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이방인’ 전국환, ‘엔젤아이즈’ 정애리, ‘골든크로스’ 정보석(위부터)

악역이 탄탄해야 드라마의 긴장감이 높아진다.최근 안방극장에는 중견 연기자들이 주인공과 대적하는 악역으로 분해 더욱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단순히 욕망을 위한 악행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명분과 주인공의 약점을 파고드는 노련함,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까지 갖춘 캐릭터를 통해 극을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MBC ‘기황후’에서 대승상 연철로 분해 극의 흐름에 무시못할 존재감을 과시했던 전국환이 이번엔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 명우의료재단 이사장 오준규 역으로 다시 한 번 극의 명암을 조절하고 있다.

오준규는 얼핏 보면 항상 인자한 미소를 짓고 예의바른 신사처럼 보이지만, 그 미소 이면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권력욕으로 똘똘 뭉쳐있는 인물.’쓸모 있는 자는 취하고, 쓸모 없는 자는 가차 없이 버린다’는 용인술과,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를 갖췄다.전국환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이 같은 오준규 캐릭터의 위압감을 더욱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나아가는 길을 갈로막는 거대한 장벽임과 동시에, 탈북의사 박훈(이종석)과 천재의사 한재준(박해진)이 끊임없이 갈등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정애리는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잘못된 아들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오영지로 분해 섬뜩한 악녀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는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아들을 지키기 위해 악행을 저지른 후 이를 모성애로 합리화하는 뻔뻔함으로 극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결국 지난 8일 방송된 ‘엔젤아이즈’에선 오영지의 아들 강지운(김지석)이 모친의 죄까지 모두 안고 자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강지운은 엄마 오영지가 자신의 뺑소니 사고를 덮기위해 동주(이상윤)의 엄마에게 복어독을 주입해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했다. 하지만 오영지는 강지운에게 외국으로 피신해 있으라며 끝까지 죄를 감추려 했다.강지운은 오영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 집을 나와 차민수(주안)에게 전화해 자수했다. 또 복어독을 주사한 장본인이 자신이라고 주장했고, 그는 살인죄로 긴급체포됐다. 오영지는 아들이 벌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죄를 자백했다. 강지운은 뺑소니 사고 시효가 만료돼 풀려났지만 오영지는 죗값을 치르게 됐다.

정애리는 오영지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감정이입, 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모성이라 착각하는 그녀의 모습을 섬뜩하게 소화해 냈다. 끝까지 자신의 과거를 합리화하려던 그녀는 비로소 어긋난 모정이 되레 아들에게 해를 입힌 현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끝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후회 섞인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보석은 KBS2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에서 두 얼굴의 악역 서동하 역할로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골든크로스’는 상위 0.001%의 우리나라 경제를 움직이는 비밀클럽 ‘골든크로스’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음모를 그린 드라마. 극 중 정보석은 경제기획부 금융정책국장 서동하로 분해 젠틀한 모습 이면에 숨겨둔 악역 본색을 드러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특히 지난 12일 방송된 17회에서 서동하는 강동윤(김강우)에 속아 40년 지기 박희서(김규철) 마저 죽이며 세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그는 스폰 관계였던 강동윤의 여동생 강하윤(서민지)에 이어, 자신의 죄를 강동윤의 부친 강주완에 뒤집어 씌운 뒤 그를 살해했다. 자신이 살인 지시를 내렸던 곽대수(조덕현)를 죽여 비밀을 덮으려 했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강도윤 역시 죽이려 계략을 꾸몄다.

욕망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며 처절한 악마가 돼가는 서동하가 또 어떤 악행을 저지를지, 어떤 최후를 맞을지 종영을 앞둔 ‘골든크로스’의 결말이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SBS ‘닥터이방인’, ‘엔젤아이즈’, KBS2 ‘골든크로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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