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던 더위가 한 풀 꺾이고 비가 내리던 날, 빗소리보다 시원한 그녀와 만날 수 있었다. 특유의 웃음과 함께 호탕함으로 편안함을 주는 청량한 ‘그 여자’ 백지영과의 인터뷰는 말 그대로 단비 같았다. 무대 위 서정적이고 애절한 노래를 부르는 발라드 퀸의 면모와 함께 무대 밖에서는 쿨한 언니 백지영이 ‘여전히 뜨겁게’를 들고 돌아왔다. 백지영은 지난 5월 7일 영화 ‘역린’의 OST ‘불꽃’을 공개 당일 전 음원 차트를 올킬하며 변치 않은 OST 여왕의 위엄을 입증했다. 이어 백지영은 지난 5월 26일 ‘여전히 뜨겁게’를 공개하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애절한 가창력으로 ‘믿고 듣는 백지영’임을 보였다. 1년 4개월 만에 음악으로 돌아온 백지영의 소감은 어떨까.
Q. ‘여전히 뜨겁게’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말 그대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소감은 어떤가?
백지영: 좋다. 보람도 있고 특히 스태프들이 좋아해주니 너무 좋았다.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았다.
Q. 당신과 더불어 데뷔 동기라 말할 수 있는 플라이투더스카이, 지오디가 비슷한 시기에 컴백했다. 모두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백지영 : 플라이투더스카이나 지오디 모두 1999년에 데뷔했다. 어제도 음악 방송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와 옆 대기실을 썼는데 감회가 남달랐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과 위로가 된다. 사적으로 되게 친한 편은 아니지만 하하. 브라이언 씨와는 사석에서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다. 오히려 데뷔 때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 더 가까워졌다. 아, 예전에 환희 씨가 어떤 생일 자리에서 직접 노래를 불러줬는데 정말 잘 불렀다.Q. ‘여전히 뜨겁게’ 뮤직비디오 속 노인 분장을 한 남자 배우가 공개 전부터 화제였다. 다른 뮤직비디오와 달리 노인 분장을 한 배우의 등장은 독특했는데 그 이유가 있는가?
백지영: ‘여전히 뜨겁게’라는 곡 자체가 누군가를 사귀다 헤어져서 그리운 노래가 아니다.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노래는 그 때 내가 사랑했던 감정, 사랑, 열정을 그리워하는 노인의 첫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설정을 하게 된 것이다.
Q. 뮤직비디오 주인공을 두고 여러 추측이 많았는데 17세 여진구라는 점도 깜짝 놀랐다.
백지영: 퀴즈를 낸 느낌이라 재밌었다. 근데 몇몇 분들은 그 노인 분장을 내가 한 것이라고도 하시더라. 하하. 어떻게 나라고 생각을 하실 수가! 어떤 분들은 바로 여진구 씨인 것을 눈치 채시더라.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나이는 어리지만 노인 분장이 가능한 마스크를 가진 여진구 씨가 가장 적합했었다.
Q. 오랜만에 공개했던 새 앨범이었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며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무엇인가?
백지영: MC도 하고 나름 방송 활동도 해왔지만 백지영의 앨범은 공식적으로 보면 결혼 이후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욕심이 있었다. 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성을 터치하는 곡을 고르기 위해 신중했다. 가수들 모두가 그렇겠지만 앨범 하나를 진행하며 고민이 많다. 퍼포먼스가 강한 가수들은 여러 콘셉트를 둘 수도 있겠지만 발라드나 슬로 템포를 하는 가수들은 곡이 얼마나 좋은가가 관건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내가 불렀을 때 무언가 감성을 확 터치해주는 곡을 담고 싶었다. ‘여전히 뜨겁게’는 가사도 잘 나왔고 완성도도 좋았다. 녹음실에서 녹음을 할 때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곡에 대한 몰입도가 저절로 생겼다.Q. 곡을 고르는 일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그런데 당신은 정말 선곡을 잘하는 가수인 것 같다. 선곡을 잘 하는 노하우가 있을까?
백지영: 음… 선곡의 이유를 꼽자면 의도적으로 타이틀이 되기 위해 쓴 곡은 무언가 느껴졌다. 화려한 코드나 많은 악기들 속에서도 진정성이 있겠지만 그 안에 내재된 진정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실 ‘여전히 뜨겁게’도 코드 변화도 별로 없고 화려하진 않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그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수 있을까. 하하.
Q. 그렇다면 백지영의 많은 히트곡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
백지영: 음… 꼽아야 한다니! 그렇다면 ‘사랑 안해’, ‘잊지 말아요’, ‘총맞은 것처럼’! ‘사랑 안해’는 컴백 전 내가 가지고 있던 곡이었다. 이 곡을 들고 회사를 찾으면서도 확신이 있었다. 사실 음역대가 높지 않은 노래임에도 부르기가 굉장히 힘든 곡이다. ‘잊지말아요’는 드라마 덕도 많이 봤다. 하하. 딱 들어서 처음에 들었을 때 좋은 곡이 있고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곡이 있는데 이 노래는 부르면 부를수록 더 좋아지는 노래 같다. ‘총맞은 것처럼’은 직선적인 가사와 제목이 처음으로 시도된 것 같다. 멜로디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좋은 곡자를 만나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Q. 당신은 데뷔 초반 ‘선택’, ‘부담’, ‘대시’ 등 댄싱퀸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백지영하면 발라드 여왕이란 타이틀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백지영과 발라드가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백지영: 발라드와의 만남은 긴 공백 중에 있었다. 성공에 대한 욕심을 다 내려놓은 상태에서 박근태 작곡가를 알게 됐다. 사실 내 데뷔곡이 발라드였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서 리키 마틴 등 라틴 열풍이 불며 수록곡 중 라틴 곡으로 갑자기 타이틀 곡이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발라드에 대한 생각이 항상 있었다. 발라드와 만나며 내 자리를 찾아간 느낌이 있었다.Q. 백지영은 가수로도 인정받지만 많은 20대 여성들의 워너비로 자리 잡고 있다. 쿨한 성격과 미모 유지, 그리고 멋진 남편 정석원까지.
백지영: 결혼 한 후 그런 쪽으로 많이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앗 그런데 미모 유지는 처음이다. 하하. 음 비법이 있다면 식생활과 잠이 중요한 것 같다. 군것질은 일년에 한 두 번 할까 한다. 꾸준히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인 것 같다. 급하게 다이어트를 할 때는 1일 1식도 해봤다. 나와는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연애라…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 연애의 비법 아닐까? 내가 뭔가를 급하게 원하면 달아나는 것 같다.
Q. 결혼 1주년을 맞이한 당신은 아내로서는 어떤 생활을 하는 지 궁금하다.
백지영: 결혼 후에는 내가 먹었던 것에서 남편의 식성을 신경 써서 조금 더 만들고 그러는 것 같다. 사실 난 생각보다 더 깔끔한 편이라 집안 청소도 하고 하하. 남편과 나는 대화가 서로 많은 스타일이다. 오히려 연애 때보다 싸움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둘다 운동을 좋아하니 바쁘지 않을 때는 남산도 같이 간다.
Q. 백지영 하면 쿨한 언니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 백지영에게 있어 ‘쿨’은 어떤 존재일까?
백지영: 내가 쿨한가? 이런 생각도 한 적도 있었다. 혈액형을 맹신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 A형인데… 하하. 나에게 상담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 다른 사람은 저런 문제에 저렇게 예민할 수 있구나’, ‘저런 일을 가지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 것을 비춰봤을 때 난 단순하고 쿨한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살면서 스트레스도 별로 없고 좋다!Q. 앞으로도 어떤 음악을 더 하고 싶은가?
백지영: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통계나 그래프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일수록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무대 위에서도 노하우에 젖는 순간 촌스러워 진다. 그런 것과 타협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 지름길을 선택하기 보다는 열심히 해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발라드나 댄스를 하고 싶다. ‘내 귀의 캔디’라는 곡도 업템포 노래를 찾던 도중 두곡이 나왔다. 한 곡은 여자 혼자 부르면 딱 좋은 그런 댄스 음악이었고 하나는 남자 콜라보레이션 곡이 필요한 것이었다. 두 번째가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가이드 분 목소리가 굉장히 택연 씨와 비슷했다. 그래서 택연 씨에게 부탁을 했다. 회사 간 이야기도 잘 돼서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된 것 같다. 이것처럼 의도치 않게 뭔가 열정을 따라가면 그대로 되는 것 같다.
Q. 백지영과 택연의 콜라보레이션 ‘내 귀의 캔디’는 정말 신선하면서도 인상 깊은 조합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백지영의 무대에 택연이 갑자기 들어와 함께한 것은 온라인 상에서 화제였다.
백지영: 아 그때 정말 깜짝 놀랐다! 하하. 택연 씨가 부산에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갑자기 무대에 함께할 줄이야. 무대 앞에 경호하신 분들도 나도 처음에는 ‘팬인가?’ 했었는데 택연 씨였다. 택연 씨는 정말 예의 바르고 담백한 친구다. 즐거웠다.
Q. 그렇다면 백지영이 현재 가장 눈여겨보는 후배 가수는 누구인가?
백지영: 음 많은데… 지금 활동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효린이와 에일리다. 씨스타 친구들 모두 좋아하는데 보컬 성향이 강한 효린이가 눈에 띈다. 효린이는 음악적 편견을 깨고 장르의 다양성을 보일 수 있는 친구라 생각한다. 에일리가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 않나.Q. 후배들에게 백지영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조언이 있을까?
백지영: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동건 씨가 어떤 인터뷰에서 착한 사람은 악역을 할 수 있지만 악한 사람은 착한 연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던 부분이 있는데 정말 공감이 갔다. 아무리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너무 욕심이 많고 인성이 별로라면 힘들 것 같다. 때문에 조금 더 롱런하고 싶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뜨겁게’로 컴백한 백지영은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곡으로 6개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등 여전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어 백지영은 오는 9월 20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4개 도시 투어를 펼친다. ‘여전히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 백지영은 이번 공연을 통해 더 섬세해진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구성의 공연으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W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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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전히 뜨겁게’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말 그대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소감은 어떤가?
백지영: 좋다. 보람도 있고 특히 스태프들이 좋아해주니 너무 좋았다.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았다.
Q. 당신과 더불어 데뷔 동기라 말할 수 있는 플라이투더스카이, 지오디가 비슷한 시기에 컴백했다. 모두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백지영 : 플라이투더스카이나 지오디 모두 1999년에 데뷔했다. 어제도 음악 방송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와 옆 대기실을 썼는데 감회가 남달랐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과 위로가 된다. 사적으로 되게 친한 편은 아니지만 하하. 브라이언 씨와는 사석에서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다. 오히려 데뷔 때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 더 가까워졌다. 아, 예전에 환희 씨가 어떤 생일 자리에서 직접 노래를 불러줬는데 정말 잘 불렀다.Q. ‘여전히 뜨겁게’ 뮤직비디오 속 노인 분장을 한 남자 배우가 공개 전부터 화제였다. 다른 뮤직비디오와 달리 노인 분장을 한 배우의 등장은 독특했는데 그 이유가 있는가?
백지영: ‘여전히 뜨겁게’라는 곡 자체가 누군가를 사귀다 헤어져서 그리운 노래가 아니다.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노래는 그 때 내가 사랑했던 감정, 사랑, 열정을 그리워하는 노인의 첫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설정을 하게 된 것이다.
Q. 뮤직비디오 주인공을 두고 여러 추측이 많았는데 17세 여진구라는 점도 깜짝 놀랐다.
백지영: 퀴즈를 낸 느낌이라 재밌었다. 근데 몇몇 분들은 그 노인 분장을 내가 한 것이라고도 하시더라. 하하. 어떻게 나라고 생각을 하실 수가! 어떤 분들은 바로 여진구 씨인 것을 눈치 채시더라.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나이는 어리지만 노인 분장이 가능한 마스크를 가진 여진구 씨가 가장 적합했었다.
Q. 오랜만에 공개했던 새 앨범이었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며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무엇인가?
백지영: MC도 하고 나름 방송 활동도 해왔지만 백지영의 앨범은 공식적으로 보면 결혼 이후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욕심이 있었다. 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성을 터치하는 곡을 고르기 위해 신중했다. 가수들 모두가 그렇겠지만 앨범 하나를 진행하며 고민이 많다. 퍼포먼스가 강한 가수들은 여러 콘셉트를 둘 수도 있겠지만 발라드나 슬로 템포를 하는 가수들은 곡이 얼마나 좋은가가 관건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내가 불렀을 때 무언가 감성을 확 터치해주는 곡을 담고 싶었다. ‘여전히 뜨겁게’는 가사도 잘 나왔고 완성도도 좋았다. 녹음실에서 녹음을 할 때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곡에 대한 몰입도가 저절로 생겼다.Q. 곡을 고르는 일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그런데 당신은 정말 선곡을 잘하는 가수인 것 같다. 선곡을 잘 하는 노하우가 있을까?
백지영: 음… 선곡의 이유를 꼽자면 의도적으로 타이틀이 되기 위해 쓴 곡은 무언가 느껴졌다. 화려한 코드나 많은 악기들 속에서도 진정성이 있겠지만 그 안에 내재된 진정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실 ‘여전히 뜨겁게’도 코드 변화도 별로 없고 화려하진 않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그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수 있을까. 하하.
Q. 그렇다면 백지영의 많은 히트곡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
백지영: 음… 꼽아야 한다니! 그렇다면 ‘사랑 안해’, ‘잊지 말아요’, ‘총맞은 것처럼’! ‘사랑 안해’는 컴백 전 내가 가지고 있던 곡이었다. 이 곡을 들고 회사를 찾으면서도 확신이 있었다. 사실 음역대가 높지 않은 노래임에도 부르기가 굉장히 힘든 곡이다. ‘잊지말아요’는 드라마 덕도 많이 봤다. 하하. 딱 들어서 처음에 들었을 때 좋은 곡이 있고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곡이 있는데 이 노래는 부르면 부를수록 더 좋아지는 노래 같다. ‘총맞은 것처럼’은 직선적인 가사와 제목이 처음으로 시도된 것 같다. 멜로디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좋은 곡자를 만나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Q. 당신은 데뷔 초반 ‘선택’, ‘부담’, ‘대시’ 등 댄싱퀸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백지영하면 발라드 여왕이란 타이틀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백지영과 발라드가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백지영: 발라드와의 만남은 긴 공백 중에 있었다. 성공에 대한 욕심을 다 내려놓은 상태에서 박근태 작곡가를 알게 됐다. 사실 내 데뷔곡이 발라드였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서 리키 마틴 등 라틴 열풍이 불며 수록곡 중 라틴 곡으로 갑자기 타이틀 곡이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발라드에 대한 생각이 항상 있었다. 발라드와 만나며 내 자리를 찾아간 느낌이 있었다.Q. 백지영은 가수로도 인정받지만 많은 20대 여성들의 워너비로 자리 잡고 있다. 쿨한 성격과 미모 유지, 그리고 멋진 남편 정석원까지.
백지영: 결혼 한 후 그런 쪽으로 많이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앗 그런데 미모 유지는 처음이다. 하하. 음 비법이 있다면 식생활과 잠이 중요한 것 같다. 군것질은 일년에 한 두 번 할까 한다. 꾸준히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인 것 같다. 급하게 다이어트를 할 때는 1일 1식도 해봤다. 나와는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연애라…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 연애의 비법 아닐까? 내가 뭔가를 급하게 원하면 달아나는 것 같다.
Q. 결혼 1주년을 맞이한 당신은 아내로서는 어떤 생활을 하는 지 궁금하다.
백지영: 결혼 후에는 내가 먹었던 것에서 남편의 식성을 신경 써서 조금 더 만들고 그러는 것 같다. 사실 난 생각보다 더 깔끔한 편이라 집안 청소도 하고 하하. 남편과 나는 대화가 서로 많은 스타일이다. 오히려 연애 때보다 싸움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둘다 운동을 좋아하니 바쁘지 않을 때는 남산도 같이 간다.
Q. 백지영 하면 쿨한 언니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 백지영에게 있어 ‘쿨’은 어떤 존재일까?
백지영: 내가 쿨한가? 이런 생각도 한 적도 있었다. 혈액형을 맹신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 A형인데… 하하. 나에게 상담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 다른 사람은 저런 문제에 저렇게 예민할 수 있구나’, ‘저런 일을 가지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 것을 비춰봤을 때 난 단순하고 쿨한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살면서 스트레스도 별로 없고 좋다!Q. 앞으로도 어떤 음악을 더 하고 싶은가?
백지영: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통계나 그래프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일수록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무대 위에서도 노하우에 젖는 순간 촌스러워 진다. 그런 것과 타협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 지름길을 선택하기 보다는 열심히 해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발라드나 댄스를 하고 싶다. ‘내 귀의 캔디’라는 곡도 업템포 노래를 찾던 도중 두곡이 나왔다. 한 곡은 여자 혼자 부르면 딱 좋은 그런 댄스 음악이었고 하나는 남자 콜라보레이션 곡이 필요한 것이었다. 두 번째가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가이드 분 목소리가 굉장히 택연 씨와 비슷했다. 그래서 택연 씨에게 부탁을 했다. 회사 간 이야기도 잘 돼서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된 것 같다. 이것처럼 의도치 않게 뭔가 열정을 따라가면 그대로 되는 것 같다.
Q. 백지영과 택연의 콜라보레이션 ‘내 귀의 캔디’는 정말 신선하면서도 인상 깊은 조합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백지영의 무대에 택연이 갑자기 들어와 함께한 것은 온라인 상에서 화제였다.
백지영: 아 그때 정말 깜짝 놀랐다! 하하. 택연 씨가 부산에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갑자기 무대에 함께할 줄이야. 무대 앞에 경호하신 분들도 나도 처음에는 ‘팬인가?’ 했었는데 택연 씨였다. 택연 씨는 정말 예의 바르고 담백한 친구다. 즐거웠다.
Q. 그렇다면 백지영이 현재 가장 눈여겨보는 후배 가수는 누구인가?
백지영: 음 많은데… 지금 활동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효린이와 에일리다. 씨스타 친구들 모두 좋아하는데 보컬 성향이 강한 효린이가 눈에 띈다. 효린이는 음악적 편견을 깨고 장르의 다양성을 보일 수 있는 친구라 생각한다. 에일리가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 않나.Q. 후배들에게 백지영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조언이 있을까?
백지영: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동건 씨가 어떤 인터뷰에서 착한 사람은 악역을 할 수 있지만 악한 사람은 착한 연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던 부분이 있는데 정말 공감이 갔다. 아무리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너무 욕심이 많고 인성이 별로라면 힘들 것 같다. 때문에 조금 더 롱런하고 싶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뜨겁게’로 컴백한 백지영은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곡으로 6개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등 여전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어 백지영은 오는 9월 20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4개 도시 투어를 펼친다. ‘여전히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 백지영은 이번 공연을 통해 더 섬세해진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구성의 공연으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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