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그대를 사랑합니다’, ‘아무르'(왼쪽부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마침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전국 465개 스크린에서 1,692회 상영된 가운데 일일관객수 6만 5,609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냈다.영화의 누적관객수는 42만 116명. 영화는 개봉 15일 만에 40만 관객을 돌파하며 또다시 신기록을 작성했다. 26.2%라는 높은 좌석점유율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입증한다. 이 영화는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장성한 자녀들을 모두 도시로 떠나 보내고, 7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89세 할머니와 98세 할아버지의 진정한 사랑과 아름다운 이별을 그린 다큐멘터리. 올해 제6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2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이 같은 관객 반응에 힘입어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는 100세에 가까운 노부부의 서로를 향한 순애보로 가슴 찡한 울림을 선사한다. 어디를 가든 고운 빛깔의 한복을 커플로 맞춰 입고 두 손을 마주잡고 다니는 것은 물론 순박하고 천진난만한 사랑을 보여주는 노부부의 모습은 젊은이들의 사랑 못지않은 순수함과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정겨운 시골 풍경과 소박한 삶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그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로 폭넓은 감동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뜨거운 인기와 더불의 황혼의 사랑을 그린 영화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네 명의 노인의 사랑을 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와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늙은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 ‘아무르'(2012) 등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웹툰작가 강풀의 원작을 바탕으로 연극으로 만들어져 호평을 얻은데 이어 영화, 드라마로도 만들어지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유배달원 김만석과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송이쁜,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는 주차장 관리인 장군봉의 이야기를 담았다. 노년의 설레는 사랑을 잔잔하고 애틋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애틋한 눈물 연기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순재가 주인공 김만석 역을, 윤소정이 송이뿐 역을 맡아 황혼의 특별한 러브 스토리를 그려냈다. 송재호와 김수미가 각각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과 기억을 잃어버린 아내 조순이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했다.10억원대 저예산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개봉 5주차만에 100만을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 극장가 관객의 90% 이상의 20대에서 30대 연령층임에 반해 ‘그대사’는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과 노년층, 여기에 단체관람객까지 극장을 찾으며 세대와 지역을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임을 입증했다.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는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늙은 남편의 이야기.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유러피안 필름 어워즈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12년 최고의 영화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당시 타임지는 “사랑에 대한 영화 중 가장 오래 기억될 걸작”이라고 총평을 남겼다.
‘아무르’는 음악가 출신의 80대 노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은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반신불수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남편은 변치 않는 사랑으로 아내를 돌보지만,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 아내는 자신을 돌보는 남편을 지켜보켜 괴로워 한다. 하케네 감독은 누구나 한두 번쯤 겪게 되는 소중한 이의 죽음을 차분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삶과 죽음, 그 사이에 놓인 사랑의 의미를 진지하게 묻는다.
‘남과 여’로 잘 알려진 장 루이 트랭티냥이 남편 조르주로 ‘히로시마 내 사랑’의 주연을 맡았던 에마뉘엘 리바가 아내 안느 역을 맡았다. 눈빛, 표정, 몸짓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감동을 느끼게 하는 명연기를 보여준 두 노배우와 더불어,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에 출연한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노부부의 딸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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