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체육교사 준기(장혁)는 영은(조보아)의 당돌한 고백에 당황하지만, 이내 흔들리고 만다. 하지만 불행의 씨앗은 이미 잉태됐다. 이성을 찾은 준기는 영은과 거리를 두지만, 맹목적인 영은의 사랑은 점차 집착으로 치닫는다. 영은은 준기의 아내 서연(선우선)에게 접근하고, 더욱더 대담해지고 잔혹해져 간다. 영화 ‘가시’다. 텐아시아 영화 기자 두 명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가시’를 살폈다. 청소년 관람불가, 10일 개봉.
정시우 : 임성한(‘오로라 공주’), 김순옥(‘아내의 유혹’) 등이 그려낸 막장 드라마와 닮기는 닮았는데… 묘하네.. ∥ 관람지수 5
황성운 : 신예 조보아의 매력은 ‘남심’을 흔든다. ∥ 관람지수 6
“절 어떻게 생각하세요?”솔직해지자. 생기를 가득 문 여고생이 도발적으로 다가오는데 목석처럼 흔들리지 않을 남자?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집도 직장도 처가 신세를 진 탓에 자신감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남자에게 매력적인 여성의 유혹은 자신의 무능함을 달래는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준기는 잠시 흔들렸다. 영은이라는 가시에.
유부남 교사와 여고생의 파격 멜로라는 소재에 이끌러 ‘가시’를 선택한다면 관객은 곧 실망할 것이다. 아슬아슬한 쌍방의 교감은 다음 스텝을 위한 미끼로 잠시 등장할 뿐, 일방통행 사랑이 시작되는 중반부터 영화는 스릴러물로 빠르게 선회한다. 순간의 흔들림이 얼마나 위험한지, 맹목적 집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 위험성을 경고하려는 듯 영화는 다소 과한 설정도 거리낌 없이 껴안는다.
준기가 자신을 원한다고 철썩 같이 믿는 영은은 준기의 아내 서연에게 접근한다. 서연에게 과외를 받기 시작하면서 영은은 준기의 일상으로 침투한다. 준기의 식탁, 준기의 거실, 심지어 부부침실까지… 세 사람이 놓인 아슬아슬한 상황은 임성한(‘오로라 공주’), 김순옥(‘아내의 유혹’) 등이 그려낸 막장 드라마에 다름 아니다.잠시 상기해야 할 것은 김태균 감독이 다양한 장르의 스펙트럼을 통과해 온 감독이라는 점이다. 코미디 ‘박봉곤 가출사건’으로 데뷔한 그는 판타지 학원물 ‘화산고’로 액션을 선보이더니, ‘늑대의 유혹’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선 감성을 녹여냈다. ‘크로싱’과 ‘맨발의 꿈’에서는 휴머니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감독에게 여러 분위기를(불륜 드라마, 스릴러, 공포, 에로 등등) 왔다 갔다 하는 ‘가시’는 과거의 장르를 집대성한 작품 같기도 하다.
문제는 장르 혼합의 이질감이다. 스타일이 시퀀스별로 널뛰듯 달라지는 탓에 드라마가 다소 산만하다. ‘가시’가 그려내는 사랑은 충분히 치열하지만, 정작 영화는 치명적이지 않은 이유다.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할 영은의 가정사가 거세된 것 역시 인물에 대한 감정 이입을 방해한다. ‘영은이 저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찾으려 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사랑이 아니면 뭔데요?”라고 말하는 (순진한 건지 바보인 건지 모를) 영은의 대답뿐이다.
영화는 사랑의 집착을 극대화 하기 위해 영은의 집착에 상응하는 또 하나의 집착을 부인 서연에게 심는데, ‘사랑의 집착’에 ‘집착’하다 보니 남성 캐릭터를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우리시대 진짜사나이 장혁은 ‘감기’에서처럼 도망 다니기에 바쁘다. ‘추노’ ‘아이리스’ 등에서 보여준 남성미를 럭비를 통해 선보이고는 있지만, 활력을 거세당한 남자마냥 매력이 없다.영화의 완성도나 흥행과는 상관없이 신인배우 조보아는 확실히 남을 것 같다. 사실, 영은은 누가 맡든 기본 이상은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차려 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도 크게 밑질 건 없는 캐릭터인데, 영특하게도 조보아는 주어진 것 외에도 스스로의 장점도 잘 녹여낸 것 같다. 카메라 앵글에 따라 달라지는 묘한 얼굴도 얼굴이거니와, 때론 맹하고 때론 퇴폐적인 눈빛이 꽤나 인상적이다. 여배우 필모 채우는 것 하나에 만족하기엔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시’의 함정이지만.
2eyes, ‘가시’ 조보아 매력 통했다, 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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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 임성한(‘오로라 공주’), 김순옥(‘아내의 유혹’) 등이 그려낸 막장 드라마와 닮기는 닮았는데… 묘하네.. ∥ 관람지수 5
황성운 : 신예 조보아의 매력은 ‘남심’을 흔든다. ∥ 관람지수 6
“절 어떻게 생각하세요?”솔직해지자. 생기를 가득 문 여고생이 도발적으로 다가오는데 목석처럼 흔들리지 않을 남자?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집도 직장도 처가 신세를 진 탓에 자신감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남자에게 매력적인 여성의 유혹은 자신의 무능함을 달래는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준기는 잠시 흔들렸다. 영은이라는 가시에.
유부남 교사와 여고생의 파격 멜로라는 소재에 이끌러 ‘가시’를 선택한다면 관객은 곧 실망할 것이다. 아슬아슬한 쌍방의 교감은 다음 스텝을 위한 미끼로 잠시 등장할 뿐, 일방통행 사랑이 시작되는 중반부터 영화는 스릴러물로 빠르게 선회한다. 순간의 흔들림이 얼마나 위험한지, 맹목적 집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 위험성을 경고하려는 듯 영화는 다소 과한 설정도 거리낌 없이 껴안는다.
준기가 자신을 원한다고 철썩 같이 믿는 영은은 준기의 아내 서연에게 접근한다. 서연에게 과외를 받기 시작하면서 영은은 준기의 일상으로 침투한다. 준기의 식탁, 준기의 거실, 심지어 부부침실까지… 세 사람이 놓인 아슬아슬한 상황은 임성한(‘오로라 공주’), 김순옥(‘아내의 유혹’) 등이 그려낸 막장 드라마에 다름 아니다.잠시 상기해야 할 것은 김태균 감독이 다양한 장르의 스펙트럼을 통과해 온 감독이라는 점이다. 코미디 ‘박봉곤 가출사건’으로 데뷔한 그는 판타지 학원물 ‘화산고’로 액션을 선보이더니, ‘늑대의 유혹’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선 감성을 녹여냈다. ‘크로싱’과 ‘맨발의 꿈’에서는 휴머니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감독에게 여러 분위기를(불륜 드라마, 스릴러, 공포, 에로 등등) 왔다 갔다 하는 ‘가시’는 과거의 장르를 집대성한 작품 같기도 하다.
문제는 장르 혼합의 이질감이다. 스타일이 시퀀스별로 널뛰듯 달라지는 탓에 드라마가 다소 산만하다. ‘가시’가 그려내는 사랑은 충분히 치열하지만, 정작 영화는 치명적이지 않은 이유다.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할 영은의 가정사가 거세된 것 역시 인물에 대한 감정 이입을 방해한다. ‘영은이 저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찾으려 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사랑이 아니면 뭔데요?”라고 말하는 (순진한 건지 바보인 건지 모를) 영은의 대답뿐이다.
영화는 사랑의 집착을 극대화 하기 위해 영은의 집착에 상응하는 또 하나의 집착을 부인 서연에게 심는데, ‘사랑의 집착’에 ‘집착’하다 보니 남성 캐릭터를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우리시대 진짜사나이 장혁은 ‘감기’에서처럼 도망 다니기에 바쁘다. ‘추노’ ‘아이리스’ 등에서 보여준 남성미를 럭비를 통해 선보이고는 있지만, 활력을 거세당한 남자마냥 매력이 없다.영화의 완성도나 흥행과는 상관없이 신인배우 조보아는 확실히 남을 것 같다. 사실, 영은은 누가 맡든 기본 이상은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차려 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도 크게 밑질 건 없는 캐릭터인데, 영특하게도 조보아는 주어진 것 외에도 스스로의 장점도 잘 녹여낸 것 같다. 카메라 앵글에 따라 달라지는 묘한 얼굴도 얼굴이거니와, 때론 맹하고 때론 퇴폐적인 눈빛이 꽤나 인상적이다. 여배우 필모 채우는 것 하나에 만족하기엔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시’의 함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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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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