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퀸 메이커 이미숙(가운데)과 강력 후보 고성희(왼쪽)와 이연희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를 끌어가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카리스마 퀸 메이커 이미숙의 활약이다.

드라마는 결국 오지영(이연희)과 김재희(고성희), 두 사람 중 과연 누가 미스코리아 진(眞)의 왕관을 차지할 것인지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이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인물이 바로 이미숙이 연기하는 퀸 미용실 마원장이다.이미 드라마를 통해 마원장(이미숙) 식의 독특한 미스코리아 트레이닝법이 여러차례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중에는 금으로 얼굴 마사지를 하고, 벽에 두 다리를 붙이고 장시간 서 있거나 엉덩이로 걷는 등의 방식이 있었다. 오늘날 전문화된 방식과는 사뭇 다른 1990년대 식의 풍경이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9일 방송된 8회분부터 오지영과 김재희 등이 미스코리아 서울 예선 대회에 참가하면서 세세하지만 눈길을 끄는 독특한 전략들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또 이날 방송에는 오지영을 탈락시키고 서울 진에 등극한 임선주(강한나)가 엿기름물을 마시는 것을 마원장이 목격하고 이를 반전의 키로 이용할 조짐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방송 이후 엿기름물의 효능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궁금증을 모았다.
이미숙이 후보들을 맹렬하게 트레이닝 시키고 있다

이처럼 미스코리아로 향하는 디테일한 과정들은 모두 마원장이 주도해 이끌어나가고 있다. 마원장은 그 역시도 미스코리아 출신이면서 이제는 미스코리아를 양성하는 전통적인 미용실의 원장이 된 인물이다. 1997년 IMF 금융위기 탓에 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웠던 시기, 미스코리아 대회를 놓고도 안팎으로 시끄러웠지만 내공으로 가득한 묵직한 마원장은 꿈쩍않고 대회를 좌지우지한다.

마원장은 또한 비주얼 면에서도 모든 젊은 배우를 능가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털장식이 달린 선글라스 등, 온갖 독특한 액세서리도 그가 쓰면 멋스러워 보인다.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1990년대 메이크업도 마원장의 얼굴에서는 진한 노스탤지어로 바뀐다.이런 마원장을 연기하는 이미숙에 대한 시선도 새삼 호평일색. 이미숙이라는 배우가 가진 본연의 카리스마와 어우러져 매회 파워풀한 마원장만의 그림이 완성된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후배 배우들이 바라보는 이미숙이라는 선배 배우가 극중 마원장과 꼭 닮아있다는 점이다. 김재희 역을 맡아 ‘미스코리아’로 드라마에 데뷔한 배우 고성희는 10일 텐아시아에 “처음에는 이미숙 선배에 대한 존경심 탓에 다소 두려운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은 선배님과 케미스트리를 기대할 만큼 함께 하는 작업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재희라는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선배 중 한 분이 이미숙 선배님이시다. 좀 더 당당하게 당차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시고, 시선처리 등 초보적인 실수를 할 때도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셔 아직은 낯선 드라마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겉은 차갑고 딱딱해 다가가기 두려운 존재이지만 뒤에서는 가장 필요한 순간 따뜻한 조언 한 마디를 던져주는 마원장의 극중 모습이 이미숙이라는 선배 배우와도 많이 닮아있다는 증언이다. 이런 선배, 또 어디 없을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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