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나는 남자다’ 방송 화면 캡처

KBS2 파일럿 ‘나는 남자다’ 1회 2013년 4월 9일 오후 11시 15분

다섯 줄 요약
‘여자는 보지 마라!’ 콘셉트로 꾸며진 ‘나는 남자다’가 베일을 벗었다. 유재석, 임원희, 노홍철, 장동민은 250명의 남성과 함께 ‘남중-남고-공대’로 점철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비밀 고백’ 등의 코너를 통해 남자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추억들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임시완과 고유진의 특별한 무대도 꾸며졌다. 이어 250명의 투표로 선택된 여자 게스트 수지도 녹화장을 찾아 ‘공대 최고의 남자’를 뽑는 등 유쾌한 시간을 즐겼다.리뷰
놀라운 순간이다. ‘남중-남고-공대’를 경험한 250명의 남자는 호기심 반, 부끄러움 반으로 ‘나는 남자다’ 녹화장을 찾았지만, 오히려 이들은 방송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이 모든 건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남자다’는 애써 감추고 숨기기보다는 드러냄을 통해 남자의 자존감을 세운다. 유재석, 임원희, 노홍철, 장동민 등 입담과 솔직함을 두루 갖춘 MC들의 지원에 힘을 얻은 남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치부를 털어놓고 그 속에서 위안을 얻었다. 늦은 나이에 포경 수술을 한 이야기나 ‘모태 솔로’의 슬픈 흑역사도 ‘나는 남자다’에서는 희화의 대상으로 다뤄지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회에서는 ‘개별자’였던 사람들이 방송과 함께 ‘남자’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한데 모이자 이야기의 농도는 짙어졌고, 다루는 주제의 범주는 확장됐다.

이 지점에서 제작진의 능수능란한 출연자 기용도 빛났다. 모처럼 물 만난 듯 250명의 방청객을 쥐락펴락한 유재석부터 각기 다른 캐릭터로 ‘치고 빠지기’의 진수를 보여준 장동민, 노홍철 등 MC는 ‘나는 남자다’에 활력을 더했다. 특히 ‘공대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임시완과 90년대를 장악한 ‘남자들의 가수’ 고유진, 남자들의 로망이 된 ‘국민 첫사랑’ 수지의 출연은 ‘나는 남자다’가 표방하는 ‘토크쇼’의 느낌을 살리고 재미를 배가시켰다.그간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은 더러 있었지만, ‘나는 남자다’가 선보인 방송은 ‘참여’를 넘어 ‘교감’에 가깝다. 누구 하나 부러 선동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방송에 참여하고 손까지 들어가며 경쟁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기존의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쉬이 발견하기 어려웠던 신선함이 느껴졌다. ‘나는 남자다’의 진짜 주인공은 출연한 스타도 방청객도 아닌, 바로 ‘남자’였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수다 포인트
- 플라워 ‘엔들리스(Endless)’라니요, 고유진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 수입니다!
- 오프닝 장면부터, 닉네임 호칭, 깨알 같은 온라인 용어 사용까지, 도대체 작가랑 PD님은 뭐 하는 분들이신가요?
- 역시 ‘국민 MC’는 달랐습니다. 정확히 253명의 남자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모습은 정말 조련사가 따로 없네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나는 남자다’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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