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그룹 VOS(브이오에스) 콘서트, 명불허전이란 단어만이 떠올랐다.

무대 위에는 덩그러니 스탠딩 마이크가 2개가 놓여있었다. 마치 지난 4년간의 공백이 떠오르는 공허함이 느껴졌다. V.O.S는 지난달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하고 공백을 깼다.정작 공연은 4년의 공백이 무심할 만큼 알찼다. V.O.S가 덩그러니 놓인 스탠딩마이크를 잡는 순간 공연장은 감동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젠 남이야’, ‘매일매일’, ‘뷰티풀 라이프’, ‘큰일이다’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비롯해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서 사랑받은 노래와 콘서트를 위해 준비한 스페셜 무대까지 준비했다. 2시간 30분이 금방 지나갔고, 3일간 2,400여명의 관객들로 공연장은 붐볐다. ‘매일매일’이나 ‘눈을 보고 말해요’에서는 관객들의 떼창도 곁들여질 만큼 즐거웠다.

V.O.S의 노래에는 슬픈 발라드가 많아 자칫 공연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데도 김경록 특유의 입담이 공연의 분위기를 살렸다. 김경록은 “이별 전문 가수입니다”며 “기대에 어긋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 기대처럼 나락으로 떨어트리겠다”는 등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V.O.S는 노래가 끝날 때마다 어떤 노래인지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곁들여 마치 V.O.S만의 라디오나 만담을 듣는 듯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가창력은 명불허전이었다. 이들은 몸이 부서질 만큼 노래에 감정을 담았고, 최고의 몰입도를 선사했다. ‘웃다가 울겠죠’, ‘이젠 남이야’, ‘부디’, ‘그대여서 고마워요’ 등으로 발라드가 차례로 선보이면서 폭풍 가창력이 드러났다. 라이브밴드의 공연과 함께 편곡도 다양했다. ‘그게 되나요’는 피아노 반주만으로 전반부가 이어졌고, ‘매일매일’은 벌스 부분을 랩으로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V.O.S 목소리의 울림, 숨소리마저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해져 V.O.S의 목소리 자체가 하나의 악기였다.
V.O.S와 소리얼(가운데)

V.O.S의 공백을 깨준 ‘불후의 명곡’ 시리즈 무대가 이어질 때는 감동도 있었다. 김경록은 “지난주 ‘불후의 명곡’ 무대 때 끝나고 울던 아버님 관객이 이 공연장에 보인다”며 인사를 전했다. 최현준은 “‘불후의 명곡’은 다시 노래를 할 수 있게 해준 무대”라며 “노래가 두려워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자신감을 줬다”고 전했다. 이들은 ‘불후의 명곡’ 첫 출연과 동시에 우승을 안겨줬던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을 열창했다. 이어 그룹 소리얼의 주대건과 강성호가 함께 무대에 올라 환상적인 하모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소리얼 주대건은 ‘타짜’ 속 유해진과 ‘7번방의 선물’ 속 류승룡 성대모사로 사랑을 받기도 했다.

특별한 이벤트도 펼쳐졌다. V.O.S가 4년 만에 발표한 신곡 ‘울면서 달리기’ 무대에서는 마음껏 촬영할 수 있는 포토타임이 펼쳐졌다. 보통 공연장내에서는 촬영이 금지지만, 관객들에게 촬영을 허락해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됐다. V.O.S는 “SNS에 많이 올려 달라”며 신곡 홍보까지 잊지 않았다.최고의 이벤트는 솔로 무대였다. 김경록은 “힘이 들어 음악프로그램이나 오디션프로그램을 쳐다도 보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며 “그때 힘을 주신 주님 같은 분께 바치는 노래다”고 솔로무대로 ‘다행이다’를 불렀다. 이때 스크린과 무대 위 소품으로 소주가 등장했다. 주님은 주(酒)님이었던 것. 관객들은 폭소했고, 웃음소리가 김경록의 감미로운 노래와 어우러지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최현준은 엑소 ‘으르렁’을 선보였다. 교복을 입고 아이돌의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V.O.S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경록은 오렌지캬라멜의 ‘까탈레나’, 최현준은 현아의 ‘빨개요’를 선보였다. 무대 의상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모습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V.O.S 김경록(위쪽)과 최현준

V.O.S의 특별 이벤트에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이어 ‘내 고향 충청도’, ‘또 만났네’, ‘위드 유’, ‘큰일이다’, ‘뷰티풀 라이프’까지 신나는 무대가 계속됐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눈을 보고 말해요’까지 앵콜 무대가 이어지자 김경록이 관객석으로 뛰어들기도 했다.앵콜 무대까지 끝났지만,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V.O.S는 ‘눈을 보고 말해요’를 ‘넌 내게 반했어’와 리믹스한 무대를 한 번 더 선보이고, ‘또 만났네’를 다시 부르면서 콘서트의 마지막을 쉽사리 놓지 못했다. 그만큼 놓치기 싫은 4년 만에 컴백이었고, 6년 만에 공연이었다. 최현준은 지난 31일 첫 공연에서 귀를 다쳐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공연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노래 하나만 생각하고 지금까지 견뎠다”며 전했다. 김경록도 “쉬지 않고 노래하고 싶다”며 “여러분 앞에서 망가지는 모습 두렵지 않다. 이 자리에서만큼은 어떤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 여러분에게 계속 다가가고 노래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래 앞에서, 노래를 듣는 관객들 앞에서 V.O.S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비록 4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그 공백만큼 V.O.S는 실력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10년의 연륜과 ‘불후의 명곡’으로 쌓은 내공까지 총집합한 공연이었다. 쉬지 않고 노래하겠다는 V.O.S의 다짐과 더불어 앞으로의 공연까지 기대하게 했다. 이제 공백은 없을 것 같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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