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 ‘지금까지 지내온 것’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밴드 순이네 담벼락의 리더 윤제(Yunje)가 솔로 1집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실력파 피아노 락 밴드 순이네 담벼락의 리더이자 피아노와 작사, 작곡을 담당했던 윤제는 지난 2013년 3월 ‘해빙’, 4월 ‘일각여삼추’, 6월 ‘집으로 가는 길’ 12월 ‘고양이, 청’ 등 솔로 음원을 발표하며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왔다. 이어 지난달에는 ‘언제나 봄’을, 5월 7일에는 정규 1집 앨범 ‘지금까지 지내온 것’을 발표하며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지금까지 지내온 것’의 타이틀 곡 ‘애니메이션(Animation)’은 윤제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삼아 곡의 주제로 사용했다. 주목 받는 인디밴드의 리더로써 또 솔로 뮤지션으로써 음악적 자아의 방황과 성장을 담은 곡이다. 환상의 숲을 거니는 듯한 감상에 빠져들게 하는 노랫말이 감성 어쿠스틱 뮤지션으로써 윤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한다.
맑은 피아노 선율로 앨범을 시작하는 ‘운명’은 뮤지션 윤제의 철학적 사유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불경을 우리말로 풀어 쓴 듯한 ‘네 외로움이 내 외로움일 수 있는가, 네 마음은 내게 마음인가 비밀인가”하는 노랫말은 반복되는 운율과 멜로디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고스트 댄스(Ghost Dance)’는 제목과 달리 사랑스러운 기타 선율로 이루어져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사랑스러운 선율에는 ‘비틀비틀 유령처럼 춤을 춰’라고 말하면서도 결국 노래의 말미에는 ‘사랑한다고 말해버릴지도 몰라’라는 수줍은 고백을 담았다.직접 키우는 고양이에 대한 헌사 ‘고양이, 청’은 2013년 첫 음원 발표 때부터 소위 ‘고양이 집사’를 자처하는 애묘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곡이다. ‘잠든 너를 데리고 갈까? 있을 지도 몰라, 크래미 섬’이라는 공감각적 심상은 뮤지션 윤제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어린 시절 외갓집에서 보냈던 사계절을 그대로 담아낸 ‘외갓집 동화의 씨앗’과 삼시세끼의 일상성을 인생과 사랑에 대한 잔잔한 고백으로 연결한 ‘있는 반찬에만 먹어도’ 그리고 현대 도시인들의 보편적 감상을 그린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윤제 특유의 일상 서사가 돋보인다.
‘일각여삼추’에서는 시간과 순간에 전착하는 윤제의 음악적 기조가 이어진다. 이번 앨범에서 ‘일각여삼추’는 리마스터링 버전과 기타버전의 두 가지 버전으로 수록되어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언제나 봄’은 윤제의 혼인식에서 영감을 얻은 만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봄의 순간을 담았다. 담담하고 정성스럽게 노래하는 윤제의 목소리가 혼인식을 앞둔 설레임을 그대로 드러내며 여타의 곡과 다른 색다른 감성을 전한다. ‘오, 가을’은 흘러간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어쿠스틱 기타 선율만으로 담담하게 묘사하며 담백한 멋을 느끼게 한다.
윤제 1집 ‘지금까지 지내온 것’은 현재 멜론, 엠넷 및 네이버 뮤직, 다음 뮤직 등 각종 음원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고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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