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소나무의 겨울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지난해 12월 데뷔앨범 ‘데자뷰(Deja Vu)’를 발매한 소나무는 동명의 타이틀곡 ‘데자뷰’를 비롯해 후속곡 ‘가는거야’에 이르기까지, 약 3개월 간 화려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 3월, 봄이 다다를 때 쯤 소나무는 활동을 마무리하고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봄과 여름의 경계에서, 이들은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밤낮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지난 20일 정오 발표된 두 번째 미니앨범 ‘쿠션(CUSHION).’ 하나의 계절이 지나갔지만 소나무는 여전히 싱그럽고 풋풋했다.“‘가는거야’ 활동이 끝난 뒤에는, 일본에서 축하무대에도 섰고 싱가포르에서 열린 ‘뮤직매터스’라는 음악 마켓에도 참여했어요. 멤버 의진은 tvN 예능 프로그램 ‘언제나 칸타레2’에서 비올라 연주를 배우고 있고 저는 슬리피 선배님과 ‘쿨밤’ 무대를 함께 했죠. 나머지 멤버들은 2집 준비에 열을 올렸습니다.” (의진)
‘가는거야’ 활동이 마무리될 때 쯤, 소나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소나무의 펫하우스(이하 펫하우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펫하우스’를 통해 여덟 마리 반려견들의 펫시터로 변신,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수민은 ‘펫하우스’를 회상하며 “멤버들과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라고 전했다.
“저희의 모든 모습을 보여줬어요. 숙소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몇 시간 만에 카메라의 존재가 잊히더라고요. 그만큼 진짜 리얼한 일상을 공개했죠. 심지어 대본도 없었어요. 민낯은 물론이고, 자다가 몸을 벅벅 긁는 장면까지 나왔다니까요!”(민재)“첫날 아침에는 인조 속눈썹까지 붙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뒤로 갈수록 점점 귀찮아지더니, 나중에는 머리 손질도 안 했죠. 카메라가 있다는 인식조차 안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엄청 리얼한 모습이 담겼습니다.”(나현)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멤버들의 인간적인 매력을 선보이기에 최적의 포맷.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었고, 그러다 보니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나현은 “멤버들은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각 나라에 가서 익스트림 스포츠를 경험해보고 싶다”며 의욕 충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이디는 벌써부터 겁이 나는 듯 “나는 그러면 옆에서 영상을 찍고 있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고 민재는 “재밌을 것 같긴 한데 목숨만 보장된다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소나무는 공백기 동안 ‘꿀잼라디오’를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꿀잼라디오’는 소나무의 팬카페를 통해 팬들의 질문과 신청곡을 받아 만들어지는 소나무의 자체제작 프로그램. 멤버들은 각자 일일 DJ가 되어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대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멤버들의 ‘깨방정’ 매력이 ‘꿀잼 라디오’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저희가 하고 싶은 코너를 미리 적어가면 회사에서 대략적인 대본을 써주셨어요. 엄청 신기하고 재밌었죠. 보이지 않는 아프리카tv 같았어요”(민재)
“저희가 공백기동안 모습을 잘 안 드러냈잖아요. 그러다 보니 팬 분들도 많이 기다려주시고 반가워해주셨어요. 코너도 꽤 알차게 준비했답니다. 예를 들어 디애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연대기를 소개하기도 했고, 다른 멤버들은 전화연결을 하거나 노래를 들려드리기도 했어요. 덕분에 팬 분들이 저희의 컴백을 기다리면서 심심하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수민)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돋보였다. 의진은 ‘언제나 칸타레2’에서 비올라 연주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날도 의진은 급하게 생긴 촬영 스케줄로 인해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했다.) 리드보컬 민재는 시크릿 송지은을 대신해 언터쳐블의 슬리피와 ‘쿨밤’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특히 민재는 무대에서 깜찍한 표정 연기를 선보이며 슬리피와 연인 케미를 자랑했다.
“무대를 보는데, 처음에는 어색했어요. 아무래도 민재가 이런 저런 연기를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발전하는 게 보였어요. 슬리피 선배님과도 케미가 터지더라고요.”(수민)
“민재 언니가 대단한 게, ‘쿨밤’ 활동 당시 저희가 ‘쿠션’ 안무도 함께 배우고 있었거든요. 하루에 거의 13시간씩 ‘쿠션’ 안무 연습을 했어요. 민재 언니는 ‘쿨밤’ 방송이 끝나면 바로 ‘쿠션’ 연습하러 가고, 연습이 끝나면 또 무대를 하러 갔죠. 그런데 방송에서는 피곤한 티가 전혀 안 나더라고요. 대단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어요.”(나현)“‘쿨밤’ 무대를 하면서 민재 언니만의 음색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댓글을 보면 ‘음색깡패’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더라고요. 보는 저희가 다 뿌듯했어요.”(하이디)
지난 5월, 소나무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음악 마켓 ‘뮤직매터스 2015(Music Matters 2015)’에서 참여해 케이팝의 위상을 높였다. ‘뮤직매터스’는 프랑스의 미뎀(MIDEM) 및 미국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와 함께 세계 3대 음악마켓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대규모의 음악 마켓. 소나무는 밴드 이디오테잎, 킹스턴루디스카, 글렌체크 등과 함께 쇼케이스 무대를 선보였다. 멤버들은 “무척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흥분된 목소리를 들려줬다.
“‘뮤직매터스’에서 30분짜리 공연을 했어요. ‘데자뷰’와 수록곡 외에도 보컬, 댄스, 랩 팀으로 유닛을 꾸려서 커버곡을 보여드렸죠.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게다가 해외팬 분들께서 공항에서부터 인사해주시고 공연 때도 맨 앞자리에서 응원해주셔서, 꼭 콘서트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답니다. 저희가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좋은 무대 경험을 쌓은 것 같아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민재)
“싱가포르가 덥고 습한 나라였거든요.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날 만큼 더웠어요. 그런데도 팬 분들이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가며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게 참 감동적이었어요.”(수민)
“함께 ‘뮤직매터스’에 참여한 팀들도, 음악 방송에서는 뵙기 어려운 분들이시잖아요. 사실 저희는 우리는 그 분들을 잘 몰랐는데, 학교 동기 언니가 엄청 놀라면서 부러워 하더라고요.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팀들이라면서요.” (민재)
“사실 저희의 최종 목표가 월드 투어를 하는 거예요. 물론 걸그룹이 하기 힘든 일이지만 세계적으로 소나무와 소나무의 음악을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수민)
소나무, 아직 보여주지 못한 75% (인터뷰①) 보러가기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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