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걸그룹들에게 예쁜 비주얼과 달리 ‘전쟁’이란 삭막한 단어가 사용됐다. 한 달에도 많은 걸그룹이 데뷔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그 안에서 각인시키고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걸그룹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청순, 귀여움, 섹시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만큼 그동안 다수의 걸그룹은 세 가지 코드를 보여 왔고 이것이 그들의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코드였다.

그런데 이 코드를 완벽히 뒤집고 새로움에 도전한 이들이 있었다.

오렌지캬라멜
# 선병맛 후중독 대표주자, 오렌지캬라멜
지난 2002년 걸그룹 러브(LUV)의 ‘오렌지 걸(Orange Girl)’을 기억하는가. 지금은 배우로 자리 잡은 전혜빈과 오연서가 속했던 이들의 곡에서 ‘열라캡숑 기쁘지’라는 가사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오렌지캬라멜의 첫 등장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렌지캬라멜의 첫 등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장신의 몸짱 걸그룹으로 일컬어졌으며 카리스마 언니의 상징이었던 애프터스쿨의 막내 라인 세 명이 유닛을 만들었는데 오렌지캬라멜이란 이름이었다. 이것부터 의아했다. ‘마법소녀’를 통해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마법 소녀가 된 세 사람은 ‘뽕끼’ 가득한 곡으로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난 몰라 난 몰라 천번만번~’이라는 가사가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 이후에도 오렌지캬라멜은 백설공주로 변신한 ‘아잉’, 똑 단발머리로 양쯔강을 건너야 만날 수 있는 님을 그리는 ‘상하이 로맨스’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어느 순간부터 오렌지캬라멜의 컴백 콘셉트가 기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오렌지캬라멜은 인간 초밥으로 변신한 ‘까탈레나’를 공개해 기대에 부응했다.

오렌지캬라멜은 ‘까탈레나’ 활동을 통해 푸드 패션을 선보이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독보적으로 갖췄다. 초반 오렌지캬라멜의 콘셉트에 호불호가 확연히 나눠졌지만 4년이 지난 현재는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독보적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오렌지캬라멜은 오는 18일 새 싱글 ‘나처럼 해봐요’ 발매에 앞서 새로운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번에는 눈커풀에 눈을 새롭게 그린 카툰 메이크업이었다. 과거 팝스타 레이디가가 선보여 모두를 경악케 한 이 콘셉트를 오렌지캬라멜이 재해석한 것이다. 멈추지 않는 오렌지캬라멜의 이색 콘셉트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크레용팝

# 국민송의 주인공, 크레용팝
선배 오렌지캬라멜이 이색 콘셉트의 새 길을 열었다면 그 뒤는 크레용팝이 이었다. 크레용팝은 지난 2012년 데뷔했지만 데뷔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빠빠빠’를 통해 대세 대열에 합류했다. 크레용팝은 섹시나 깜찍 코드가 아닌 B급 코드를 선택했다. 헬멧을 쓰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흰색 치마 바지를 입고 등장해 ‘직렬 5기통 춤’을 췄다. 노래의 절반 이상이 ‘빠빠빠’지만 중독성 강하고 쉬운 그들의 콘셉트는 어린이들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크레용팝은 표절 논란, 일베 논란 등의 홍역을 겪었지만 ‘빠빠빠’를 통해 자신들만의 새로운 코드를 개척할 수 있었다. 이후 크레용팝은 ‘어이’에서 트로트풍의 곡과 모시 의상을 입고 등장해 B급 코드를 이어갔다.크레용팝의 독자적인 콘셉트에 원조 이색 콘셉트 팝스타 레이디가가도 반응을 보였다. 크레용팝은 레이디가가 측의 러브콜로 지난 6월부터 약 한달 간 레이디가가의 북미투어 콘서트 ‘아트레이브:더 아트팝 볼(artRAVE: The ARTPOP Ball)’ 오프닝 무대에 설 수 있었다. 크레용팝은 레이디가가에게도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헬멧과 맞춤 의상을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어 콘서트 후 귀국한 크레용팝은 오는 9월 첫 정규앨범 발매를 준비 중이다. 크레용팝 또한 새 앨범을 통해 ‘빠빠빠’의 아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리츠

# 이색 콘셉트 걸그룹 새싹들
오렌지캬라멜, 크레용팝처럼 독자적인 이색 콘셉트의 걸그룹들도 등장하고 있다. 먼저 프리츠는 등장부터 범상치 않다. 아리, 유나, 슈아, 하나 등 네 명의 소녀와 함께 로봇곰 프랭크가 프리츠의 멤버다. 활동 초반 로봇곰 프랭크는 무대에 함께 참여했지만 여름 맞이 충전과 개조 중으로 현재는 불참하고 있다. 프리츠는 모바일 게임 ‘몬스터 길들이기’와 콜라보레이션 곡 ‘걸스출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프리츠는 국내 최초 오락실 공연을 하며 이색적인 면모를 보였다. 프리츠는 현재 방송 출연 없이도 많은 남성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뎅이

이름부터 특이한 풍뎅이도 이색 걸그룹 새싹이다. 풍뎅이 멤버들은 각각 빨강, 노랑, 파랑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름처럼 풍뎅이의 음악은 개성이 넘친다. 풍뎅이는 ‘알탕’, ‘솜사탕’, ‘잘탕’ 등의 곡을 통해 사투리 랩을 비롯한 자신들의 매력을 유감없이 펼치고 있다. 신선한 풍뎅이의 매력은 대중에게도 통해 ETN ‘뮤직 온’ MC, 자연주의 화장품 씨드앤트리 모델 등에 발탁되기도 했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플레디스, 크롬엔터테인먼트, 판다그램, 도마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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