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마녀사냥’ 23회 2014년 1월 3일 오후 10시 55분
다섯 줄 요약
2014년에도 네 MC의 거침없는 토크는 이어졌다. 신동엽의 색약 고백은 적록투시맨이라는 엉뚱한 상상으로 발전했고, 교회에서의 짝사랑 이야기는 샘 해밍턴이 알고 있는, 방송에 못 나갈(?) 속담으로 마무리되었다. 약간은 과장된 듯, 그러나 특징을 기가 막히게 잡아 낸 성시경의 연기는 물이 올랐으며, 외로워 못 견디겠다는 허지웅은 올해의 목표를 연애로 세워 성욕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리뷰
네 MC는 여전히 호흡이 잘 맞는다. 아니 시간이 흐르고 친밀함이 쌓여감에 따라 더 환상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누드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이 들어올 경우 신동엽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맞히는 성시경과 그 변명하는 모습을 마치 본 것같이 연기하는 허지웅처럼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된 그들의 호흡은 방송의 재미로 그대로 이어졌다.그러나 채택된 사연들이 그 호흡에 의존하는 양상은 아쉬움을 남겼다. 사연들은 그 자체로 솔깃해야 하고, 평범한 연애에 충분히 있을 법한 고민이어서 공감을 불러 일으켜야 하지만, 이번 회의 사연들은 별다를 것 없거나 너무 동떨어진 고민이라 관심이 가지 않았다. 특히 ‘그린라이트를 켜줘’의 경우, 푸딩이라는 별명에 대한 사연은 애칭에 관련된 토크를, 누드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에 대한 사연은 누드와 관련된 토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사연에 대한 토크가 아니라 토크를 위한 사연으로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그린라이트를 꺼줘’에서는 이와 반대로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사연이었으나, 제대로 된 토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함께 방청 온 부녀, 예비 부부 등 특색 있는 방청객에 대한 소개와 무용을 전공하는 방청객의 춤을 보여 주느라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짧게 나눌 뿐이었다.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진 전 여친을 잊지 못하는 남친, 그 남친의 SNS 등을 추적하기 시작한 고민녀 등 이야기의 소재는 풍부했으나, 이에 대한 고정 게스트는 물론 특별 게스트 김슬기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그나마 의견을 내세운 곽정은 칼럼니스트의 말로 서둘러 결론을 짓는 느낌이었다.
‘마녀사냥’에서 사연은 숨어 있는 주인공이다. 보는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시발점이자, 토크의 물꼬를 트는 도화선이기 때문이다. 비록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예전처럼 제대로 된 주인공을 뽑고, 다시금 제대로 대우해 주길 기대해 본다.
수다 포인트
- 본인만 보는 누드 사진이라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는 부녀. 쿨한 것도 부전여전.
- 크리스마스 특별이벤트로 딴 남자 만나보라는 신동엽. 황당하다, 근데 혹하는 건 뭐지?
- 성시기. 허질투. 그럼 샘은? 아, 이름 자체가 샘이구나.
글. 김진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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