 해왔다. ‘가면’의 민석훈도 그렇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가져야하기 때문에 외적으로도 느낌을 전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중간 중간 크고 작은 수술을 겪었다. 건강을 챙기면서 식단조절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민석훈 역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방법으로 촬영하면서 식단조절을 했다”고 감량 비법을 밝혔다.



“아이라인, 수트…차가워 보이려 노력했어요.”
연정훈은 꽤나 디테일한 배우였다. 역할을 위해 메이크업, 셔츠의 카라까지 신경 쓴다는 얘기를 꺼냈다. 연기에 임하기 전 캐릭터를 철저히 분석하고 완벽히 역할에 흡수하려는 연정훈 만의 노력이었다. 연정훈은 “보통 배우들은 미용실에서 자신의 개인 스태프에게 메이크업을 받는다. 하지만 나는 특이하게 메이크업만은 현장에서 드라마 분장 팀에게 맡긴다. 작품을 아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분석하는 인물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 의견을 따르고 싶었다. 아이라인도 분장 팀에서 아이디어 나온 것”고 말했다. 이어 “헤어를 가장 신경 많이 썼다. 요즘 유행하는 포마드 헤어스타일이 나한텐 안 어울릴 것 같았다. 이번 드라마에선 마지막 한 장면 빼고 다 머리를 올리고 나온다. 헤어 덕분에 차가운 이미지를 더했다”고 말했다.‘가면’ 속 민석훈은 늘 수트 차림이었다. 그의 수트는 요즘의 트렌디한 정장과는 달리 클래식한 모습으로 민석훈의 냉철한 재벌가 인물을 표현했다. 연정훈은 “예전부터 드라마 속 내 옷을 해주시는 분이 계시다. 그 분도 이번 드라마에 더욱 많은 신경을 쏟았다”고 말했다. 특히 민석훈이 입는 수트는 보다 정갈한 느낌으로 이에 “셔츠의 카라가 너무 높으면 스타일리쉬하고 아방가르드한 패셔니 스타의 느낌이다. 하지만 낮은 카라를 선택해 좀 더 클래식한 면모를 보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석훈의 감정에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변지숙(수애)과 최민우(주지훈)의 커플은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악역이었던 민석훈과 최미연(유인영)은 권선징악을 보여주듯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민석훈은 감옥으로, 최미연은 자살로 그동안의 죗값을 치렀다. 꽤나 자극적이었던 결말에 대해 연정훈은 “이미 결말은 중반부터 결정돼 있었고 말이 많았다. 나는 석훈, 미연이 그려가는 엔딩에 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어 “단지 석훈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홀로 고민이 많았다. 석훈은 이야기 전개상 매우 미묘한 감정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였다. 은하(수애)에게, 지숙에게, 은하의 모습을 한 지숙에게, 미연에게, 각각 다른 감정을 보여줘야 했기에 많이 혼란스러웠다. 흔들릴 때마다 처음 받은 시놉시스를 꺼내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엔딩에 도달하기까지 연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935 엔터테인먼트,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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