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꽃’ 방송화면 캡쳐

[텐아시아=정시우 기자]MBC ‘여왕의 꽃’ 2015년 3월 14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과거를 세탁한 후 최고의 MC에 오른 레나정(김성령)은 연예대상을 받는 날,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김도진(조한철)으로부터 협박을 받는다. 폐건물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실랑이를 벌이고, 그러던 중 도진이 건물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레나정은 도진을 살릴 수 있었지만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까 두려워 그대로 도주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마희라(김미숙)가 모두 목격하면서 레나정은 사면초가에 놓이고, 레나정은 그 날 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1년 전, 대만에서 일하던 강이솔(이성경)은 아르바이트 비를 더블로 준다는 제안에 급히 대리 맞선을 보게 된다. 상대는 마희라의 아들 박재준(윤박). 재준은 첫 눈에 이솔에 반한다.리뷰
진행이 빠르다. 자극적이다. 대사도 강렬하다. 살인, 대리맞선, 불임, 지방흡입 수술 장면 등…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한 선택들이다. ‘전설의 마녀’가 남긴 높은 시청률을 이어받기에도 이만한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래서 우려도 된다. 만약 사전 정보 없이 이 드라마를 본다면 ‘막장계의 대모’ 임성한이나 문영남,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판이다. 세 작가를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드라마 전개가 비현실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의미다.

거슬리는 대사도 많다. “여자랑 골프채는 사흘에 한 번 휘둘려야 해!”라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진심으로 경악했다. 이런 시대착오적로 대사로 캐릭터를 설명하려 하다니. 그 자체로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여왕의 꽃’은 분면 의미가 있는 기획일 것이다. 남자배우 위주로 돌아가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나왔다는 점이 특히 그러하다. 다행히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원하는 것을 쟁취하겠다는 욕망의 화신’을 연기한 김성령의 강렬한 연기,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30년간 발톱을 숨기고 살아가는 계획된 여자’ 이미숙의 위장 연기가 첫 회에서 빛을 발했다. 아직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게 더 많은 이성경의 모습도 기대를 모으는 지점이다.이대영 PD는 앞서 열린 ‘여왕의 꽃’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재회한 딸의 복수가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라 특별한 향기가 나는 드라마”고 밝힌바 있다. 이 드라마가 막장의 향기가 아닌, 여배우들의 향이 살아있는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 보겠다.

수다포인트
- “이대 불문과, 5월의 여왕이야!” 이대 나온 여자는 이제 벼슬인가요?
– 준수야, 아빠(이종혁)가 보고 싶어도 이 드라마는 잠시 보류!

텐아시아=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여왕의 꽃’ 방송화면 캡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