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콘서트에 참석한 많은 관객들은 저마다 풍선, 야광봉 등을 통해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했다.
딱 10년 전 청소년이었던 기자에겐 좋아하는 그룹이 있었다. 그 그룹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 몇 명과 손을 잡고 당시 그 나이로서는 멀고 먼 길을 떠났다. 지하철역까지 걸었다는 표현보단 떠밀렸단 표현이 어울리게 귀가하면서도 친구들과 응원봉, 풍선, 팬카페에서 나눠주는 예쁜 명함을 들고 감동을 감추지 못 했다. 당시를 회상하면 관객의 거의 대부분이 여자 중고등학생 또래들이었다. 그리고 2014년 6월 8일, 10년 만에 다시 드림콘서트를 찾았다.이젠 10대가 아니라 성인이기 때문에 혹시 어색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예전 함께 했던 친구와 다시 손을 잡고 드림콘서트로 나섰다. 공연이 개최된 서울 월드컵 경기장 인근 화장실에는 각자 응원하는 그룹의 부채를 들고 초조하게 “아 빨리 들어가야 하는데”라 말하는 소녀들이 주를 이뤘다. 10년 전이 아련하게 생각나는 그때였다. 그런데 공연장에 들어가자마자 소녀들뿐이 아닌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관객들이 보였다.물론 10대 소녀들이 관객의 주를 이뤘다. 하지만 10대 남학생을 비롯해 20대, 아버지 또래와 비슷한 분들, 외국인 팬까지 다양한 관객의 구성이 눈에 띄는 공연이었다.
드림콘서트 공연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의 모습
기자의 뒷자리에는 10대 소년 네 명이 진지하게 앉아있었다. 16세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이라 밝힌 그들 중 김모 군(익명을 원함)은 “나는 걸스데이의 팬이다”며 “친구들은 에이핑크의 팬이다”고 수줍게 말했다. “꺄!”하는 함성을 보이는 소녀팬 사이에서 소년들은 묵직하게 있었다. 하지만 팬이라 밝힌 걸스데이와 에이핑크가 등장하자 일제히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들고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역시 걸그룹이 강세를 이루는 만큼 그들을 응원하는 남성 팬들의 참여가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 찰나, 한 소년은 “엑소는 언제 나오지”라 속삭였다. 엑소를 기다리던 그 소년은 서울 마포구에 사는 초등학생으로 에이핑크 팬인 형을 따라 드림콘서트에 참석했다. “엑소 형아들의 군무가 멋있다”고 칭찬한 소년은 고등학생 형의 ‘무한 케어’를 받았다. “잘 보여? 배 안고파?”라 말했던 의젓한 형이었지만 에이핑크가 나오자 “츄!!!”를 외치며 프로 팬의 면모를 보였다.공연이 후반부로 무르익으며 에이핑크가 등장했다. 한 40대 남성 관객은 “에이핑크 정말 많이 성장했다. 이렇게 드림콘서트 끝 쪽에 나오다니…”라 말했다. 그는 두 딸을 둔 아버지며 에이핑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에이핑크를 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찾은 것일까. 이에 대해 남성 관객은 “나도 에이핑크를 좋아하지만 딸들이 엑소를 정말 좋아한다”며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나도 딸들도 즐거운 토요일이다”고 설명했다. 에이핑크 다음으로 엑소가 등장하고 많은 관객들이 자리에 일어나서 열광하자 남성 관객은 관객이 없는 쪽으로 움직여 딸을 목마 태워줘 엑소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 외에도 어린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부모님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많은 가수가 함께 나오는 공연의 특성상 늦은 시간에 끝나기에 자녀가 걱정된 부모님들이 함께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드림콘서트에서 엑소가 등장하자 많은 관객들이 일어나며 열광했다.
특히 엑소가 등장하자 다양한 연령, 성별의 관객들은 하나가 돼 일어났다.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인 만큼 많은 소녀팬들의 지지와 함께 ‘엑소가 어떻길래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하는 호기심의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엑소가 왜 대세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귀가하며 공연장에 간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님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10년 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모습이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공연이 우리 곁을 찾았으며 ‘케이팝’이란 하나의 장르가 구축돼 가요를 좋아하는 자녀 팬의 모습을 많은 부모님이 이해해주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드림콘서트는 어느덧 스무 살이 됐다. 모두들 ‘드림콘서트가 그렇게 오래됐어?’할 정도로 긴 시간 우리 곁에 함께 하며 성장했다. 스무 살 드림콘서트는 더 이상 소녀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케이팝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하는 공연으로 거듭났다.
글, 사진. 최진실 tru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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