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미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가수 소유미를 만난 건 지난해 2월이었다. 당시 소유미는 해나, 보혜, 디아와 함께 걸그룹 키스앤크라이로 만나 아주 왁자지껄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인연을 맺었다. 키스앤크라이는 네 멤버 모두 출중한 가창력을 지닌 데다 의상부터 퍼포먼스까지 아이디어를 ‘자급자족’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그룹이었다. 그러나 키스앤크라이의 해체 소식을 접하게 됐다. 해나는 Mnet ‘슈퍼스타K6’ 출연해 생방송에 진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연스레 나머지 멤버들의 근황에 관심이 갔다. 그 중 소유미가 트로트 앨범을 발표하면서 홀로서기에 나서게 됐다.

걸그룹 출신이 트로트 앨범이라니? 얼핏 보면 의아함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 트로트 ‘빠이빠이야’를 부른 가수 소명의 딸인 소유미에게 트로트 앨범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소유미는 어린 시절부터 트로트를 접했고 소질을 보였다. 걸그룹 VNT와 키스앤크라이로 두 차례 실패를 맛봤던 소유미는 진짜 자신의 장기를 살리기 시작하면서 자신감도 갖췄다. 여기에 힙합 프로듀서 이현도가 첫 트로트 프로듀싱에 나서며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이현도는 최근 출연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아주 재능 있는 친구다”며 소유미의 가능성을 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이현도와 소유미가 만난 트로트는 단순한 트로트가 아니다. 트로트에 일렉트로닉을 접목한 새로운 장르 ‘일렉트롯(Electrot)’이다. 중장년층의 흥을 책임지는 트로트와 2030의 유흥을 책임지는 일렉트로닉이 결합해 전 연령층을 공략하는 것. 소유미만의 청순 깜찍 섹시 매력을 더해 “젊은 층의 트로트에 대한 인식을 바꿀 것”이라는 각오도 담았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소유미는 키스앤크라이 시절 해맑은 모습과 더불어 트로트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꿈까지 전하며 성장한 모습이었다. 훗날, 다시 만날 키스앤크라이의 모습과 트로트로 국민 며느리가 될 소유미의 모습이 모두 기대됐다. 트로트 인식 바꾸기에 나선 소유미, 도전만으로 이미 편견은 깨지기 시작했다.

Q. 키스앤크라이 해체 이후 솔로 가수로 다시 나선다. 소감이 어떤가?
소유미 : 전에는 다 같이 재미있게 했는데 활기차고 소통도 많았다. 혼자니까 외롭고 책임지는 부분도 많다. 굉장히 설레고 기대도 되고, 한편으론 걱정도 많이 된다. 처음 하는 것이고, 무대도 혼자 서는 것이라 떨린다.Q. 뮤직비디오를 보니 단발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에 도전했다.
소유미 : 단발은 60년대 유행했던 트위기 스타일이다. 단발도 있고, 올리비아 핫세 느낌도 있고, 여러 가지 스타일이 나온다. 그래서 혼자 찍는데 무려 24시간이 걸렸다. 키스앤크라이 뮤직비디오도 24시간이 안 걸렸다. 혼자니 한 12시간이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래 걸려서 놀랐다. 그만큼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Q. 혼자서 나오는 첫 앨범이다. 뿌듯한 느낌도 들겠다.
소유미 : 뿌듯하기보다 재미있다. 메이크업이나 머리나 나라는 사람에 맞추니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 기다리는 시간도 길지 않다. 하하. 편한 것은 혼자가 더 편하다. 단점은 심심하고, 멤버들 생각도 많이 난다. 내가 못하는 부분을 커버해 줄 수 있는 멤버들이 없다.

Q. 트로트라는 장르 음악을 선보이는데 걸그룹에서 전환이 어렵진 않았나?
소유미 : 키스앤크라이 시절에도 트로트 부르기가 취미였었다. 어릴 때부터 트로트를 즐겨 불렀고, 트로트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키스앤크라이가 잘 되지 않으면서 트로트를 일찍 선보이게 됐는데 즐기게 되면서 더 행복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Q. 처음부터 트로트라는 장르를 결정하고, 솔로 준비를 한 것인가?
소유미 : 맞다. 처음부터 트로트를 염두했다. 나를 보고 나에게 맞는 노래로 작업하게 됐다.

소유미

Q. 힙합 프로듀서로 유명한 이현도의 트로트 작업이라 더 놀랐다. 이현도와는 어떤 인연으로 함께 하게 됐나?
소유미 : 나인뮤지스 경리 언니가 ‘주변에 트로트 준비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찍 시작하는 건 어떠냐’며 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경리 선배님과는 같이 연습생 생활을 지냈던 친한 사이다. 경리 언니가 내가 계속 활동하는 것을 지켜봐 줬다. 내가 하는 그룹마다 1집만 내고 잘 되지 않으니 언니가 내가 트로트를 좋아하고, 트로트 할 생각인 걸 알고 있어서 소개해줬다. 당연히 좋다고 답했다. 이현도 대표님도 그렇고, 서로 마음에 들어서 함께 하게 됐다.Q. 경리가 소유미의 은인이 됐다.
소유미 : 경리 언니가 잘되면 차를 한 대 사달라고 했다. 그래서 경차 한 대를 사주려고 한다. 차를 사줘도 타격이 없을 정도로 돈을 벌면! 하하. 경리 언니가 연습실에 와서 많이 봐줬다. 고맙다.

Q. 데뷔곡 ‘흔들어주세요’를 소개해달라.
소유미 : 이현도 대표님께서 처음 시도한 트로트 노래다. 트로트와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일렉트롯이다. 더 발랄하고 더 신나고, 깜찍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다.

Q. 키스앤크라이 때, 소유미의 장점은 퍼포먼스였다. 이번에도 퍼포먼스를 볼 수 있나?
소유미 : 막 퍼포먼스적인 춤이라기보다 다 같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안무다. 곰돌이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데 누구나 보고 따라할 수 있는 귀여운 무대다.Q. 프로듀서 이현도는 어떤 주문을 많이 했나?
소유미 : 주문은 딱히 없었다. ‘네가 재미있게 편하게 불러라’고 하셨다. 만약 주문을 했는데 잘 안 되도 ‘유미야 편한 대로 해~ 그 느낌 좋네’라고 했다. ‘똑똑하다’고 해주신 게 제일 기분이 좋았다.

Q. 이현도가 소유미의 어떤 모습에 계약을 결정하게 됐을까.
소유미 : 간절한 마음으로 갔다. 그걸 보시지 않았을까. 많이 힘들었는데 다른 걸 또 할 수 있다는 마음도 있었다. 두 번했는데 세 번은 못하겠나. 이현도 대표님이 얼마 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나를 두고 “가능성이 있는 친구”라고 해주셨다. 정말 감동했다. 평소에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까지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힙합이면 힙합, 발라드면 발라드, 모든 장르를 다 쓰신다는 게 어려운 건데 이현도 대표님은 정말 대단하다.

Q. 자신감도 느껴진다.
소유미 : 기존 트로트와 다르다는 자신감이 있다. 아무도 트로트와 일렉과의 접목을 시도하지 않았다. 어린 친구들도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일렉과 접목하면서 젊은 세대도 트로트를 잘 받아들여주시지 않을까.

소유미

Q. 아버지가 ‘빠이빠이야’로 유명한 트로트 가수 소명이다. 신곡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은 어떤가?
소유미 : 이번 노래를 정말 좋아하신다. 수록곡 ‘명품남자’도 굉장히 좋아하신다. ‘흔들어주세요’가 신나는 비트면 ‘명품 남자’는 정통 트로트다. 어른들이 좋아하신다. 아버지가 ‘이현도 대표님 곡 잘 쓰시네’라며 흐뭇하게 웃으셨다. 아버지의 곡을 리메이크한 ‘빠이빠이야’도 일렉트롯으로 편곡했는데 다들 제가 부른 게 더 좋다고 하더라. 하하. 심지어 우리 할머니도 ‘유미가 제일 좋네’라고 해주셨다. 하하.

Q. 키스앤크라이 멤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나.
소유미 : 해나 언니는 노래적인 충고를 해줬다. 내가 자신감이 조금 부족했는데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디아는 라이브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습실까지 와서 직접 봐줬다. 보혜 언니도 응원을 많이 해줬다. 다들 신경을 많이 써줬다. 진짜 키스앤크라이로 다시 한 번 앨범을 내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서 키스앤크라이 기념 앨범을 만들 것이다. 경리 언니 자동차랑 한 방에 다 해결할 거다. 하하.

Q. 아이돌 그룹에서 트로트 가수로 창법 변화에 힘이 들지는 않았나?
소유미 : 키스앤크라이 때부터 듣던 이야기가 내가 트로트끼가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돌 노래를 불러도 트로트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불렀던 노래도 트로트다 보니까.. 아직 더 연습을 해야겠지만, 그렇게 창법의 변화가 힘들지는 않았다. 재미있었다. 트로트는 기본적으로 애교가 섞인 콧소리를 많이 낸다. ‘흔들어주세요’ 대신 ‘흥들어주세요’ 하하. 여기에 그 사람만의 느낌을 담아야 한다. 제일 잘 부르는 트로트? 당연히 ‘빠이빠이야’다. 하하. 요즘은 연습하고 있는 곡은 ‘칠갑산’이다. 홍진영 선배님 노래도 즐겨 부른다. 장윤정 선배님, 홍진영 선배님을 닮고 싶고 이어가고 싶은데 내 색깔을 찾아서 나만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Q. 소유미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소유미 : 태어날 때 ‘트롯’을 외치며 태어났다? 하하. 싹싹하다. 바르다. 겸손하다. 예쁘다. 귀엽다. 깜찍하다. 섹시하다. 모두 옆에서 칭찬을 해준 말들이다. ‘착하다’가 제일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잘 먹는다.

Q. 아버지 소명의 무대를 보면서 배우는 점도 많을 것 같다.
소유미 : 아버지의 무대매너를 배운다. 아버지가 무대에 오르면 조용한 분위기도 모두 바뀐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손뼉을 치시고 나와서 춤을 추신다. 아버지도 내려가서 같이 춤추고, 마이크를 넘기고 정말 즐겁다.

Q. 트로트라는 장르 음악을 하게 됐는데 앞으로 또 다른 음악으로 전환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소유미 : 나는 계속 트로트를 할 것이다. 이현도 대표님이 좋은 곡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하하. 난 두 그룹에서 활동하면서 모두 1집밖에 내지 못했다. 트로트로 2집을 꼭 내고 싶다. 내공을 쌓고, 좋은 앨범을 내면서 어르신들께 국민 며느리로 점점 성장하고 싶다.

Q. KBS1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도 좋을 것 같다.
소유미 : 정말 나가고 싶다! 지금은 음악방송 스케줄이 잡혀 있는데 ‘전국노래자랑’, KBS1 ‘가요무대’도 나가서 어르신들께 인정받고 싶다. 노래교실 같은 곳에도 가서 노래도 많이 불러드리고 가르쳐드리고 싶다. 얼마 전에 ‘대머리 총각’을 부르신 김상희 선생님을 뵀다. “‘가요무대’에 서면 꼭 ‘대머리 총각’ 부르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왔다.

소유미

Q. 이번 활동의 목표는 무엇인가?
소유미 : 내 또래 친구들에게는 트로트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트로트가 올드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트로트는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노래다. 어머님, 아버님들께는 ‘젊은 층에는 요즘 이런 트로트가 나오는 구나’라고 다시 한 번 듣게 되는 그런 노래를 들려 드리고 싶다. 앞으로 노래가 주가 되겠지만, 예능도 많이 해보고 싶다. SBS ‘정글의 법칙’ 같은 활동적인 것을 하고 싶다. 안 힘들어할 자신이 있다.

Q. 10년 뒤 자기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보자.
소유미 : 유미야. 10년 후에는 여기저기 다 다니면서 돈 많이 벌고 있고, 어머님 아버님 많이 만나고 있자. 그때는 오빠랑 아빠랑 큰 공연장에서 가족 트로트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을 거야. 힘내. 화이팅. 오빠가 ‘매운 사랑’을 부른 소유찬이라는 트로트 가수다. 우리 셋이서 가족 명품 콘서트 같은 것을 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소유미 : 키스앤크라이 멤버들 너무 사랑하고, 앨범 꼭 낼 거니까 우리 멤버들에 대해서도 많이 기대해 달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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