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VOS 버스킹 현장

[텐아시아=박수정 기자]버스킹이 신곡 홍보의 새로운 장이 되고 있다. 신인 아이돌부터 12년차 베테랑 가수까지 길거리를 무대 삼아 공연을 펼치며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데뷔 12년차 보컬그룹 V.O.S(브이오에스)는 신곡 ‘어느날 어느곳 어디선가’ 발표를 기념해 지난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합정동 메세나 폴리스 그리고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깜짝 버스킹을 펼쳤다. 이날 버스킹에는 제국의아이들 박형식이 깜짝 등장해 함께 ‘어느날 어느곳 어디선가’를 부르며 V.O.S를 지원 사격했다. 박형식은 ‘어느날 어느곳 어디선가’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걸스데이 민아는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공개하는 자리를 공연장이 아닌 길거리로 택했다. 민아는 지난 16일 명동에서 솔로 앨범 타이틀곡 ‘나도 여자예요’를 공개했다. 민아의 버스킹은 데뷔 전 명동에서 공연했던 때를 떠올리며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비스트, 포미닛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 선보이는 걸그룹 씨엘씨(CLC)는 연습실이 아닌 길거리를 연습 장소로 택했다. 지난해부터 홍대에서 버스킹을 펼쳐왔다. 씨엘씨의 공연은 발달장애 아동돕기를 위한 자선공연의 일환으로 펼쳐온 것으로 훈훈함을 더하기도 했다. 씨엘씨는 19일 데뷔를 앞둔 지난 15일에도 홍대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쳤으며 18일 언론 대상 쇼케이스에서도 길거리 버스킹을 선보이며 자신감을 표출할 예정이다.

가수 에릭남도 신곡 ‘괜찮아 괜찮아’를 발표하고, 팬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홍대와 대학로 마로니에 등지에서 버스킹을 펼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바 있다. 이밖에도 피에스타, 비아이지, JJCC 등 신인급 아이돌도 버스킹을 비롯해 게릴라 공연을 펼치며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15일 큐브 신인 걸그룹 씨엘씨 버스킹 현장

가수들은 왜 길거리로 나서는 것일까. 한 가요관계자는 “크레용팝의 게릴라 공연, EXID 직캠 효과에서 보듯이 버스킹은 대중에 쉽게 다가가고 인터넷을 통해 2차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다채로운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용팝과 EXID 모두 게릴라 공연으로 역주행의 신화를 마련한 그룹들이다. 크레용팝은 데뷔 이후 지속적인 게릴라 공연으로 얼굴을 알렸다. EXID는 팬이 찍은 길거리 공연 직캠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EXID는 그 보답으로 게릴라 공연을 연달아 개최해 역주행을 이어갔다.

버스킹은 대중과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자리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삼삼오오 모인 무리가 거대한 군중이 되는 것을 목격하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유명 아이돌 가수의 경우, 버스킹을 통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 수 있다. 팬에 의해 가공된 직캠이나 직찍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홍보 효과의 시너지가 일어난다. 팬들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일반 대중의 목격담 또한 확산되면서 대중 사이로 자연스럽게 파고드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버스킹을 통해 생긴 팬캠으로 스페셜 영상을 만든 피에스타

걸그룹 피에스타를 비롯해 아이돌 그룹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피에스타는 최근 발표한 신곡 ‘짠해’로 매주 주말 적극적인 게릴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한, 팬들이 직접 찍은 팬캠을 모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했다. EXID ‘위아래’ 역주행 신화를 만든 하니의 직캠이 유튜브 100만뷰를 돌파한 것을 보면, 잘 찍은 팬의 직캠 하나가 돈 들여 만든 뮤직비디오보다 더 큰 효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누구나 버스킹 효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길거리는 AR이라든지 음향 기술의 도움이 받기 힘든 열악한 환경이다. 공연장의 첫 줄 객석보다 더 적나라하게 노래와 퍼포먼스의 민낯을 드러내야 한다. 댄스그룹이라면 퍼포먼스에 집중한다는 명목 하에 생라이브를 피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라이브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버스킹은 힘들다. 그래서 버스킹은 노래 실력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 걸스데이 민아 등은 버스킹을 통해서 가창력을 재입증한 케이스다. 신인 아이돌 씨엘씨도 수개월간 버스킹을 통해 실력을 갈고닦은 만큼 실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

텐아시아=박수정 soverus@
사진. 스타제국, 큐브엔터테인먼트, 피에스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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