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상회’ 강제규 감독.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그리고 ‘마이웨이’까지. 강제규 감독이 남긴 발자취다. 한국 영화사 또는 흥행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그의 공이다. 한국 영화의 양적 팽창을 주도했고, 할리우드 진출도 타진했던 그다. 그래서 그는 곧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또 다른 상징으로 불리기도 한다.그런 강제규 감독이 이번에 들고 온 작품은 ‘장수상회’다. 블록버스터와는 거리가 먼, 박근형 윤여정을 주인공으로 한 노년의 사랑 이야기다. 여기에 가족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사랑을 양념처럼 뿌렸다. 폭약이 터지고, 액션이 가득한 이전 영화들과의 거리는 멀어도 한참 멀다. 편견일지라도, 분명 강제규라는 이름과 ‘장수상회’는 어울리지 않는다.누군가는 말했다. ‘마이웨이’의 흥행 부진 탓에 ‘장수상회’를 했다고. 이제 강제규 감독은 “이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또 어떤 변명이 통할까요”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장수상회’를 들고 온 이유를. 그동안 개인적인 생각의 변화들이 있었고, 그 변화의 핵심은 “나의 끌림이 더 강한 곳에 마음을 두고 영화를 만들자는 것”이란다. 즉,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이 끌렸던, 그리고 ‘공감’했던 작품이다.
Q. 강제규는 곧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인식된다. 그런 점에서 ‘장수상회’는 강제규가 아닌 돌연변이 같은 느낌이다.
강제규 감독 :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감독들은 하고 싶은 영화들이 많다. 현실적인 여건이나 상황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나 같은 경우, 나의 성장과 한국 영화의 성장이 맞닿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내 의지도 있지만. 그러다 보니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지점에 의미 부여가 많이 됐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장수상회’는 좀 다른 느낌이다. 평상시에 늘 생각해왔던, 해보고 싶었던 유형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돌연변이가 아니고, 내 속에 있던 것들이 늦게 나온 거다. 세상에 빛을 볼 기회를 빨리 포착 못 하고. 하하.
Q. 누군가는 ‘마이웨이’가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남긴 것 때문에 소소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고 말한다.
강제규 감독 : 글쎄. 규모 면에서 볼 때 큰 영화를 했는데 그게 기대치를 얻지 못해 작은 사이즈를 선택했다고 하자. 그런데 만약 그 작은 사이즈의 영화가 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어떤 변명이 통할까. 하하. 규모 등 이런 것들로 설명되거나 이해될 수 있는 지점이 아닌 것 같다. 그사이에 변화가 있었다면, 본인에게 충실한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장르, 규모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 더 냉정하게 나의 끌림이 더 강한 곳에 마음을 두고 영화를 만들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런 변화들이 ‘장수상회’ ‘민우씨 오는 날’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Q. 그렇다면 ‘장수상회’ 봤을 때 가장 끌렸던 지점은 무엇인가.
강제규 감독 : 쉽게 공감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수 있지만, 정확한 표현은 설렘 같은 거다. 시나리오 읽었을 때 또는 어떤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 영화 하고 싶다는 조급증이 생기는 콘셉트나 아이템이 있다. 그게 우연히 오는 게 아니라 여러 경로를 통해 다가오는데, 밤잠을 설치게 되고 그런다. 특정한 장르, 특정한 이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장수상회’는 다른 사람보다 공감의 폭이 크고, 울림이 컸기 때문에 더 그랬을 거다. 금님, 성칠 등 두 노년이 부모님하고 상황이 거의 똑같다.
Q. 기존에 해 왔던 블록버스터 작품과 ‘장수상회’, 같은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강제규 감독 : 전쟁 영화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 시계를 못 봐도 100번 이상 보는 것 같다. 한정된 시간과 예산 속에서 만들어야 하는 샷이 있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마이웨이’도 160회 촬영을 했는데도 해가 떨어지고, 마지막 순간에는 거의 미친다. 끝나고 나면 무슨 짓을 했나 싶을 정도고, 온전하게 내 정신을 가지고 촬영을 했나 싶다. 8개월 정도 그렇게 하니까 너무 처절하다. 하하. 생사의 갈림길에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칠 정도로. 그러다가 ‘장수상회’는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새로운 경험이다. 영화를 찍고 있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찍어도 되나 생각하기도 했다. 똑같은 영화인데도 감독 입장에서 무엇을 들여다보고, 집중해야 하는지 달랐다. 또 어떤 샷과 샷이 만나서 하나의 온전한 신이 되고, 신이 모여 시퀀스가 돼가는 과정이 다른 느낌과 정서를 가지고 있더라. 그렇지만 결국은 인간이 주인공이고, 사람 이야기를 하는 거다. 본류는 똑같은데 진행하는 과정은 상당히 다르다.
Q. 배우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 센 역할을 하면 당장은 반대되는 게 하고 싶고, 차분한 역할을 하면 또 센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감독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금 블록버스터에 욕구나 욕심이 생겼을 것 같다.
강제규 감독 : 맞다. 그렇게 힘들지만,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냈을 때나 내 정서와 느낌대로 재현됐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이 있다. 아마도 그러니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작업들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자화자찬하진 않지만, 마음 한곳에 있는 묘한 쾌감과 뿌듯함이 그런 작업을 지속해서 하게 하는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태극기 휘날리며’ 끝나고 나서 동종 장르 영화를 안 한다고 했는데 결국 ‘마이웨이’를 하게 된 거니까.
‘장수상회’ 감제규 감독.
Q. ‘마이웨이’ 인터뷰 당시 전쟁의 교과서가 됐으면 한다는 말을 했다. ‘장수상회’를 하면서는 그런 부담이나 목표도 조금을 놓을 수 있었겠다.강제규 감독 : 많이 놓을 수 있었다. 뭐라 그럴까, 영화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작품마다 다르다. 당시 ‘마이웨이’ 할 때 상징성, 의미, 목적성 등이 ‘장수상회’는 다르다.
Q. 그런데 또 다른 의미에서 ‘장수상회’는 표면적으로 황혼 로맨스다. 이것만 놓고 봤을 땐 주류에서 벗어난 콘셉트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마이웨이’하곤 다르겠지만, 뭔가 기대하는 지점은 있을 것 같다.
강제규 감독 : 거창한 바람이라기보다 개인적으로 평상시에도 우리 영화계 아쉬운 지점 중 하나가 영화 다양성 측면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가 뭘까 생각하게 된다. 주류 세대가 아닌 비주류 세대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기획하는 팀들에게 ‘당신들 용기 있다. 몇 년을 걸쳐 기획하고 만들려고 했던 용기나 의지를 높이 살만하다’고 얘기한 적 있다. 그래서 약간의 바람, 사명감 같은 것들은 있다.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고, 조금은 다른 기획들을 만들어내는 데 의미부여가 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Q. 앞서 잠깐 언급한 단편 ‘민우씨 오는 날’이 ‘장수상회’를 하는 데 있어 미친 영향이 있나.
강제규 감독 : 제작비나 규모가 큰 영화들을 여러 편 하다 보니 호흡이 짧지만 임팩트 있고, 작지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그런 유형의 시나리오를 개발했던 것도 있다. 또 한편으론 단편을 하는 것에 약간의 텐션도 있다.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다가 홍콩영화제 제안으로 하게 됐는데 ‘장수상회’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준 건 사실이다. 30분짜리 영화지만, 이런 서정적인 영화들에서 파생될 힘 그리고 메시지 등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스스로 체험에서 오는 약간의 안도감, 자신감 등이 어느 정도 생겼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장수상회’도 잘할 수 있게끔 생각을 갖게 한데 일조한 것 같다.
Q. 배우 조합도 궁금하다. 먼저 왜 박근형과 윤여정이었나.
강제규 감독 : 시나리오 읽으면서 결국 노년의 사랑 이야기도 하지만, 이웃 사람의 이야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만 보였고, 그 사람들 이야기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영화가 좀 더 드라마틱하고 흥미로울까를 고려했을 때, 눈에 보이는 이미지보다는 보이지 않는 이미지와 느낌을 끌어내는 게 흥미로울 것 같았다. 기존에 보여주지 못했던 지점들이 그래도 조금은 ‘장수상회’를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에 상당히 기대감이 있고, 흥미로웠다. 윤여정의 소녀 같은 느낌, 박근형의 풋풋한 소년 같은 느낌은 보여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Q. 박근형은 이미지만 놓고 보면 적격이다. 평소 까칠한 이미지도 있고, ‘꽃할배’를 통해 로맨틱한 모습도 얻었으니까. 반면 윤여정은 좀 의외다.
강제규 감독 : 그건 몰랐다. 처음 개발할 때부터 참여했던 건 아니니까. 접촉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이후 시나리오를 다시 작업했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느낌을 말씀드렸더니 그에 공감했던 것 같다. 만약 대본을 드렸는데 거절했으면 다른 생각을 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하. 그런데 그런 상황이 재현됐더라도 끝까지 설득했을 거다.Q.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박근형과 윤여정, 두 사람의 연기 경력만도 도합 100년이 넘는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데 그 두 배우와 감독은 연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했다.
강제규 감독 : 이번 영화는 설계가 필요한 연기다. 당연히 이야기를 통해 수위 조절하고, 감정의 톤과 밀도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판단과 선택이 옳을 때도 있지만, 옳지 않을 때도 있다.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간다. 뭔가 애매하고,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당연히 협의할 수밖에 없다.
‘장수상회’ 강제규 감독.
Q. 어떻게 보면 다 가족으로 묶인 이들이다. 그래서 각각 캐릭터별 배우도 생각했겠지만, 전체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캐스팅도 고려했을 것 같다.강제규 감독 : 현실을 바닥에 두고 있지만, 약간은 판타지 같은 느낌을 톤 앤 매너로 잡았다. 사실은 두 분의 건강이 좋지 않고, 자칫 잘못하면 무겁고, 우울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이 영화의 톤을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유쾌하고, 밝고 따뜻하게 그리고 싶었다. 이런 대전제 속에서 그 이미지의 울타리 속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을 기준점으로 캐스팅한 것 같다. 장수나 민정 같은 경우는 후반에 자기 실체를 표현하는 신들이 있는데, 그 부분이 너무너무 중요했다. 이때 어떤 배우가 가장 공감 가고, 진정성과 아픔이 느껴질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조진웅과 한지민, 두 사람이 생각났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눈을 보고 있으면 속이 보인다. 눈만 보이는 게 아니라 눈 속에 있는 마음이나 가슴이 보이더라. 투명인간 같다.
Q. 엑소의 찬열은.
강제규 감독 : 민성, 아영은 오디션을 통해 뽑았다. 민성 같은 경우에는 4~5명이 후보군으로 올라왔다. 여자보다 머리 하나 더 있는 큰 키와 희멀건 느낌의 친구를 생각했는데 신체적인 조건이나 느낌이 생각했던 이미지와 비슷했다. 그렇게 오디션 보고 선택했는데 중간에 알게 됐다. 엑소라고. 물론 엑소가 인기 있는 아이돌인지 몰랐다. 그리고 선입견이 있다. 괜히 아이돌 써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나로서는 조심스러웠는데 곧잘 연기도 하고, 이 정도 역할 소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Q. 20대부터 70대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세대의 연기를 종합해서 볼 수 있다. 그걸 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일 수 있겠다.
강제규 감독 : 경륜과 스킬을 비교할 수 없지만, 정말 열심히 한다. 역할에 대해 정말 애정과 애착을 가지고, 많이 설정해서 온다. 어린 친구들부터 두 분 선생님까지 진정한 프로의 모습들이 현장에서 느껴졌다. 6살 손녀부터 80세에 가까운 박근형 선생님까지 다양한 배우를 보는 것도 뿌듯하고 흥미로웠다.
Q. ‘장수상회’의 주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데 재개발이 매우 중요한 소재다. 굳이 재개발일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 그 소재를 끌고 온 건 어떤 이유인가.
강제규 감독 : 노년이 재개발 대상 아닌가. 지나간 것들 버리고, 새것을 찾고. 그것과 똑같다. 오래되고, 낡은 것들 버리지 않나. 퇴색된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지 않다. 세월, 흔적, 추억 등을 없애는 게 현실의 재개발 아닌가. 의미는 같은 맥락에 있다. 또 질환 자체가 지나간 과거를 기억해 낼 수 없고, 그런데도 붙들려고 노력하는 성칠이 지닌 딜레마와 재개발은 일치해 있는 거다.
Q. 성칠은 지키려고 하지만, 결국 재개발을 허락하는 도장을 내주고 만다. 결국 사라진다는 의미인데.
강제규 감독 : (기자님은) 지킬 것 같은가, 아니면 줄 것 같은가. 주변은 지킬 수 있을지 몰라도 내가 성칠이면 줄 것 같다. 기성세대들이 안고 있는 사랑이고 희생이지 않나.
Q. ‘장수상회’가 표현한 사랑을 통해 주고자 한 바는 무엇인가.
강제규 감독 : 영화가 아무리 리얼리즘이라는 바탕 속에 있긴 하지만, 냉혹한 현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하면 너무 각박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가 꿈, 희망, 판타지인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랑을 판타지라고 본다. 거기서 우리가 위로를 받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가치를 발견하면서 자기를 들여다보는 거다. ‘영화 속 사랑은 아름다운데, 내 사랑은 왜 이래’ 식으로 동기를 유발하지 않을까.
‘장수상회’ 강제규 감독.
Q. 아까 영화 속 상황이 부모님과 같다고 했다. 감독님의 부모님도 성칠과 금님처럼 사랑했나.강제규 감독 : 부모님이 젊었을 때는 못 듣다가 지긋하게 연세 드시니까 그게 궁금하더라. 실제 아버지, 어머니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없는 거다. 우리 아버지의 10대, 어머니의 어린 시절, 결혼할 즈음, 결혼해서 고생한 이야기를 틈만 나면 묻게 됐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은 우리 엄마 아빠한테도 ‘이런 면이 있었네’ 싶기도 하고. 물론 그렇다고 성칠과 금님처럼, 새콤달콤 사랑하신 것 같진 않고. 하하. 몇 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연세가 드셔서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고 그런 모습들은 참 좋더라. 나이가 들면 결국 의지할 곳은 부부다. 두 존재가 의지할 수 있는 큰 기둥이고, 울타리다.
Q. 부모님 생각도 많이 했겠다.
강제규 감독 : 시사 때 아버님이 오셔서 가족들과 봤다. 같은 관은 아니었는데. 계속 성칠을 통해 아버지가 투영되고, 금님을 통해 어머니가 생각나서 너무 울었다. 박근형, 윤여정 선생님 계신 데 의자가 흔들릴 정도로 울었다. 창피해서 의자를 잡을 정도였다.
Q. 흥행이나 평가를 떠나 개인적인 의미도 상당하겠다.
강제규 감독 : 그렇다. 영화를 찍으면서 심정적으로 이렇게 깊이 교감하고, 공감하면서 찍은 첫 번째 영화인 것 같다. 그런 지점만으로도 이 영화의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값진 경험이고 소중한 영화다. 많은 걸 느끼게 하고, 배우게 한 영화다.
Q.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게 있다. 한국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연출하는 걸 보면, 개인적으로 항상 떠오르는 게 바로 강제규 감독이다.
강제규 감독 : 글쎄. 인연이 닿으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지금도 에이전트가 있고, 가끔 연락을 취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아직 내 마음을 움직이는 시나리오를 못 만나서 못 하는 것일 뿐이다. 다만 지금은 과거처럼 조급하진 않다. 오히려 천천히 여유 있게, 한 편을 할지언정 내가 하고 싶고,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한국의 감독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영화를 계속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마음에 들고,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장수상회 사람들①] 별 성에 일곱 칠, 까칠한 성칠 박근형 (인터뷰)
[장수상회 사람들②] 저는 금님이예요 임금님, 소녀 같은 윤여정 (인터뷰)
[장수상회 사람들③] 전설의 미친년, 화끈한 박양 황우슬혜 (인터뷰)
[장수상회 사람들④] 늘 생각해왔던 이야기, 강제규 감독 (인터뷰)
황성운 기자 jabongdo@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