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작곡가 전성시대다. 음원차트 10위권 내에 한 작곡가의 여러 곡이 랭크될 정도로 작곡가의 브랜드 파워가 강해졌다. 용감한 형제, 이단옆차기, 신사동호랭이를 필두로 스윗튠, 범이낭이, 블랙아이드필승 등 독특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팀이 K-POP 시장의 든든한 음악적 지주로 성장하고 있다. 동시에 비판도 제기된다. 아이돌 중심의 주류 음악이 지닌 획일성, K-POP이 아닌 다양성 음악의 쇠퇴에 대해 우려를 전하는 시각도 있다. 보는 음악, 듣는 음악 등 록, 힙합 등의 장르 구분을 넘어서 새로운 음악의 범주도 생겨났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과연 대중성 있는 음악이란 무엇이고, 완성도 있는 음악이란 무엇일까. K-POP 시장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펼치는 사람들의 음악과 생각을 알고 싶었다. 텐아시아는 ‘음악이 알고 싶다’라는 코너를 준비해 작곡가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질문들을 준비했다. 돌직구처럼 날아가는 질문에 돌아오는 그들의 음악 이야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앞서 언급한 독특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팀 중 이제 막 성장하는 샛별 작곡가들도 있다. 4번타자와 북극곰이다. 4번타자는 1983년생 동갑내기인 강준석, 김하늘이 함께 꾸린 팀이다. 군대에서 선후임으로 만난 두 사람은 재즈피아노를 전공한 김하늘이 강준석을 설득해 작곡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발표하며 빅스 ‘대답은 너니까’를 작업했다. 북극곰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많은데 지아 ‘울어본 적 있나요’, ‘그런 줄 알았어’ 등 이별노래를 주로 발표했다. 북극곰은 김지인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했다가 지난해부터 북극곰으로 노래를 발표했다. 티아라 ‘나 어떡해’, ‘넘버 나인’ 등을 신사동호랭이와 함께 작업했고, 4번타자와 지아의 노래를 다수 작업했다. 자신들을 철저히 대중음악 작곡가로 소개한 이들의 음악적 세계는 어떨까?
김하늘 : 야구를 잘해서 항상 4번타자였다. 4번타자가 항상 에이스니까 에이스가 되고 싶어서 이름을 지었다.
북극곰 : 나는 지인으로 이름으로 활동했었다가 예명을 재미있게 지어보고 싶었다. 텐조와 타스코의 타스코랑 같이 작업하다가 타스코가 북극곰 닮았다고 예명을 추천해줬다.
Q. 작곡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강준석 : 군대있을 때부터 하늘이랑 우리가 다시 만나서 뭐든 같이 하자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의리에 속아서 여기까지 왔다. 하늘이가 재즈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작곡을 하자는 제안에 나는 재즈 아카데미에 가서 살짝 배우고, 무턱대고 시작하면 될 것 같아 유튜브를 보고 따라했다. 대책 없이 광주에서 올라왔다. 사실 광주에서 큰 휴대폰 가게를 했는데 말이다. 하하.
북극곰 : 돈도 되게 많이 벌고 있었는데 하늘이가 음악하자고 음악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준석이가 그 말을 듣고 올라왔다더라.Q. 북곡금은?
북극곰 : 난 원래 밴드를 오래하면서 기타를 쳤다. 밴드가 와해되면서 작곡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시작했다. 밴드는 네오소울 밴드였다. 처음 작곡할 때는 밴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하고 싶은 음악이 있는데 대중음악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고 가수가 돋보일 수 있는 노래를 불러야 하니까. 처음에는 내가 표현하려고 하고 싶던 고집들과 그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것을 다 버리기로 생각했다.
Q.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아쉬운 점은 없었나?
북극곰 : 처음에는 아쉬웠는데 대중음악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장르를 하게 된다. 발라드, 댄스, 댄스 중에도 여러 장르도 있다. 굉장히 새로운 것을 오히려 더 많이 알게 된다. 내 음악을 했을 때는 우리 밴드의 음악을 항상 했는데 여러 음악을 더 많이 접하게 되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을 때랑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재미있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하늘 : 맞다. 그 와중에도 내 색깔과 내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 굳이 내가 내 것을 버렸다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가지고 좀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구나.
Q. 내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한다라면, 4번타자의 색깔은 무엇일까?
김하늘 : 아직 순수함이 조금 있는 것 같다.
강준석 : 예전에 히트를 치셨던 분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음악에 순수함이 있어서 굉장한 장점이라고 말해주셨다. 이 색깔을 지키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Q. 북극곰의 색깔은?
북극곰 :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보니 기타 쪽의 색깔이 많이 나오는 진한 음악이 잘 맞는 편인 것 같다. 세고, 그루브한 것 말고 여러 장르를 다 한다. 기타를 치다보니까 얽매이고 싶지는 않은데 기타를 많이 신경 쓴 곡이 탄생된다. 직접 내가 기타 반주를 넣기도 한다. 하늘이가 피아노, 준석이가 가이드도 부른다. 각자 장점을 살린 것이다.
Q.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생각하기에 대중성 있는 음악이란 무엇일까? 흔히 표현하는 ‘좋은 음악’과 차이가 있는 것일까?
김하늘 : 대중성 있는 음악이랑 좋은 음악이란 같은 음악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좋은 음악인 것 아닌가. 우리는 20~40대가 들어도 ‘이 분위기에 이런 걸 듣고 싶다’는 음악들을 만들려고 노력하니까 우리 입장에서 대중성과 좋은 음악은 같은 말인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장르적 색깔에 차이가 있는 것이고, 록, 힙합 등 말이다.
북극곰 : 사람들이 굳이 인디와 대중음악을 많이 나누는데 인디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많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만 보더라고, 그들은 자기 음악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음악을 탄생시켰다. 대중이냐 자기 음악이냐가 모호한 것 같다.
Q.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대중음악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렇다면 음악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또한 다르다는 말 같다.
북극곰 : 우리가 완벽한 대중가요 작곡가니까 사람들이 쉽게 좋아하는 노래, 그런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인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트렌드를 민감하게 읽어야 하고,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접근 방식이 다르다. 대중음악 작곡가는 현재 음악을 듣는, 기호를 맞춰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니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트렌드에 맞춰서 곡을 써야 하다보니 가장 트렌디한 곡도 많이 쓰고, 가사 같은 부분도 센스 있는 가사를 참고한다.Q. 공감을 주는 가사를 찾기 위해,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김하늘 : 난 밖에 잘 나가지 않는 편이라 정말 검색을 많이 하고, 사이트를 많이 돌아다닌다. 상담게시판 같은 진실한 이야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내용은 진짜라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북극곰 : 곡에 따라 다르다.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는 내 나이가 어리지 않으니 어린 친구 만날 기회를 만들어서 그 친구의 사랑이라든지 좋아하는 남자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발라드를 써야 하는데 남자 입장과 여자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면 불특정 다수를 만나서 자연스럽게 연애 상담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게시판, 블로그, 지식인까지 상담주제를 찾아보며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니까 그곳에서 힌트를 얻고 영감을 얻는다. 음악적인 것보다 노래의 주제, 이 노래가 표현하려는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음악은 그것을 받쳐주는 느낌이다. 가사나 주제에 대한 영감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음악을 만들고 억지로 끼어 맞추기보다 가사에 음악적 색깔을 맞추는 편이 더 빠르고 쉽다. 우리 셋이서 공감하는 부분을 찾기도 한다.
Q. 부르는 가수에 따라 노래에 느낌도 많이 달라지기도 하지 않나.
북극곰 : 가수가 발언권이 있으면 많이 바뀐다. 하하. 녹음을 하기 전에 가수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부르는 사람이 공감을 해야 하니까. 지아의 경우는 여자 입장에서 이별 이야기를 다루다보니까 많은 고민을 하고 쓴다. 공감되지 않을 수 있으니 항상 확인받는다. 여자로서 어떠냐 항상 물어본다. 원작자도 중요한데 부르는 사람이 공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김하늘 : 북극곰 형이 조율을 잘해준다. 배울게 많아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면 조율을 해준다. 중심을 잡아 주니까 의견을 마음껏 던져도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 큰 문제는 없다.
북극곰 : 각자 생각이 다르니 협업을 하면 쉽게 부딪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자 생각하는 목표는 똑같다. 곡이 잘 나와야 하고. 곡이 좋아야 하고. 공감을 얻겠다는 공통적 목표말이다. 여러 명의 공감을 얻는 것이 목표이니 한 명이라도 반론을 제기하면 그것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대답을 찾는다. 어려움은 없다.
Q. 각자 곡을 주고 싶은 드림 아티스트가 있다면.
김하늘 : 소녀시대 태연. 하하하. 개인적으로 팬이다. 태연이 불렀던 발라드들을 좋아해서… 사실 얼굴이 보고 싶다.
강준석 : 지아 팬인데 벌써 소원을 이뤘다.
북극곰 : 작곡가가 녹음을 하러 가는데 디렉터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디렉터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 아쉬운 점을 캐치해서 길을 잡아줘야 하는데 준석이는 지아와 녹음할 때 그냥 다 좋다고만 말하더라. 하하.
Q. 북극곰은 어떤가. 드림 아티스트가 있나?
북극곰 :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도 많은데 진짜 이 사람과 하고 싶다고 갈망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TV를 보면서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얼마 전에 KBS2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를 봤는데 윤민수와 신용재 듀엣을 보고 너무 좋았다. 그렇게 감정표현을 잘하는 가수나 이야기를 잘하는 가수를 보면 같이 하고 싶다. 벤, 포맨, 백지영 등등. 백지영은 잘 부른다는 표현을 떠나서 연기하는 가수다. 지아도 그렇고. 그런 가수들이랑은 다 해보고 싶다.
Q. 앞으로 더 많은 곡을 발표하게 될 텐데 어떤 작곡가가 되고 싶나?
4번타자 : 큰 색깔이 없어도 꾸준히 사랑받는 작곡가. 큰 홈런 빵빵 치다가 한 번에 없어지는 것 말고, 시대와 같이 공존해서 살고 싶다.
북극곰 : 옛날에는 내 색깔로 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작곡을 시작했다. 더 옛날로 돌아간다면 내가 어렸을 때 솔직하게 들었던 음악은 대중가요다. 어렸을 때 댄스그룹을 좋아했고, 그 이전에 듀스 음악도 좋아했다. 그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알지 못하더라도 기분이 좋을 때 힘이 돼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Q. 대중가요 작곡가로서 앞으로 대중가요 전망은 어떻게 보나?
김하늘 :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위안이 되는, 덜 자극적인 음악이 전체적으로 많이 나올 것 같다.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북극곰 : 돌고 도는 유행이 있다. 지금은 들었을 때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 곡들이 한 번에 귀에 꽂혀주는 것보다 더 원하는 것 같다. 반복적으로 세뇌시키는 곡들도 유행하고 있다. 과거 2PM 음악과 현재 갓세븐의 음악만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찾아서 듣기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 한 번 듣고 바로 생각나는 노래가 아니라 생각이 잘 안 나서 왠지 다시 듣고 싶은 노래를 원하는 것 같다.
강준석 : 음악은 시대를 대변한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는 지금 힘들다. 힐링이나 위로받을 수 있는 음악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Q. 요즘은 아이돌 그룹들도 스스로 곡을 만드는 셀프 프로듀싱 시대다. 어떻게 보는가?
북극곰 : 개인적으로는 지드래곤이 아이돌 그룹이 싱어송라이팅을 한다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은데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가수가 직접 자기 노래를 만들어 표현하려고 하고, 자기 이야기를 가사로서 표현하려는 것 자체가 곡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서 진정성이 있다. 완성도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있을 수 있고, 이 친구만의 이야기를 했는데 공감을 하는 매니아층이 있어도 완성도가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Q.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북극곰 : 제 생각에는 대중가요를 배척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고 본다. 나도 그랬다. 따지고 보면 대중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나도 어렸을 때 대중가요 좋아했던 사람인데 내 음악을 고집하다보니 대중음악을 배척하게 되기도 했다. 이제 서로 선입견 없이 대중가요에서 자기가 인정 못하는 음악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중가요도 진정성 있는 음악도 많이 있다. 물론 유행에 따라야 하지만 스토리에서는 꼭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솔직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4번타자, 북극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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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과연 대중성 있는 음악이란 무엇이고, 완성도 있는 음악이란 무엇일까. K-POP 시장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펼치는 사람들의 음악과 생각을 알고 싶었다. 텐아시아는 ‘음악이 알고 싶다’라는 코너를 준비해 작곡가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질문들을 준비했다. 돌직구처럼 날아가는 질문에 돌아오는 그들의 음악 이야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앞서 언급한 독특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팀 중 이제 막 성장하는 샛별 작곡가들도 있다. 4번타자와 북극곰이다. 4번타자는 1983년생 동갑내기인 강준석, 김하늘이 함께 꾸린 팀이다. 군대에서 선후임으로 만난 두 사람은 재즈피아노를 전공한 김하늘이 강준석을 설득해 작곡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발표하며 빅스 ‘대답은 너니까’를 작업했다. 북극곰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많은데 지아 ‘울어본 적 있나요’, ‘그런 줄 알았어’ 등 이별노래를 주로 발표했다. 북극곰은 김지인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했다가 지난해부터 북극곰으로 노래를 발표했다. 티아라 ‘나 어떡해’, ‘넘버 나인’ 등을 신사동호랭이와 함께 작업했고, 4번타자와 지아의 노래를 다수 작업했다. 자신들을 철저히 대중음악 작곡가로 소개한 이들의 음악적 세계는 어떨까?
왼쪽부터 김하늘, 강준석이 4번타자라는 작곡팀을 활동하고 있다.
Q. 이름이 독특하다. 특이한 예명을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김하늘 : 야구를 잘해서 항상 4번타자였다. 4번타자가 항상 에이스니까 에이스가 되고 싶어서 이름을 지었다.
북극곰 : 나는 지인으로 이름으로 활동했었다가 예명을 재미있게 지어보고 싶었다. 텐조와 타스코의 타스코랑 같이 작업하다가 타스코가 북극곰 닮았다고 예명을 추천해줬다.
Q. 작곡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강준석 : 군대있을 때부터 하늘이랑 우리가 다시 만나서 뭐든 같이 하자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의리에 속아서 여기까지 왔다. 하늘이가 재즈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작곡을 하자는 제안에 나는 재즈 아카데미에 가서 살짝 배우고, 무턱대고 시작하면 될 것 같아 유튜브를 보고 따라했다. 대책 없이 광주에서 올라왔다. 사실 광주에서 큰 휴대폰 가게를 했는데 말이다. 하하.
북극곰 : 돈도 되게 많이 벌고 있었는데 하늘이가 음악하자고 음악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준석이가 그 말을 듣고 올라왔다더라.Q. 북곡금은?
북극곰 : 난 원래 밴드를 오래하면서 기타를 쳤다. 밴드가 와해되면서 작곡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시작했다. 밴드는 네오소울 밴드였다. 처음 작곡할 때는 밴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하고 싶은 음악이 있는데 대중음악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고 가수가 돋보일 수 있는 노래를 불러야 하니까. 처음에는 내가 표현하려고 하고 싶던 고집들과 그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것을 다 버리기로 생각했다.
Q.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아쉬운 점은 없었나?
북극곰 : 처음에는 아쉬웠는데 대중음악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장르를 하게 된다. 발라드, 댄스, 댄스 중에도 여러 장르도 있다. 굉장히 새로운 것을 오히려 더 많이 알게 된다. 내 음악을 했을 때는 우리 밴드의 음악을 항상 했는데 여러 음악을 더 많이 접하게 되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을 때랑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재미있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하늘 : 맞다. 그 와중에도 내 색깔과 내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 굳이 내가 내 것을 버렸다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가지고 좀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구나.
Q. 내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한다라면, 4번타자의 색깔은 무엇일까?
김하늘 : 아직 순수함이 조금 있는 것 같다.
강준석 : 예전에 히트를 치셨던 분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음악에 순수함이 있어서 굉장한 장점이라고 말해주셨다. 이 색깔을 지키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Q. 북극곰의 색깔은?
북극곰 :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보니 기타 쪽의 색깔이 많이 나오는 진한 음악이 잘 맞는 편인 것 같다. 세고, 그루브한 것 말고 여러 장르를 다 한다. 기타를 치다보니까 얽매이고 싶지는 않은데 기타를 많이 신경 쓴 곡이 탄생된다. 직접 내가 기타 반주를 넣기도 한다. 하늘이가 피아노, 준석이가 가이드도 부른다. 각자 장점을 살린 것이다.
Q.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생각하기에 대중성 있는 음악이란 무엇일까? 흔히 표현하는 ‘좋은 음악’과 차이가 있는 것일까?
김하늘 : 대중성 있는 음악이랑 좋은 음악이란 같은 음악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좋은 음악인 것 아닌가. 우리는 20~40대가 들어도 ‘이 분위기에 이런 걸 듣고 싶다’는 음악들을 만들려고 노력하니까 우리 입장에서 대중성과 좋은 음악은 같은 말인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장르적 색깔에 차이가 있는 것이고, 록, 힙합 등 말이다.
북극곰 : 사람들이 굳이 인디와 대중음악을 많이 나누는데 인디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많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만 보더라고, 그들은 자기 음악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음악을 탄생시켰다. 대중이냐 자기 음악이냐가 모호한 것 같다.
Q.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대중음악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렇다면 음악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또한 다르다는 말 같다.
북극곰 : 우리가 완벽한 대중가요 작곡가니까 사람들이 쉽게 좋아하는 노래, 그런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인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트렌드를 민감하게 읽어야 하고,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접근 방식이 다르다. 대중음악 작곡가는 현재 음악을 듣는, 기호를 맞춰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니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트렌드에 맞춰서 곡을 써야 하다보니 가장 트렌디한 곡도 많이 쓰고, 가사 같은 부분도 센스 있는 가사를 참고한다.Q. 공감을 주는 가사를 찾기 위해,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김하늘 : 난 밖에 잘 나가지 않는 편이라 정말 검색을 많이 하고, 사이트를 많이 돌아다닌다. 상담게시판 같은 진실한 이야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내용은 진짜라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북극곰 : 곡에 따라 다르다.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는 내 나이가 어리지 않으니 어린 친구 만날 기회를 만들어서 그 친구의 사랑이라든지 좋아하는 남자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발라드를 써야 하는데 남자 입장과 여자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면 불특정 다수를 만나서 자연스럽게 연애 상담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게시판, 블로그, 지식인까지 상담주제를 찾아보며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니까 그곳에서 힌트를 얻고 영감을 얻는다. 음악적인 것보다 노래의 주제, 이 노래가 표현하려는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음악은 그것을 받쳐주는 느낌이다. 가사나 주제에 대한 영감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음악을 만들고 억지로 끼어 맞추기보다 가사에 음악적 색깔을 맞추는 편이 더 빠르고 쉽다. 우리 셋이서 공감하는 부분을 찾기도 한다.
Q. 부르는 가수에 따라 노래에 느낌도 많이 달라지기도 하지 않나.
북극곰 : 가수가 발언권이 있으면 많이 바뀐다. 하하. 녹음을 하기 전에 가수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부르는 사람이 공감을 해야 하니까. 지아의 경우는 여자 입장에서 이별 이야기를 다루다보니까 많은 고민을 하고 쓴다. 공감되지 않을 수 있으니 항상 확인받는다. 여자로서 어떠냐 항상 물어본다. 원작자도 중요한데 부르는 사람이 공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북극곰
Q. 세 명이 함께 작업을 많이 했다. 창작 작업이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김하늘 : 북극곰 형이 조율을 잘해준다. 배울게 많아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면 조율을 해준다. 중심을 잡아 주니까 의견을 마음껏 던져도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 큰 문제는 없다.
북극곰 : 각자 생각이 다르니 협업을 하면 쉽게 부딪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자 생각하는 목표는 똑같다. 곡이 잘 나와야 하고. 곡이 좋아야 하고. 공감을 얻겠다는 공통적 목표말이다. 여러 명의 공감을 얻는 것이 목표이니 한 명이라도 반론을 제기하면 그것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대답을 찾는다. 어려움은 없다.
Q. 각자 곡을 주고 싶은 드림 아티스트가 있다면.
김하늘 : 소녀시대 태연. 하하하. 개인적으로 팬이다. 태연이 불렀던 발라드들을 좋아해서… 사실 얼굴이 보고 싶다.
강준석 : 지아 팬인데 벌써 소원을 이뤘다.
북극곰 : 작곡가가 녹음을 하러 가는데 디렉터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디렉터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 아쉬운 점을 캐치해서 길을 잡아줘야 하는데 준석이는 지아와 녹음할 때 그냥 다 좋다고만 말하더라. 하하.
Q. 북극곰은 어떤가. 드림 아티스트가 있나?
북극곰 :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도 많은데 진짜 이 사람과 하고 싶다고 갈망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TV를 보면서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얼마 전에 KBS2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를 봤는데 윤민수와 신용재 듀엣을 보고 너무 좋았다. 그렇게 감정표현을 잘하는 가수나 이야기를 잘하는 가수를 보면 같이 하고 싶다. 벤, 포맨, 백지영 등등. 백지영은 잘 부른다는 표현을 떠나서 연기하는 가수다. 지아도 그렇고. 그런 가수들이랑은 다 해보고 싶다.
Q. 앞으로 더 많은 곡을 발표하게 될 텐데 어떤 작곡가가 되고 싶나?
4번타자 : 큰 색깔이 없어도 꾸준히 사랑받는 작곡가. 큰 홈런 빵빵 치다가 한 번에 없어지는 것 말고, 시대와 같이 공존해서 살고 싶다.
북극곰 : 옛날에는 내 색깔로 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작곡을 시작했다. 더 옛날로 돌아간다면 내가 어렸을 때 솔직하게 들었던 음악은 대중가요다. 어렸을 때 댄스그룹을 좋아했고, 그 이전에 듀스 음악도 좋아했다. 그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알지 못하더라도 기분이 좋을 때 힘이 돼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Q. 대중가요 작곡가로서 앞으로 대중가요 전망은 어떻게 보나?
김하늘 :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위안이 되는, 덜 자극적인 음악이 전체적으로 많이 나올 것 같다.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북극곰 : 돌고 도는 유행이 있다. 지금은 들었을 때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 곡들이 한 번에 귀에 꽂혀주는 것보다 더 원하는 것 같다. 반복적으로 세뇌시키는 곡들도 유행하고 있다. 과거 2PM 음악과 현재 갓세븐의 음악만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찾아서 듣기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 한 번 듣고 바로 생각나는 노래가 아니라 생각이 잘 안 나서 왠지 다시 듣고 싶은 노래를 원하는 것 같다.
강준석 : 음악은 시대를 대변한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는 지금 힘들다. 힐링이나 위로받을 수 있는 음악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Q. 요즘은 아이돌 그룹들도 스스로 곡을 만드는 셀프 프로듀싱 시대다. 어떻게 보는가?
북극곰 : 개인적으로는 지드래곤이 아이돌 그룹이 싱어송라이팅을 한다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은데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가수가 직접 자기 노래를 만들어 표현하려고 하고, 자기 이야기를 가사로서 표현하려는 것 자체가 곡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서 진정성이 있다. 완성도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있을 수 있고, 이 친구만의 이야기를 했는데 공감을 하는 매니아층이 있어도 완성도가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Q.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북극곰 : 제 생각에는 대중가요를 배척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고 본다. 나도 그랬다. 따지고 보면 대중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나도 어렸을 때 대중가요 좋아했던 사람인데 내 음악을 고집하다보니 대중음악을 배척하게 되기도 했다. 이제 서로 선입견 없이 대중가요에서 자기가 인정 못하는 음악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중가요도 진정성 있는 음악도 많이 있다. 물론 유행에 따라야 하지만 스토리에서는 꼭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솔직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4번타자, 북극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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