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0시, 걸그룹 포미닛이 신곡 ‘오늘 뭐해?’를 공개했다. ‘오늘 뭐해?’ 뮤직비디오는 함께 파티를 즐기는 포미닛의 즐거운 모습을 비롯해 섹시하면서도 발랄한 매력을 담았다. ‘이름이 뭐예요?’를 잇는 경쾌한 리듬과 중독성 짙은 가사는 물론이다. 2009년 데뷔해 어느덧 6년차 걸그룹이 된 포미닛은 매앨범 당당하고 솔직한 여성들의 가사를 담아 공감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13일 현아가 텐아시아와 만난 자리에서 “제목부터 임팩트가 강한 곡”이라며 “이번 곡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독보적 섹시 아이콘의 현아의 존재감이 컸지만, 포미닛이 여성들의 ‘워너비’로서 자리매김하는 공에는 다섯 명의 개성과 포미닛의 음악에 있었다. 그동안 포미닛이 노래해온 가사를 중심으로 워너비로서 걸어왔던 길을 돌아봤다.
# ‘핫이슈(HOT ISSUE)’ : 강렬한 출사표, 워너비 포미닛을 예고하다
2009년 6월, 시작부터 강렬했다. 포미닛은 그룹 원더걸스 출신의 현아가 속한 그룹으로 먼저 주목을 받았지만, 원더걸스와는 확실히 달랐다. ‘핫이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라고 부르는 순간 자동적으로 ‘호!’가 외쳐지게끔 만들어져 짙은 중독성을 자랑한데다 워너비라는 포미닛의 색깔을 데뷔하자마자 각인시켰다. ‘생각 없이 신은 슈즈’, ‘내 스타일 따라해 봐’ 등 현재 공항패션의 창시자이자 패셔니스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윤의 모습을 미리 예견한 듯한 노랫말도 눈길을 끈다. ‘나처럼 하고 싶니’, ‘나처럼 되고 싶니’ 등의 직설적인 노랫말도 다시 보인다. 특히 선글라스를 절대 벗지 않았던 전지윤은 묘한 신비감도 불러일으켰다. ‘핫이슈’는 5년이 지난 지금도 포미닛의 대표곡이자 최고 히트곡으로 알려진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포미닛의 성공 이유에는 데뷔부터 확실했던 자기정체성에 있었던 것이다.
# ‘뮤직(Muzik)’-‘허(Huh)’ : 멋있어도 너무 멋있어
‘뮤직’ 재킷 사진(왼쪽)과 ‘허’ 재킷 사진
‘핫이슈’가 조금 발랄한 느낌의 자신감이었다면, ‘뮤직’와 ‘허’는 그야말로 멋있는 여성, 카리스마를 담았다. ‘뮤직’은 에서 탄력 받은 자신감이 그대로 담긴 듯 했다. ‘더 섹시하게 테이스티하게 더 그루비하게 스타일리쉬하게’, ‘두 손을 맘대로 높이 높이 흔들어봐’라는 가사는 ‘핫이슈’로 이슈의 중심에 선 포미닛이 앞으로 음악 트렌드도 이끌 것이라 선포하는 곡이었다. ‘핫이슈’ 직후 활동했던 곡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과도한 오토튠이 가끔씩 거슬리지만, 지윤이 랩과 보컬을 모두 파워풀하게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과 가윤의 깨끗한 가창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멤버들의 팀 내 역할을 확실히 드러냈다. 포미닛이 초기 보여주려 했던 음악이 잘 담긴 것.이어 2010년 5월 발표한 ‘허’는 ‘뮤직’에서 살짝 보여줬던 카리스마 워너비를 증폭시켰다. 이전 앨범에서 펑키한 스타일을 보였다면, ‘허’는 여군을 보는 듯한 카리스마룩을 선보였다. 여기에 ‘난 내 맘대로 내 멋대로 해’, ‘이제부턴 당당한 레이디스’, ‘누구보다 내가 내가 아임 온 더 톱(I’m on the top)’ 등의 가사에서 한층 강렬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 노래가 대부분이었던 걸그룹 사이에서 멋진 언니의 정석으로 자리 잡아가는 동시에 섹시 퍼포먼스를 담아 여성과 남성 모두 어필하는 포미닛만의 영역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 ‘거울아 거울아’-‘볼륨 업(Volume Up)’ : ‘공감’을 주는 아름다운 여성
‘거울아거울아’ MV(위쪽)와 ‘볼륨업’ 재킷 사진
‘핫이슈’, ‘뮤직’, ‘허’의 공통점은 대책 없이 자기가 최고라 외치던 치기 어린 패기다. 소위 말하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그런데 2011년이 되자 포미닛은 성숙해진 모습과 함께 이유 있는 공감을 주기 시작한다. 특히 사랑에 눈을 뜬 모습이 여성스러운 모습을 새로 선보이면서 그 속에 포미닛만의 자신감을 담아낸 흔적이 엿보인다. ‘거울아 거울아’는 쩍벌춤으로 선정성 논란이 일 정도로 섹시를 담으면서도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 내가 제일 예쁘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너무 예쁜데’라는 가사 속에서 당당함이 보인다. 이어진 2012년, 포미닛은 ‘볼륨 업’으로 섹시하면서도 하늘거리는 우아한 스타일링을 자랑했다. 가사에는 사랑에 아파하지만, 여전히 당당함을 간직하는 노랫말을 선보였다.냉정하게 말해서 ‘거울아 거울아’와 ‘볼륨업’에서 포미닛 특유의 힘이 빠진 것은 사실이다. 성숙한 매력을 담았지만, 데뷔 시절 보여준 포미닛만의 자신감과 카리스마 있는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듯 보였다. 음악적으로는 아쉬웠지만, 패션으로는 점점 더 진화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이전까지 포미닛이 음악과 가사를 중점으로 워너비 타이틀을 얻었다면 2011년부터는 패션, 스타일링, 몸매 등 뷰티 트렌드의 선두주자로서 얻은 워너비 타이틀을 좀더 공고히 쌓는 시기이기도 한다. 특히 데뷔 초기 현아에 몰려있던 스포트라이트가 점점 다른 멤버들에게도 비춰지기 시작했다.# ‘이름이 뭐예요?’ : 포미닛,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다시’ 찾다.
포미닛
2013년 4월, ‘이름이 뭐예요?’로 포미닛은 다시 데뷔곡 ‘핫이슈’처럼 이슈의 중심으로 우뚝 선다. ‘이름이 뭐예요?’는 듣자마자 귀에 감기는 독특한 제목과 가사부터 리듬감 넘치는 경쾌한 멜로디가 어우러진다. 특히 ‘(랄랄랄랄랄라) 이름이 뭐예요? 뭐 뭐예요?’ 부분이 주는 후크의 중독성과 ‘문이 열리고 멋진 그대가 들어오네요’에서 들리는 가윤의 깨끗한 보컬이 묘한 대비를 일으켰다. 여기에 마음에 드는 상대를 두고 당차게 이름이 뭐냐, 전화번호가 뭐냐고 묻는 자신감 있는 포미닛만의 여성상이 그대로 살아 있다. 또한 ‘헐트 투 헐트(Heart To Heart)’, ‘거울아 거울아’와 ‘볼륨업’ 등에서 시도했던 공감 어린 가사까지 녹여내 포미닛의 음악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포미닛은 ‘이름이 뭐예요?’로 총 7번의 음악 방송 1위 트로피를 거머쥐는 데다 각종 연말 시상식의 주요 상을 휩쓸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오늘 뭐해?’ : 6년차 걸그룹의 진짜 노하우포미닛 ‘오늘 뭐해’ MV
2014년 3월의 ‘오늘 뭐해?’는 ‘이름이 뭐예요?’로 얻은 포미닛의 히트 공식과 6년차 걸그룹 포미닛의 노하우까지 모두 담긴 곡이다. 먼저 전작 ‘이름이 뭐예요’의 후렴구에서 느껴지는 중독성이 ‘오늘 뭐해? 이따 뭐해? 주말에 뭐해? (랄랄라라랄라)’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학교 끝나고 갈 곳 없나요’, ‘오늘만큼은 나와 놀아봐’, ‘꾸미려 하지마. 즐기며 살아’ 등 포미닛만의 당당한 감성도 포인트다.그 어느 때보다도 멤버들의 참여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던 이번 앨범은 파리 패션위크에서 직접 의상을 공수할 정도로 스타일링에 공을 들였다. 또한 한층 물오른 멤버들의 비주얼도 눈길을 끈다. 이제 포미닛은 꾸며낸 자신감이 아닌 진정한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름이 뭐예요?’ 이전까지는 음악도 패션도 잔뜩 힘을 줘서 자신감을 강요하는 형세였다면, 이제는 노하우를 비롯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아우라가 느껴진다. 노래, 퍼포먼스, 패션의 진정한 3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어서 빨리 무대를 보고 싶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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