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굿(왼쪽부터 고운, 이라, 나연, 태하, 수빈)

또 하나의 신인 걸그룹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룹 베리굿(Berry good)이 데뷔곡 ‘러브레터’를 들고 찾아왔다. 22일 첫 음원을 공개한 베리굿을 정식 데뷔 이전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전혀 떨지 않고, 자신감 가득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스스로 먼저 개인기를 소개하면서 텐아시아 사무실이 떠나가도록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등 걸그룹다운 풋풋하고 유쾌한 매력을 발산했다.

태하, 수빈, 이라, 나연, 고운 다섯 명의 멤버로 이뤄진 베리굿은 섹시 콘셉트 위주의 걸그룹 시장에서 1세대 걸그룹 S.E.S, 핑클의 초창기 모습을 떠오르게 만드는 청순하고 상큼발랄함을 무기로 삼았다. 데뷔곡 ‘러브레터’도 1세대 아이돌 클릭비의 노래 ‘러브레터’를 리메이크한 곡이다. 콘셉트부터 음악까지 모두 1세대 아이돌의 향수가 느껴진다. 하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다. “10년 뒤에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들려드리겠다는 포부처럼 트렌드에 걸맞은 걸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Q. 데뷔를 앞두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태하 : 설렌다. 얼마 전에 야구장을 다녀왔는데 어쩌다 방송 화면에 우리가 잡혔다. 그때 저희를 소개해주셔서 실시간 검색어에도 등장해 정말 감격했다. 기대 반, 부담 반이다. 연습한 만큼 못할까봐 걱정도 된다.
고운 : 안무를 계속 연습하고 맞춰볼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해진다.

Q. 데뷔를 하고 난 뒤에 가장 기대하는 것이 있나?
나연 : 팬! 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인물 검색하는데 우리가 나오니까 너무 신기하더라.
태하 : 길에서 우리 노래 흘러 나온다고 생각하는 게 제일 신기하고 기대된다. 음원사이트에서도 우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Q. 데뷔곡 ‘러브레터’는 클릭비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이다. 리메이크곡을 데뷔곡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연 : 신인이 리메이크곡을 부른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원곡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드리고 싶었다. 싱글에는 같은 ‘러브레터’가 세 가지 버전으로 편곡돼 수록됐다.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태하 : 또 ‘러브레터’는 소찬휘 선배님의 ‘티얼스(Tears)’, 핑클 선배님의 ‘영원한 사랑’을 작곡하신 주태영 작곡가의 곡이라서 더 믿음이 갔다. 클릭비 선배님의 ‘러브레터’는 소년의 마음으로 고백하는 메시지를 담았다면, 우리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소녀답게 불렀다.Q. 클릭비 ‘러브레터’와 베리굿의 ‘러브레터’는 어떤 차이가 있나?
태하 : 가장 큰 차이점은 랩이 생겼다. 또 직접 밴드하시는 분들이 스튜디오에서 녹음해 주셔서 사운드를 풍성하게 들린다. 아무래도 트렌드에 맞게 비트를 새로 바꿔 더 대중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Q. 이번에 한 가지 노래를 세 가지 버전으로 담았다. 각각 비슷한 듯 다른 색깔이 있는데 멤버들도 각자 선호하는 장르가 있나?
태하 : 발라드랑 트로트. 사실 발랄한 아이돌 음악보다는 좀 더 풍부한 감정 이입을 필요한 노래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트로트와 창을 해서 그런지 그런 쪽을 선호한다.
이라 : 팀에서 랩을 맡고 있다. 래퍼라면 목소리가 멋있고 허스키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나는 노래를 부를 때는 높은 음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뮤지컬 같은 맑은 목소리가 들리는 음악을 좋아한다.
고운 : 영어를 좋아해서 팝송을 즐겨 듣는다. R&B나 팝발라드 장르를 특히 좋아한다. 뮤지컬 음악도 관심 있게 듣고 있다. (Q. 영어를 잘한다니?) 중학교 1학년 때 토익 860점을 기록했다.
나연 : R&B, 어쿠스틱, 힙합 다 좋아한다. 요즘은 빈지노, 다이나믹듀오. 자이언티 음악에 꽂혀 있다.
수빈 : 자주 듣는 것은 발라드인데 선호하는 것은 재즈 풍의 노래다. ‘24시간이 모자라’ 느낌을 좋아하고, 그런 춤을 많이 췄다. 끈적끈적 거리면서 라인을 보여줄 수 있는 춤에 자신 있다.

Q. ‘러브레터’ 무대에서는 어떤 안무를 선보이나?
이라 : 애교 3종 세트가 있다. 첫 번째는 누군가를 부르는 애교 댄스인데 부끄러워하듯이 춤을 추면 된다. 일명 ‘부끄부끄 댄스’다. 두 번째는 ‘잼잼 댄스’라고 부른다. 앙탈 부리면서 잼잼 동작을 취하면 된다. 세 번째는 ‘쑥스 댄스’다. 쑥스러워서 몸을 베베 꼬는 듯한 동작이다. 여기에 표정 연기까지 곁들이면 애교 3종 세트 완성이다.Q. 귀여운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태하 : 제일 힘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창을 했는데 성격도 쿨하고, 보이시하다보니 예쁜 표정 짓는 것을 진짜 못했다. 아이돌처럼 노래하는 게 익숙하지도 않았다.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끊어서 연습했다. 선배님들 영상 보면서 계속 웃었다.
수빈 : 다행히 다섯 명 모두 웃음이 많아서 웃는 표정이 자연스럽다.
태하 : 수빈이 가장 잘한다. 잘 가르쳐준다.

Q. 수빈은 어렸을 때부터 피팅 모델 경험이 많다고. 예쁘게 사진 찍는 팁이 있나?
수빈 : 서 있을 때는 살짝 상체를 뒤로 빠지게 서야 한다. 너무 뒤로 가면 티가 나니까 들킬 듯 말 듯 뒤로 가야 얼굴도 작아보이고 라인도 좋다. 셀카를 찍을 때는 카메라가 좋으면 잘 나오긴 하는데 45도 각도가 진리다. 전신 사진이 잘 나와야 예쁜 얼굴이라고 하더라.
태하 : 수빈이는 팁 필요 없이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다 잘나온다. 우리 팀의 비주얼이다.

베리굿(왼쪽부터 태하, 이라, 수빈, 나연, 고운)

Q. 메인보컬은 누구인가?
태하 : 없다.

Q. 메인보컬이 없다니?
태하 : 보컬을 맡고 있는 나와 나연, 고운이 모두 메인보컬이나 마찬가지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나연 : 세 명이 모두 스타일도 다르고, 감성도 다르기 때문에 메인보컬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보통 아이돌 그룹은 후렴구에서 한 가지 목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노래마다 목소리가 다르다.
태하 : 내가 한이 많은 스타일이라면 고운이는 그루브감이 좋은 친구다. 나연이는 바운스를 잘 탄다. 외국 소녀 느낌이 난다.Q. 리더 태하가 생각하기엔 베리굿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태하 : 다들 이미지가 다르고 개성이 강하다. 다섯 명이서 뭉치면 빛을 발하지만, 한 명 한명 풀어놔도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잘할 수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항상 편안함과 친구 같고 다정하게 대면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나연 : 베리굿은 10년 전에 나왔던 음악으로 10년 뒤에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힘이다. 우리가 참 밝기 때문에 베리굿을 생각했을 때 엄마아빠오빠미소를 지어 보이게 만들겠다.

Q. 멤버들의 매력포인트를 하나씩 말해보자.
수빈 : 내가 대표로 말하겠다. 태하 같은 경우는 여성스러워 보이는데 보이시한 매력을 맡고 있다. 징 달린 것도 반지, 라이더 재킷을 즐겨 입어 여전사 느낌이 난다. 또 운동 신경이 좋아서 ‘아육대’를 노리고 있다. 목소리도 허스키한데 조절이 가능한 허스키라 매력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라는 도도해 보이고 새침해 보이는 이미지인데 반전이 있다. 장난기도 많으면서도 천상 여자다. 남들 웃기는 것을 참 좋아하고, 놀땐 놀 줄 아는 여자. 막내 고운은 브레인이다. 아까 영어를 잘한다고 했는데 똑순이다. 정말 영리하고 우리팀 돈계산은 다 막내가 한다. 하하. 또 팝송을 잘 불러 눈을 감고 들으면 정말 느낌이 좋다. 박정현, 김예림 모창도 잘한다. 나연이는 가장 개인기를 많이 소유하고 있다. 나중에 예능에서 한 자리 할 것 같다. 아마 아이돌 중에 제일 개인기가 많은 친구가 아닐까. 북한 어린이 성대모사, 헬륨가스 먹은 노래, 음성변조 등등 정말 많다. 웃기려는 게 아닌데 정신세계가 남다르다. 노래도 물론 굉장히 잘한다. 이제 나는 누가 칭찬해주지?

Q. 나연이 수빈에 대해 말해보자.
나연 : 수빈 언니는 화사한 미소와 비주얼을 갖고 있다. 현모양처 같고 여성스럽다. 아침에 일어나면 숙소에서 요리하는 냄새가 나는데 부엌에서 긴 생머리 여자가 “오리고기 먹어볼래?”라고 물어본다. 하하. (Q. 아침에 오리고기라니!) ‘아침은 황제 같이 먹고, 저녁은 거지 같이 먹는다’는 것이 우리의 신조다. 또, 양념치킨과 후라이드 치킨을 먹었을 때 뼈를 보고 양념인지 후라이드인지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신조다. 수빈 언니는 몸도 정말 유연하다. 연습실에서 가끔씩 수빈언니의 요가 시간이 열린다. 어릴 때부터 모델을 해서 표정이나 포즈를 제일 잘 소화한다. 내가 남자라면 도시락을 싸서 데려 가고 싶을 정도다.
수빈 : 도시락만? (일동 폭소)

베리굿 고운, 나연, 이라, 태하, 수빈(왼쪽부터)

Q. 가수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태하 : 장래희망이 그냥 쭉 가수였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도 없었다. 운명처럼 가수가 아니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았다. 후회 없이 다 하고 싶다.
이라 : 나는 속으로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 학교도 꾸준히 다니면서 이쪽 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 앞으로도 여러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
고운 : 원래 꿈은 기자나 작가, 호텔 CEO였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수련회나 학예회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을 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더라. 관심을 받고,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좋아서 부모님께 실용음악학원 한번만 다녀보겠다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학원에 있고 싶고 노래 부르는 것이 집에 가기 싫을 정도로 좋았다. 결국 오디션에도 붙고, 가수가 됐다!
나연 : 어릴 때부터 수학, 과학 진짜 싫었다. 하하. 미술이나 피아노 등 예체능에 관심이 많았지만, 엄마가 반대를 하셨다. 그러다 온라인으로 오디션 접수를 했는데 UCC로 붙어서 본선까지 진출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엄마가 믿어주셔서 연습생이 되고 지금까지 왔다. 4년마다 올림픽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운동선수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내가 지금을 위해서 5년을 열심히 훈련했구나. 연습생 시절의 모습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가는 것 같다.
수빈 : 난 아버지의 못다 한 꿈을 이루고 싶었다. 연습생을 하고 있던 언니를 따라 나도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이 됐는데 무대를 서보니까 쾌락이 장난 아니더라. 무대 내려오면 ‘더 잘할 걸’, ‘어떤 것을 이렇게도 해볼 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욕심도 생겼다. 아버지의 끼를 언니보다 내가 더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웃음)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언니는 지금 연습생이 아니다.

Q.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태하 : 베리굿이 신인이라는 이유로 주눅 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인간적인 면에서 예의바르고 겸손하게 어디 가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룹이 되고 싶다. 아이돌보다는 음악성이 뛰어난 아티스트적인 면을 강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수빈 : 한번 보면 계속 무대를 보고 싶게 만드는 가수가 되고 싶다. 밝고 개구쟁이면서도 활기찬 그룹!
나연 : 2014년 신인상, 꼭 받을 것이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아시아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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