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하정우, ‘명량’ 최민식, ‘해무’ 김윤석
올 여름, 극장가에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삼파전이 펼쳐진다.‘군도:민란의 시대’에서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로 파격 변신한 하정우, ‘명량-회오리바다’로 이순신의 부활을 이끄는 최민식, 봉준호 감독이 첫 제작을 맡은 영화 ‘해무’로 돌아온 김윤식이 그 주인공들이다.이들 중 가장 먼저 관객들과 만나는 배우는 하정우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향한 도적들의 통쾌한 액션 활극. 하정우는 쇠백정 돌무치에서 군도 무리의 에이스 도치로 거듭나는 드라마틱한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넓적한 도살용 식칼로 소, 돼지를 잡아 홀어머니와 여동생 곡지와 함께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돌무치는 돌로 머리를 맞아도 끄떡없는 단단한 몸과 700근의 고기를 실은 수레도 거뜬히 끄는 엄청난 힘의 소유자다. 하지만 천민보다 더 아래 계층에 속하는 백정으로, 고기를 사 주는 양반들 덕에 먹고 살 수 있다 여기며 밟히는 것을 천명처럼 받아들이는 순수한 영혼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돌무치는 어떤 사건으로 군도에 합류해 쌍칼을 휘드르는 도치로 변신하게 되는데, 하정우는 삭발까지 감행하며 1인2역에 가까운 캐릭터의 변화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는 후문. 소름끼치는 연쇄살인마부터, 호스트, 조직 두목, 소설가, 앵커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여왔던 하정우의 또 다른 변신이 주목된다.최민식의 ‘명량’이 뒤이어 30일 개봉한다. ‘명량’은 1597년, 단 12척의 배로 133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계란으로 바위를 부수는 격인 일생일대의 전투를 앞두고, 누구보다 고독하고 고통스러웠을 이순신의 내면을 담아낼 배우가 최민식이라는 점이 관객들의 기대를 자극한다.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아 그만의 ‘포스’를 드러낸다. 종전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이순신 장군의 용맹함이나 혹은 장수로서 번뇌를 그렸다면 ‘명량’ 속 이순신은 왕을 모시는 신하이자 한 사람의 아버지, 군사를 이끄는 장수이자 두려움에 번민하는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후문이다.
8월13일 개봉하는 ‘해무’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낡은 어선에 오른 여섯 명의 선원이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윤석, 박유천, 한예리, 이희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등 관록의 배우부터 스크린 기대주까지 최강의 캐스팅 조합을 자랑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김윤석은 한때 여수를 주름잡던 잘 나가는 선장이었지만 이제는 수확없는 낡은 어선에서 겨우 선장소리를 듣고 있는 철주 역할을 맡았다. 배만은 포기할 수 없는, 뼛속까지 뱃사람인 철주는 자신의 삶의 터전인 배와 자기를 믿고 따르는 선원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 김윤석 특유의 카리스마가 철주라는 인물과 어떤 조화를 이룰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연출을 맡은 심성보 감독은 “‘해무’를 통해 김윤석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인간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김윤석과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고 소개해 기대를 높였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영화 ‘군도’, ‘명량’, ‘해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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