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가 ‘아이돌 음악의 꽃’이라면 그것을 비추는 카메라워크는 ‘음악방송의 꽃’이다. 아이돌이 컴백할 때마다 항상 포인트 안무를 강조하는 것처럼 아이돌에게 퍼포먼스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 특이하거나 눈길을 끄는 안무는 노래보다 더 인기를 끌기도 한다. 때문에 이들의 퍼포먼스를 담아내는 카메라워크는 음악방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음악방송은 가수의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가장 쉬운 창구이기에 그 카메라워크에 따라 가수들이 준비한 퍼포먼스의 효과가 배가되기도 반감되기도 한다. 어느 음악방송이 아이돌 음악의 꽃을 가장 잘 피워냈을까? 텐카메라맨은 매주 한 팀을 선정해 그 팀의 포인트 안무를 알아보고 음악방송 무대를 비교한다.

빅스가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콘셉츄얼 아이돌 빅스가 ‘기적’같이 돌아왔다. 뱀파이어, 지킬 앤 하이드, 저주인형 매앨범 확실한 콘셉트를 선보인 빅스가 이번 싱글 ‘기적’에서 선보인 콘셉트는 ‘시간의 판타지’다. ‘기적’에서는 빅스가 단순히 판타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빅스만의 판타지적인 세계관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콘셉츄얼 아이돌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몽환적인 콘셉트지만, 퍼포먼스에서는 빅스 특유의 콘셉트를 살린 드라마틱한 요소가 곳곳에 포진했다. ‘시간의 판타지’ 콘셉트를 살린 리버스 춤, 갑자기 슬로우 모션을 펼치는 동작, 시계 초침 동작 등이 눈에 띈다. 임팩트 있는 고난도 퍼포먼스도 있다. 엔은 노래의 시작을 이끌 때 엎드려 누워있는 상태에서 들어 올려지고, 뒤이어 켄도 누워 있는 상태에서 멤버들에 의해 들어 올려진다. 홍빈과 혁이 지그재그로 모델처럼 런웨이하는 모습, 섹시한 옆모습 웨이브 등 눈을 빅스 멤버들의 강렬한 등장을 적절히 담아냈다. 각 음악방송 컴백 무대는 빅스를 어떻게 담아냈을까?# Mnet ‘엠카운트다운’ : 얼굴이냐 퍼포먼스냐 그것이 문제로다.

카메라워크 : ★★★
콘셉트 이해도 : ★★★
엔 덕후 지수 : ★★★★

Mnet ‘엠카운트다운’, 빅스 ‘기적’ 무대 캡처
‘엠카운트다운’은 ‘시간의 판타지’라는 콘셉트에 맞게 시계를 연상시키는 톱니바퀴를 무대 세트로 만들고, 빅스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스모그로 잘 살렸다. 빅스는 2절 혁의 시작 부분처럼 엔-혁-레오, 라비-혁-홍빈 등 짝을 지어 안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칼군무보다 여섯 명이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안무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정면 풀샷으로 담아야 구도와 포인트 안무가 잘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엠카운트다운’은 정면 풀샷을 종종 사용해 빅스의 콘셉트를 잘 이해한 편이었다. 다만, 빅스는 항상 후렴구를 부를 때 가창자를 센터에 세우지 않는 안무 구도를 보여왔는데 ‘엠카운트다운’은 후렴구에서 레오와 켄 대신 센터 엔의 퍼포먼스를 주로 비췄다. 적당한 풀샷은 좋았으나 클로즈업 위치가 아쉬웠다. 또한 ‘기적’의 콘셉트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도입부 리버스 춤을 잡아내지 못했다.

# MBC ‘쇼!음악중심’ : 파란 수트가 다 했잖아요.

카메라워크 : ★★★☆
숨은 보컬 찾기 점수 : ★★☆
로우 앵글 활용 지수 : ★★★ (엉덩이 가산점+☆)
MBC ‘쇼!음악중심’, 빅스 ‘기적’ 무대 캡처

‘쇼!음악중심’에서 빅스는 파란 수트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파란색 수트마저 훌륭히 소화하는 빅스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카메라워크도 몇몇 포인트를 잘 잡았다. 그중 홍빈과 혁 파트의 지그재그 안무를 풀샷을 유지한채 롱테이크로 담아내면서 홍빈과 혁의 동선에 따라 동작을 시작하는 멤버들의 움직임을 모두 적절히 담아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더 많았다. ‘쇼!음악중심’도 ‘기적’의 시작을 여는 리버스 춤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빅스 특유의 숨은 후렴구 보컬에 대해서도 아쉬웠다. 1절 레오의 파트에서 켄을 비추기도 했다. 대신 2절 레오의 파트에서는 레오가 센터로 오는 대형으로 안무가 일부 수정되면서 어느 정도 해결됐다. 가장 아쉬운 건 로우앵글의 활용이었다. 라비의 파트에서는 라비의 지휘에 따라 멤버들이 움직이고, 라비의 초침 안무 뒤로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쇼!음악중심’은 라비 클로즈업과 함께 라비만 비추는 로우앵글을 선보여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살리지 못했다. 1절 ‘나 사랑하지’에서 로우앵글이 비춘 엉덩이는 좋은가봉가.

# SBS ‘인기가요’ : 빅스 비주얼에 반하셨나요?카메라워크 : ★★★
스텝 애착 점수 : ★★★☆
눈 굴리기 속도 : ★★★★★

SBS ‘인기가요’, 빅스 ‘기적’ 무대 캡처

‘인기가요’는 리버스 춤이 시작될 때 발을 클로즈업하며 리버스춤의 포인트를 드러냈다. 혁과 홍빈의 지그재그 등장에도 발을 먼저 비추며 스텝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2절이 끝나고 엔이 ‘갑자기 흐려지는 너’ 파트에서도 발을 먼저 비췄다. 짝을 짓는 안무, 두 명이 먼저 등장하는 안무 등에서는 적절히 풀샷을 비춰 포인트를 살렸다. 숨은 보컬을 찾는 과제에서는 2절 켄의 후렴구에서 켄을 정확히 포착했다. 그러나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카메라 앵글이 빅스의 전체적인 퍼포먼스를 담아내는 데는 어울리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켄의 ‘이젠 내가 다 받아줄게’ 독무에서 3사 방송 중 유일하게 어구마다 화면을 전환했고, 라비 초침도 라비만을 비춘 채 화려한 화면 전환을 자랑한다. 웨이브 안무에서도 유일하게 전신샷을 진득하게 담지 못한 방송이기도 하다. 마치 빅스의 구석구석 모두 카메라에 담고 싶어 부지런히 눈을 굴리는 모습이 상상되는 방송이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Mnet ‘엠카운트다운’, MBC ‘쇼!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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