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면 충분한 스토리 내 맘으로 넌 들어왔어’ 누군가가 눈 안에 ‘콕’ 들어오거나 가슴에 ‘콱’ 박히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인이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에서 웃고 울고 노래하며 우리와 만나지만, 그 중에서도 제대로 ‘필(feel)’ 꽂히는 이들은 손에 꼽힐 정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느 순간 그야말로 내게로 와 꽃이 된, 꽂힌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편은 MBC ‘킬미, 힐미’에서 다중인격장애를 지닌 재벌 3세 차도현 역을 맡은 지성, KBS ‘힐러’에서 밤 심부름꾼 힐러, 서정후를 연기하는 지창욱, Mnet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천재에 음악적인 감각까지 갖춘 인물 강세종을 소화하는 곽시양이다. 세 사람은 드라마 속에서 각각 재벌에 심부름꾼에 학생으로 공통점 하나 없어 보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 건네는 인물들이다. 우리, 새해엔 고백 좀 하고 삽시다.

# 지성, ‘팔색조 오빠’의 무한 변신!

MBC ‘킬미, 힐미’에서 다중인격장애를 지닌 차도현 역을 연기하는 지성
MBC ‘킬미, 힐미’에서 다중인격장애를 지닌 재벌 3세 차도현 역할을 맡은 지성의 연기는 시작부터 거침없다. 일곱 개의 인격을 지닌 인물을 한 작품 안에서, 한 사람이 해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제대로 직조된 대사를 바탕으로 말투, 눈빛, 행동 하나하나 섬세하게 다른 이의 것처럼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성은 자신이 해내야 할 것들을 예민하게 캐치해 적확한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인격인 신세기가 등장할 땐 그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파괴할 것만 같은 에너지를 지닌 인물로 변신한다. 브레이크 없는 청춘처럼,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다 결국엔 ‘펑’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은 아슬아슬함을 순식간에 온몸에 휘감아 버리는 것이다. 그리곤 이 위태로움을 평상시의 차도현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매력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렇다고 원래의 도현이 매력적이지 않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채연(김유리)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집을 찾아가 이야기를 전하는 장면에선 사랑을 지키려는 이의 애절한 눈빛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러다가도 또 다른 인격인 페리박이 나타나면 능청스럽고 코믹한 분위기로 반전을 이뤄 재미를 더하기도 하고 말이다. 새로운 인격이 등장할 때마다 극의 공기를 완벽하게 바꿔 놓는 지성을 아무래도 ‘팔색조 오빠’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 지창욱, 액션 멜로 코믹 다 된다구요

KBS2 ‘힐러’에서 힐러 서정후 역을 맡은 지창욱
‘힐러’는 지창욱에게 많은 것을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인다. 액션, 멜로, 코믹 모두 되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자신에게 꼭 맞는 옷처럼 잘 어울리게 될 게 분명하다. 밤 심부름꾼으로 불리는 힐러, 서정후 역을 맡은 그는 드라마 속에서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며 놀라운 액션 실력을 보여준다. 눈앞의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맹수처럼, 목표를 이루는 데에 거침없는 몸놀림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스피디한 속도감을 압도한다. 박봉수로 변신해 썸데이 뉴스에 잠입했을 땐 어리바리한 신입의 모습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 지창욱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힐러의 강인함과 박봉수의 유약함이 대조를 이뤄 같은 인물이라고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다. 채영신(박민영)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커지는 과정 또한 눈여겨보게 만든다. 이때부턴 자신이 영신이 그토록 기다리는 힐러라고 고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원천적 슬픔이 눈빛에 깃든다. 또한, 영신을 좋아하기에 그녀 앞에서만큼은 봉수와 힐러라는 분리된 인물이 아닌 서정후라는, 원래의 자신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욕망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연기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오랫동안 어둠 속을 거닐었을 서정후란 인물에게 빛이 깃들기를 바라게 되니, 이는 인물과 동화되어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는 지창욱의 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곽시양,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니?

Mnet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21세 강세종 역을 연기하게 된 곽시양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에 조금은 낯선 얼굴이 있다. 파릇한 어린 새싹들 사이에 솟은 듬직한 나무랄까. 21세 강세종 역할을 맡은 배우, 곽시양이다. 187cm의 큰 키에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 큼직한 이목구비는 단단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자아내지만, 날카로운 눈매는 아찔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마저 풍긴다. 특히, 곱등이 소동으로 해라(민효린)를 품에 안게 되었을 때 카메라에 담긴 그의 얼굴은 앞으로의 인기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극에서 그는 전형적인 천재에 음악적인 감각까지 뛰어나며 성격은 시크한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인 해라를 위해 약을 사다 주거나, 해라의 다리를 다른 남자들이 훔쳐보지 못하게 자신의 옷으로 가려준다거나, 하이힐이 부러진 해라를 업고 집까지 오거나 하는 행동을 보이니, 여자들이 반할만한 남자의 면면을 모아 놓아 집약체라고 할 수도 있다. 2014년, 영화 ‘야간비행’으로 충무로에서 주목받는 신예로 꼽혔던 그가 1만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볼 만하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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