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일까. ‘주목할 만한 데뷔’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일 게다.
일찍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다. 박찬욱 감독이 ‘박쥐’ 이후 6년 만에 자국에서 내놓는 ‘아가씨’. 그 영화에 탑승할 신예 여배우가 누가 될지, 충무로의 눈과 귀가 쏠렸다. 이러한 관심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 9월 박찬욱 측이 내 건 ‘신인 여배우 공고’ 내용이었다. ‘노출 연기가 불가능한 분들은 지원할 수 없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노출 최고수위이며 이에 대한 협의 불가능’이라는 공지로 영화의 높은 수위를 짐작케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예들이 ‘아가씨’에 도전했다. 항간에는 전국 8도의 신인 여배우들이 모두 ‘아가씨’ 오디션 장으로 달려간다는 소문도 있었다. 수위 높은 노출을 감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예들이 ‘아가씨’에 탑승하려 한 이유는 아마도 박찬욱이라는 감독에 대한 신뢰일 것이다.
사실, 여배우들이 노출을 선택할 때 필요한 것은 ‘명분’이다. ‘올드보이’ 강혜정을 발굴하고 ‘박쥐’ 김옥빈에게 배우라는 날개를 달아 준 박찬욱 감독이라면 배우들에게 명분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배우로서 자신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드보이’는 영화 내용 자체가 파격적이었음에도 강혜정의 노출이나 영화 설정에 대한 논란은 크게 일지 않았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이 절묘한 하모니를 이뤄 탄탄한 작품을 만들어 낸 덕이다.
김태리가 출연한 CF
그리고, 드디어 오랜 시간 궁금증을 일으킨 주인공의 윤곽이 드러났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신데렐라에 등극한 이는 1990년생 김태리다.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김태리는 SK텔레콤, 문화체육관광부, 더바디샵 CF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신예다. SK 텔레콤 광고인 ‘마음을 전하는 100년의 편지’편에 출연해 웨딩드레스 입은 결혼식 당일 신부의 수줍은 모습을 표현했고, ‘문화 체육 관광부’ 광고에서는 10대 소녀다운 신선함과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현빈과 ‘더바디샵’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연기 경력은 전무. 연기가 딱딱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발굴해 낼 게 많다는 의미이기도 할 테다. ‘아가씨’는 영국 소설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일제강점기로 시대 상황을 바꿔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소매치기 집단에서 자란 소녀가 귀족 상속녀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서 김태리는 소매치기 역을 맡아 하정우 김민희와 호흡을 맞춘다.
과연 박찬욱 감독이 초짜 신인에게 어떤 영감을 불어넣을지, 과연 김태리가 제2의 강혜정이 될 수 있을지, 충무로의 여배우 기근을 해소하는 단비가 내릴지, 벌써부터 ‘아가씨’가 궁금해진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제공. 모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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