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2015년 상반기 가요계는 ‘타임머신’이었다. 주류를 이끌고 있는 아이돌 시장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했으며, ‘언프리티 랩스타’발 힙합의 돌풍 그리고 ‘무한도전-토토가’가 일으킨 90년대로의 회귀가 리메이크와 가수 컴백으로 이어지면 호황기를 맞았다. EXID, 백아연 등 역주행 아이콘의 활약도 빛났다. 이문세, 이승철, 이승기 등 오랜만에 돌아온 가수들의 모습도 반가웠다. 돌아온 시간을 거스르는 자와 시간을 타고 대세에 오른 자들의 상반기였다.

# 솔로-유닛 등 아이돌의 헤쳐 모여

아이돌 시장에서는 솔로, 유닛 등 아이돌 그룹의 확장과 진화가 활발히 이뤄졌다. 1월부터 샤이니 종현, 씨엔블루 정용화, 인피니트H, f(x) 엠버, 틴탑 니엘, 애프터스쿨 리지 등 아이돌 솔로 주자들이 연이어 출격하면서 다양한 활약상을 선보였다. 종현, 정용화, 엠버 등은 자작곡과 앨범 프로듀싱에 나서 싱어송라이터로서 면모를 선보였다. 리지는 걸그룹 최초로 트로트 앨범을 발표하는 도전을 하기도 했다. 이후 걸스데이 민아, 비스트 장현승, 시크릿 전효성, 티아라 은정, 인피니트 성규까지 계속해서 솔로 주자들이 출격했다. 전성기를 보내고 안정기에 접든 5~6년차 이상의 아이돌 멤버들이 자신의 음악적 색을 알리기 위해 솔로 출격에 나서면서 영역 확장이 이뤄진 상반기였다.

# 식지 않는 힙합 열풍

힙합의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쇼미더머니3’의 인기와 더불어 에픽하이, 산이, 빈지노, 매드클라운 등 콜라보레이션 열풍과 함께 힙합이 대중화됐다면, 올해는 여성 파워가 강해졌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로 여성 래퍼들이 모두 스타덤에 오르고, 연일 화제 몰이에 나서면서 대중화를 이룬 힙합이 더욱 다양해졌다. 치타, 제시, 지민, 키썸, 타이미 등 음원차트에서도 큰 강세를 보였다. 이들이 ‘언프리티 랩스타’로 얻은 인기를 반짝에서 그치지 않게 만들 음악성을 유지하는 하반기의 과제다. 여성 래퍼뿐만 아니라 매드클라운, 자이언티, 크러쉬 등 지난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힙합 아티스트들이 모두 1위에 오르며 대세가 됐다.

# ‘토토가’가 일으킨 나비효과

지난해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가 일으킨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는 상반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이 모두 조명 받으면서 가요계 컴백이 이어졌다. 소찬휘, 김현정, 채연 등이 신곡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철이와미애, 영턱스클럽, 룰라, 김원준, 조성모, 클론, 코요태 등 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이 총출동한 ‘토요일은 즐겨라-슈퍼콘서트’도 개최됐다. ‘토토가’ 덕분에 재결성하게 된 지누션은 11년만에 신곡 ‘한 번 더 말해줘’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토토가’가 일으킨 90년대를 향한 향수는 리메이크 열풍도 일으켰다. 빅스가 R.ef ‘이별공식’, 허공이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을 리메이크했으며, 서린동 아이들, 임형주 등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선보인 가수들도 있었다. ‘토토가’가 일으킨 나비효과다. 사람들의 추억을 전면에 내세워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

# 이문세, 이승철, 박진영..거장은 죽지 않는다



시대를 넘나드는 음원차트 속에서 거장의 품격을 간직한 가수들도 있다. 이문세는 13년 만에 정규 15집 ‘뉴 디렉션’을 발표하고, 새로운 트렌드와 이문세만의 감성을 적절히 버무린 ‘봄바람’으로 사랑받았다. 이승철은 5월 2년만에 정규 12집 ‘시간 참 빠르다’를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이승철은 탈북청소년합창단 위드유, 광복 70주년 대국민 합창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사회적 활동까지 펼쳐 뜻깊은 상반기를 보냈다. 박진영은 1년 7개월만에 ‘어머님이 누구니’라는 노래로 컴백해 같은 소속사 걸그룹 미쓰에이의 1위 행진까지 저지하는 ‘팀킬’을 선보이며 자신의 힘을 증명했다.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거장들의 노하우가 돋보였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SM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드림티엔터테인먼트,티오피미디어, MBC, CJ E&M, KMOONfnd, 진앤원뮤직웍스,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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