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필 제가 쇼케이스하는 같은 시간대에 JYP의 갓세븐이 쇼케이스를 한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림 감사합니다…CD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기사를 써주세요…44년차 가수의 부탁이니 무시하지 마시고 유념해주세요.”가수 양희은의 새 앨범 ‘양희은 2014’ 보도자료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17일 엠펍에서 난생 처음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연 양희은은 조금 쑥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노래를 시작하니 금세 표정이 바뀌었다. 특히 ‘당신 생각’에서 양희은의 푸근한 목소리와 ‘서른즈음에’를 만든 음악감독 강승원의 멋들어진 음색이 합쳐지니 현장의 공기가 바뀌는 느낌이었다.44년차 가수 양희은이 새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 2006년 ‘35주년 기념음반’ 발표 후 8년 만이다. 이미 한 시대를 상징하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가수가 신보는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 “가수가 자기가 살아있는 순간은 노래를 통해서 밖에 증명할 수 없잖아요. 요즘 어린 친구들은 저를 보고 ‘웃기는 아줌마가 노래를 잘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기지개를 펴고 다시 가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편으로는 슬슬 마무리를 하는 의미도 있고요. 최선을 다해서 마감을 하자…”양희은은 신보를 통해 처음 시도하는 게 많다. 요즘 젊은 가수들이 하는 것처럼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고, 난생처음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윤종신이 만든 ‘배낭여행’, 이적이 만든 ‘꽃병’을 싱글로 발표했고, 앨범에는 이한철, 장미여관 육중완, 한동준, 변진섭의 히트곡을 대거 만든 지근식, 그리고 양희은 첫 콘서트 때 반주를 맡아줬다는 김한년 등이 참여했다. 음악도 젊어지고 다양해졌다. 육중완이 만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은 의외로 매우 서정적인 곡이다. “우리는 외모에 참 속죠. 육중완은 눈빛이 너무나 해맑은 사람이에요. 노래를 부탁하고 얼마 걸리지 않아 이 곡이 왔어요. 육중완 씨가 직접 기타를 치고 부른 노래를 보내줬는데 너무 아름다웠죠. 역시 내가 사람 하나는 정확하게 봤구나싶었죠.”연륜은 어디 가지 않는다. 김시스터즈의 곡을 리메이크한 ‘김치깍두기’에서는 후배들에게 ‘집 밥’을 먹이기로 유명한 양희은의 본심이 느껴진다. “우리는 밥하고 김치가 기본이잖아요. 요새는 이게 무너지고 있어요. 요새는 바빠서 음식을 사 먹는데 김치는 담글 줄 알아야 해요. 식탁이 건강해야 우리가 건강할 수 있는 거잖아요. ‘김치깍두기’에서는 나름대로 우리 음식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방송인 김나영이 쓴 ‘마음에 들어’에서 가사를 발췌한 ‘나영이네 냉장고’에서도 양희은은 노래 말미에 “먹고 또 자더라도 일단 아침부터 먹자”라고 말한다.‘넌 아직 예뻐’는 동생 양희경과 함께 불렀다. 양희경이 출연한 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에 삽입된 스코어 두 곡을 합쳐서 만든 곡이다. “생면부지로 만나서 결국 가족이 되는 두 할머니가 부르는 노래에요. 모든 여자들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해요. 우리 모두가 예쁘다고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래 알고 지내는 사이는 겉모습이 바뀌어도 예전 모습이 항상 가슴 속에 남아 있잖아요.”앨범재킷에 담긴 소박한 그림은 양희은의 친어머니의 작품이다. “어머니가 수놓은 작품은 공과 시간이 들어간 것이잖아요. 쉽게 모사할 수 없는 거죠. 마찬가지로 제 음악에도 많은 노력이 들어갔답니다. 어머니의 그림과 같이 가고 싶었어요.”양희은은 19일 새 앨범 발매와 함께 현역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12월 11~14일에는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옹달샘[SNS DRAMA][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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