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상
혼성 듀오 김사월X김해원이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최다부문 후보자가 됐다.‘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측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를 발표했다.작년에 데뷔EP ‘비밀’을 발표한 김사월X김해원은 종합분야인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을 비롯해 장르분야의 ‘최우수 포크 음반’ ‘최우수 포크 노래’ 총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4개 부문에 지명된 후보는 9와 숫자들, 단편선과 선원들, 권나무 세 팀이다. 정규 2집 ‘보물섬’을 발표한 9와 숫자들은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최우수 모던록 음반’ ‘최우수 모던록 노래’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앨범 ‘동물’로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록 음반’ ‘최우수 록 노래’에 노미네이트됐다. 권나무는 데뷔앨범 ‘그림’으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 등 역시 4개 부문에 올랐다.
김사월X김해원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팀은 총 일곱 팀이다. 작년에 데뷔앨범 ‘플레이(PLAY)’로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른 악동뮤지션은 ‘올해의 신인’ ‘최우수 팝 음반’ ‘최우수 팝 노래’에 후보로 올랐다. 이승환은 ‘올해의 음악인’을 비롯해 ‘최우수 팝 음반’ ‘최우수 팝 노래’레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로로스, 최고은, 크러쉬, 바버렛츠, 화지도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작년에 돌풍을 일으킨 소유X정기고 ‘썸 (Feat. 릴보이 Of 긱스)’은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팝 노래’ 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에 대거 컴백한 90년대 가수들 중에는 서태지, 윤상이 2개 부문에 올라 눈길을 끈다. 재즈 뮤지션 이원술은 솔로앨범 ‘인 투 더 타임(In To The Time)’과 자신이 속한 트리오 클로져로 각각 2개 부문 씩 총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작품성을 바탕으로 심사하는 ‘올해의 음반’에는 9와 숫자들의 ‘보물섬’, 김사월X김해원의 ‘비밀’, 단편선과 선원들의 ‘동물’, 로로스의 ‘W.A.N.D.Y’, 화지의 ‘EAT’이 후보로 올랐다.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을 함께 고려하는 ‘올해의 노래’에는 9와 숫자들의 ‘숨바꼭질’,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권나무의 ‘어릴 때’, 김사월X김해원의 ‘비밀’, 소유X정기고의 ‘썸’, 윤상의 ‘날 위로하려거든’이 지명됐다. ‘올해의 음악인’에는 단편선과 선원들, 서태지, 이승환, 이원술, 최고은이 후보에 올랐다. 최고의 신인을 가리는 ‘올해의 신인’에는 크러쉬, 권나무, 김사월X김해원, 바버렛츠, 악동뮤지션이 지명됐다.
특별 분야인 ‘공로상’에는 송창식이 선정됐다. 김창남 선정위원장은 “송창식 선생의 음악적 위치나 위상, 영향력을 굳이 첨언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60년대 말 통기타 가수로 시작해 최근 세시봉이 알려지면서 오아성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음악적 자장 속에서 수많은 가수들이 성장했고, 대중들은 자신의 정서를 키워나갈 수 있었다. 그의 음악은 히트곡이면서 동시에 실험적이고 다양한 폭을 가졌다. 지금 공로상을 드리는 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적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승환, 서태지, 윤상, 이규호 등 90년대부터 활동했던 가수들이 대거 후보에 오른 게 눈에 띈다. 김윤하 선정위원은 “15년 만에 컴백한 이규호, 꾸준한 음악 활동과 함께 사회적 발언에 힘쓴 이승환이 대거 후보에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아이돌그룹 후보는 태양, 박재범, 핫펠트(예은), 인피니트 정도로 전에 비해 줄었다. 김윤하 선정위원장은 “올해는 댄스&일렉트로닉 부문에서 아이돌보다 인디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이들이 선전했다”라며 “이것은 여러 가지 의미다. 아이돌 음악 시장의 거품이 가라앉고 정체기를 겪는다는 증거로 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 인디 일렉트로닉 분야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수 랩&힙합’ 부문에서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빈지노, 에픽하이, 바스코, 그리고 언더그라운드의 화지, 차붐 등이 골고루 순위에 올라 균형을 이뤘다. ‘최우수 알앤비&소울’에서는 박재범, 태양 등 아이돌 출신 뮤지션과 자이언티, 크러쉬, 태완 등 기존 강자들이 조화를 이뤘다.
태양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성을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낯선 뮤지션들의 눈에 띄는 편이다. 강일권 선정위원은 “이는 방송 등의 채널이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화해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한국대중음악상은 미디어에서 껴안지 못하는 대중음악을 테이블 위에 놓고 동등하게 심사를 하려 한다. ‘한국대중음악상’이 다양한 음악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은석 선정위원은 “대중과 한국대중음악이 괴리돼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매년 받는다. 그런 질문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한국대중음악상’을 해볼 각오가 있다”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시상식부터는 ‘최우수 포크 음반’과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이 신설됐다. 박은석 선정위원은 “이번 신설은 최근 들어 포크 계열에서 좋은 싱어송라이터들이 다수 나오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크라는 명칭이 엄격한 의미에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포크는 본래 민속음악, 민중음악 쪽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우리가 사용하는 포크란 용어는 현대적인 모던포크, 포크록의 범주에 포함된다. 용어에 있어서 미디어, 대중의 정서에 가장 근사한 것을 포크라고 합의해 부문을 신설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의 후보는 2013년 12월 1일부터 2014년 11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발매된 음반을 대상으로 해 총 4개 분야, 26개 부문을 수상한다. 선정위원회는 학계, 대중음악평론가, 음악담당기자, 음악방송 PD. 시민단체 관계자 등 각계 전문가 70여명으로 구성됐다. 일반인들이 선정하는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부문’ 3개 부문(남자/여자/그룹)은 2월 3일부터 22일까지 한국대중음악상 홈페이지를 통해 투표를 진행된다. 시상식은 2월 26일 마포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올해 행사는 KT&G, MBC MUSIC, 카카오뮤직이 후원한다. 또한 더 나은 무대를 꾸리기 위해 텀블벅을 통해 후원을 받고 있다. 후원자에게는 초대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2004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12회째를 맞이한 한국대중음악상은 ‘한국의 그래미상’을 표방하는 한국 최초의 ‘음반’ 중심 시상식이다. 가수보다 음반과 곡에 주목하고 판매량이 아닌 음악적 성취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 없이 한국대중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이 상의 목적이다. 김창남 선정위원장은 “이제까지 우여곡절, 고비가 있었지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2년 지속된 것에 대해 감사함과 뿌듯함을 느낀다”라며 “기존에 여러 대중음악상들이 있는데 우리는 무엇보다도 대중음악을 단순히 상업적인 매체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로서 우리의 시대 삶, 감성 기록하고 확장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자 하는 상”이라고 설명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포토DB
사진제공. 한국대중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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