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의 지속성은 어느 정도 보장 받게 된 것 같다.”


지난 11일 저녁, 조재현이 언론을 만났다. 이날 조재현은 배우가 아닌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 특별한 격식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건넸다. 17일 제6회 DMZ다큐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이번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크게 의미를 두는 부분이 ‘지속성’이다. 조 위원장은 “5회 이상 치러진 영화제만 국비를 신청할 수 있다. 총 8개 국제영화제가 신청했는데 우리 영화제가 됐다”며 “금액을 떠나 국비를 지원 받게 되면 지속성은 어느 정도 보장 받을 수 있다. 영화제 입장으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조 위원장은 국비 지원을 받는 첫 해인 올해 영화제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그는 “그동안 다큐멘터리 영화제라고 하면서 정말 다큐멘터리에 얼마나 깊게 접근했느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라면서 “이 영화제는 다큐멘터리를 위한 영화제가 돼야 한다. 그게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게 6회가 될 것 같다”고 의의를 분명히 했다. 또 “올해 사전 제작 지원됐던 작품 9편이 처음 공개된다”며 “그런 면에서 다큐영화제로서 모양새를 갖춰나가는 것 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정치적 외압? 전혀 없었다.”

DMZ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은 경기도지사다. 올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새롭게 취임하면서 조직위원장도 자연스레 바뀌었다. ‘새 술은 새 부대’란 말이 있듯, 조직위원장의 변화가 영화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조 위원장은 “외압은 없었다. 더 좋은 집행위원장이 온다면 물러난다”며 “내 역할은 영화제가 자리 잡고 지속될 수 잇는 것까지라고 했는데 반은 이룬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꾸 연관시키는데 정치색을 가진 배우는 아니다”며 “그래서 우리 영화제를 유심히 봐 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그리고 영화제의 성격과 색깔을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정치와 이념을 뛰어넘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영화제”라고 규정한 뒤 “초창기에 정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강정마을, 용산참사, 4대강 등을 다룬 작품들이 많았다”며 “전 조직위원장이 그 자율성을 준 게 이 영화제가 정치와 이념을 뛰어 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수준”다큐멘터리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장르. 이를 누구보다 조 위원장은 잘 알고 있었다. 조 위원장은 “그게 항상 숙제”라며 “아직 우리나라에서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도는 초등학교 수준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올해는 접근하기가 쉽다”며 “한국 다큐 작품 중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개막작 역시 공감하기 쉬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벌써 6회째지만, DMZ다큐영화제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조 위원장은 “포스터도 붙이고, 전단지도 많이 돌리는데 큰 효과가 없다. 지나가는 사람 1,000명 중에 다큐 관심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관심 있을 만한 집단에 찾아가서 공략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내실 있는 영화제가 된다면 틀림없이 관객이 늘 거란 확신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접근성을 높였다. DMZ 내에서 진행됐던 개막식도 올핸 고양 아람누리에서 펼쳐진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고양시로 많이 옮겼다. 아무래도 교통의 불편함이 있다”며 “개막작만큼은 DMZ에 가서 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고양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본인은 물론 홍보대사로 위촉된 안재모, 고나은 등도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제 기간 직접 관객을 만난다.“관심이 많이 늘었다.”

그래도 고무적인 현상은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누구보다 조 위원장 스스로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조 위원장은 “첫 회 때는 다큐 감독조차도 의아해했다. 그런데 시선이 애정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일반 관객도 마찬가지”라고 자신했다. “프랑스에 6주 동안 있으면서 프랑스에 있는 영화교수나 영화제 관계자들 만났는데, 다큐영화제 자세히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 거기에 있는 영화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도 마찬가지고.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이 좀 더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조 위원장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란 작품이 전액 투자를 받게 됐는데, 이처럼 대기업 투자도 받고 개봉돼 어느 정도 다큐 시장이 형성됐으면 좋겠다”며 “5만, 10만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영화가 꾸준히 나왔으면 하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희망했다.

제6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17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진행될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8일간 메가박스 킨텍스에서 펼쳐진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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