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왔다 장보리’

‘왔다 장보리’이 안방극장을 떠났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는 연민정(이유리)의 몰락과 장보리(오연서)의 행복을 통해 권선징악의 결말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는 비술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비단(김지영)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장보리와 복역 후 도혜옥(황영희)의 곁에 머무는 연민정(이유리)의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예상 가능한 결말이었으나,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는 결코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왔다.이날 마지막회는 전국 시청률 35.0%(닐슨코리아)를 기록, 지난회(33.3%)보다 1.7% 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나타내며 주말극 1위를 지켰다. 지난 4월 첫 방송 후 시청률 고공행진을 보여준 ‘왔다 장보리’는 지난 48회에서 자체최고시청률 37.3%를 보였다. 비록 40% 고지를 넘지는 못했지만 그 화제성만은 올해 방송된 어떤 드라마 보다도 컸다.

막장의 진화

‘왔다! 장보리’는 이전의 막장 드라마와 달리 스릴러에 멜로에 드라마에 호러에 코미디까지 수용하며 기존에 볼 수 없던 기괴한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것을 진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전의 욕하면서 보는 막장이 아닌, 손뼉 쳐가며 온 가족이 즐기는 막장이 된 데에는 이러한 다양한 장르의 시너지가 있었음은 분명하다.김순옥 작가는 자신의 히트작인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하며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기도 했다. 시골에서 과일 농사를 짓는 ‘귀농 총각’으로 변신한 문지상(성혁) 앞에 나타난 유치원 선생님의 이름은 민소희.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가 점 하나 찍고 민소희로 신분 세탁을 했다면, ‘왔다! 장보리’에서는 이유리가 점 하나 더하고 민소희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작가의 자기복제 혹은 셀프디스인 민소희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들에 막장극만이 줄 수 있는 기묘한 웃음을 선사했다.

악녀의 재발견

‘왔다 장보리’에서 대체불가능 모습으로 드라마 인기 견인차 역할을 한 이유리는 14년 동안 힘을 다해 노력하며 현재의 인기를 거머쥐었다. ‘암유발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통했다.이유리는 연민정을 통해 악녀의 절정을 보여주며 마침내 연기 인생에 있어서도 고지에 오르게 됐다. 그간 많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큰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던 이유리는 연민정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된 듯한 신들린 연기로 연일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욕망에 충실한 연민정의 감정을 설득력있게 표현한 이유리는 지독한 악행에도 불구하고 극의 몰입도를 높여, 마지막에서는 주인공보다 더 관심을 모았다.

특히 최종회는 연민정의 캐릭터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죄민정-연소희-연보리-개민정’ 등 다양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유리가 아니었으면 불가능 했을 일이다. 이유리는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악행으로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가, 사랑 때문에 화상을 입는 비극적인 로맨스를 보여주기도 했고, 기억을 잃은 어머니 앞에서 미워할 수 없는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이유리와 연민정의 만남은 막장 드라마 속 악녀 캐릭터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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