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텐아시아=박수정 기자]가수 김재중이 팬들과의 마지막 추억을 뜨겁게 쌓았다.

김재중은 3월 28~29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더 비기닝 오브 디 엔드(The Beginning of The End)’를 개최하고 6,000여 명의 팬들과 만났다. 31일 군 입대를 앞두고 팬들과 만나는 마지막 자리인만큼 콘서트는 뜻 깊은 순간들로 가득했다. 김재중은 2시간 30여 분 동안 2013년 발표했던 정규 1집 앨범 ‘WWW’ 수록곡들과 드라마 OST, 그리고 두 곡의 신곡을 선사했다.공연장 곳곳에는 김재중의 군 입대에 대해 격려하는 플래 카드로 가득했다. ‘지금까지 고마웠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우리가 기다리는 단 한 사람, 김재중’, ‘추억보다 기다리는 이 시간이 더 좋다’ 등 감동적인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김재중은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기 때문에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공연을 임할진 잘 모르겠지만, 슬픈 마음으로 있으면 안 된다”며 “전체적으로 슬픈 음악보다 즐겁고 같이 뛸 수 있고, 흔들 수 있는 곡들이 참 많이 있다”고 팬들에게 콘서트를 즐길 것을 당부했다.

김재중은 군 입대를 앞두고 심란한 마음을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잠을 자면 입대하는 꿈을 꾼다. 술 먹고 취하고 그냥 침대로 뻗고 잔다. 날씨가 좋으면 더 가슴이 아프다. ‘벚꽃엔딩’, 죄송한데 지겨워 죽겠다. 그럴 기분이 아니다. 봄바람 휘날리고 싶지 않다. 봄바람을 거기 가서 맞이해야 한다”며 4kg이 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재중
2년여의 기다림을 준비하는 공연이기에 슬플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재중의 곡 중 ‘나우 이즈 굿’처럼, 콘서트 플래카드 문구 ‘추억보다 기다리는 이 시간 더 좋다’는 말처럼 팬들과 김재중은 콘서트를 즐겼다. 콘서트는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팬들은 ‘나우 이즈 굿’ 무대에서 ‘기다림도 개이득’ 슬로건 이벤트를 펼치며 김재중을 응원했다. 김재중도 일방적인 무대가 아닌 팬들과 함께 만드는 무대로 콘서트를 즐겼다. 신곡 ‘굿 모닝 나잇’ 무대에서는 이날 처음 공개한 신곡임에도 ‘헬로 헬로’, ‘나잇 나잇’ 등 추임새를 팬들에게 가르쳐주며 호흡했다. 팬들은 처음 듣는 곡임에도 완벽히 해냈다. ‘러브홀리’ 무대에서는 팬라이트를 단순히 흔들지 않고 김재중의 지시에 맞춰 흔들어 또 다른 웅장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모던 비트’에서는 김재중은 2층 객석에 올라 설렘을 안겨줬다.

김재중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대기실 토크와 팬들의 드레스코드를 감상하는 시간이 이번에도 마련됐다. 이번 콘서트 드레스코드 주제는 ‘방학’이었다. 만화 캐릭터를 따라한 관객, 한복이나 치파오 등 각 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온 관객 등 다양한 관객이 등장해 웃음을 안겨줬다. 군복을 입은 현역 여군 대위와 예비군 남자도 카메라에 잡혀 김재중의 군 입대와 묘한 상관 관계를 갖기도 했다. 김재중의 상의 탈의까지 볼 수 있었던 유쾌한 시간이었다.
김재중 콘서트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추억 쌓기도 마칠 시간이 다가왔다. 김재중은 20대의 소중한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 않고 팬들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재중은 군 입대 기간인 1년 9개월을 ‘밖에’, ‘따위’라고 표현하며 팬들을 위로했다. 이어 30세의 김재중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르며 감미로운 앙코르 무대를 펼쳤다.

김재중은 1년 9개월 동안 팬들 곁에 잠시 떠나지만, 그의 음악은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재중은 “군 입대 동안 정규 2집이 나올 계획”이라고 깜짝 밝혔다. 이날 이미 신곡 2개를 공개한 김재중은 “‘재중이가 군대 가 있는 거야?’라고 생각할 정도로 공백이 안 느껴지게 이번 한 달 동안 여러 가지 많이 준비했다”며 “공연으로도 여러분을 찾아뵐 것이다. 제가 가 있어도 저를 볼 시간들이 많을 것이다. 1년 9개월 금방이다”고 전했다. 김재중은 정규 2집 앨범을 위한 녹음을 이미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인 김재중이 어떤 식의 공연으로 팬들을 찾아갈지 기대를 모은다.

김재중은 엔딩곡으로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 OST ‘지켜줄게’를 선곡했다. 김재중은 “이 노래를 불러주실 때 여러분의 눈빛을 보면 항상 좋았던 노래다”며 “이 노래 부르면서 여러분들하고 아름다운 풍경 만들고 마지막 인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지켜줄게’ 반주 흘러나오고 대형 스크린에는 가사가 띄워졌다. 팬들과 김재중은 한 목소리로 ‘지켜줄게’를 합창했다. 김재중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서로를 지키는 존재들, 김재중의 팬들의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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