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SBS ‘K팝스타1’, 심사위원을 똑바로 바라보며 절실함을 노래하던 키 큰 청년이 있었다. 당시 ‘훈남 의경’으로 화제를 모으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심을 홀렸던 주인공은 바로 백지웅. 그는 ‘K팝스타1′에서 TOP10으로 뽑혀 생방송에도 진출하며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후 의경 제대와 함께 2년이 흐른 2013년, 백지웅은 정식 가수 데뷔를 선언하며 지난 13일 자신의 첫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K팝스타1’에서 보여줬던 감미로움 세 스푼, 2년이라는 방황 동안 얻은 성숙함 네 스푼, 프로 작곡가와 함께 하며 찾아낸 제 색깔 다섯 스푼을 담았다. 그리고 더욱 멋있어진 외모도 더했다. 오랜만에 만난 백지웅은 ‘K팝스타1’보다 훨씬 멋있어진 외모를 자랑했다. 실제 성격도 밝았다. 항상 슬픈 발라드를 노래하던 그의 모습에서 자칫 너무 차분한 사람은 아닐까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다. “실제로는 밝지만, 노래를 부를 때는 그 감성에 맞춘 표정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백지웅은 데뷔를 앞두고 야심만만한 포부도 밝혔다. 좋은 가수, 다 잘하는 가수, 감동을 주는 가수 그리고 연기에도 욕심을 보이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Q. ‘K팝스타1’ 이후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나?
백지웅 : 연습도 하고, 나름대로 여러 회사랑 미팅도 했다. 얼마 전에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갔더라. 전공인 실용음악과를 살려서 보컬 선생님도 했다. 단기간 동안 했는데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나름 인기강사? (웃음)

Q. 오디션이 끝나고도 한동안 의경 생활을 했는데 가장 바뀐 점이 있었다면?
백지웅 : 원래 생활했던 부대가 방범순찰대였는데 ‘K팝스타1’이 끝나고 나서 배우 이제훈 씨나 최근 개그맨 최효종 씨가 입단했던 서울 경찰 홍보단으로 전입을 하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정말 좋았다.

Q. 드디어 데뷔를 하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백지웅 : 내 노래를 많이 들려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행복하다. 사실 힘든 시간이 좀 있었다. 방황도 했다. 밖에 나가기도 싫더라.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주변 사람들한테도 도움을 요청하고, 내가 나태하게 있을 때가 아니라며 정신을 차렸다. 그래서 발 벗고 나서서 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회사도 찾아 나서고, 제대로 준비했다. 열심히 해서 좋은 가수가 돼야겠다는 생각뿐이다.Q. 첫 앨범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백지웅 : 타이틀곡은 ‘그립니다’로 연인과의 이별을 담은 내용이다. ‘그립니다’는 연인을 그리워한다는 의미와 그림을 그린다는 의미롤 모두 포함한 함축적인 단어다. 시인 원태연씨가 작사해주셔서 더 아름다운 노랫말이 만들어졌다. 원래 더 일찍 데뷔하기 위해 싱글을 준비했는데 타이틀곡도 바꾸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미니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Q. 수록곡 4곡이 모두 발라드다. ‘K팝스타1’에서부터 발라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보인다.
백지웅 : 네 곡 모두 발라드지만, 색깔이 다르다. 어쿠스틱 발라드, 정통 발라드 등 다양하다. 대중이 들었을 때 다른 색깔의 여러 가지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노래들이다.

Q. 왜 발라드인가?
백지웅 : ‘K팝스타1’에서 많은 분들이 나를 좋아해주셨던 색깔을 담았다. 또 내가 발라드를 많이 듣는다. 특히 요즘은 슬픈 노래를 많이 듣는다. 혼자 울컥하거나 딥해지는 노래를 들으면서 슬픔을 즐긴다. 그런 걸로 감성을 채운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이소라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요즘 노을 노래도 많이 듣고 있다. 개인적으로 작곡한 곡도 있는데 정말 딥한 발라드라서 중간을 찾고 있다. (웃음)Q. 다양한 색깔의 발라드인데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백지웅 : 네 곡 전부 마음에 드는데 ‘사랑해요. 고마워요’가 ‘내가 이런 노래를 하면 사람들이 날 많이 좋아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부른 노래다. ‘기다림의 끝에’는 개인적으로 의지하는 최재만 작곡가가 날 위해서 만든 곡이다. 서로 잘 알다보니 뭘 잘 하는지 서로 아니까 더욱 좋은 곡이 됐다. ‘겨우 하는 말’도 작곡가 형들이 나만을 위해서 맞춰서 써주신 노래다. 내 이야기와 내 심적인 상황을 담았다.

Q. 백지웅만을 위한 곡이라면, 작곡가가 백지웅의 어떤 점을 보고 노래를 만들었을까?
백지웅 : 작곡가 형들이 나를 처음 만나기 전에는 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서 불렀던 곡으로 나를 판단했었다. 그때는 내가 선정했던 곡들도 있지만, 내 음악 스타일을 다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이후 형들이 나를 실제로 보고 “백지웅이 ‘K팝스타’에 보여줬던 색깔이 다가 아니구나”라고 말씀하시면서 나만의 색깔을 찾아주기 위해서 노력하셨다. 내가 R&B도 좋아하는데 그런 색깔도 묻어나고, 내 음역대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게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Q. ‘K팝스타1’ 당시 차분하고 얌전한 표정으로 능청스런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기에도 관심이 많았었나?
백지웅 : 사실 한 번도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같이 참가했던 친구가 처음에 연기를 하자고 제안했을 때, “싫다고 무슨 연기냐”고 했는데 그 친구가 아역배우 출신이라서 가르쳐 주겠다는 말에 해봤다. 나름 진지하게 연기한 것인데 다들 콩트처럼 보셔서 우습게 보실까봐 걱정도 했었다.

Q. 이제는 진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겠다.
백지웅 : 솔직히 좀 있다. 아르바이트하던 카페에서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다 연극영화과 출신들이셔서 오디션 준비하면서 일을 하셨다. 아침에 오면 오디션볼 대본을 가져오셔 리딩을 하시는데 나도 고개 너머로 따라해보고 대본 리딩을 오디션 볼 거 가져오셔서 리딩을 하시는데 고개 너머로 따라해보고 배우기도 했다.

Q. 어릴 때부터 끼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겠다.
백지웅 : 아니다. 노래방에 가면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그때는 뚱뚱했기 때문에 가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지 못했다.Q. 실용음악과 학생이다. 가수를 일찍부터 꿈꿨었나?
백지웅 :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지만, 성격이 너무 소심했었다. 누구 앞에서 노래를 하고 내 의견을 남들 앞에서 표출하는 게 부끄러웠다. 뚱뚱했기 때문에 내가 “가수될 거야”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너는 돼지인데 가수?”라고 할까봐 아무한테도 말도 못했다. 점점 살을 빼면서 꿈도 함께 키웠다.

Q. 뚱뚱했었다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백지웅 : 중학교 2학년 시절, 105Kg였다. 가수 하면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매일 저녁마다 2시간씩 걸었다. 키도 컸는데 초등학교 때 통지표를 보면 1년에 7cm씩 컸더라. (웃음) 덕분에 자신감도 생겼다. 처음에는 노래할 때 부끄럽고 창피했는데 자신감이 생기니 노래 실력도 늘었다. 자신감이 바탕이 돼야 다른 사람에게 노래를 들려줄 때도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것 같다.



Q. ‘K팝스타1′의 행보를 보면 모두 아슬아슬하게 합격한 거 같다. 무조건 뽑아야 하는 한 방보다 ‘저것만큼은 정말 놓칠 수 없어’라는 그 부분이 있는 거 같다. 스스로 뭐라고 생각하나.
백지웅 : ‘절실함’이 아닐까. 물론 다른 참가자들의 절실함도 컸겠지만 항상 심사위원님들의 눈을 바라 보며 내 절실함을 전했다.

Q. ‘K팝스타1’ 당시 의경 생활을 하면서 연습을 병행하기가 힘들었을 거 같다.
백지웅 : 연습할 시간이 진짜 많이 없었다. 경찰서 안에 경목실이라고 예배드리는 곳이 있다. 거기 피아노가 있는데 열쇠를 받아서 관리를 하면서 주말이나 개인 정비 시간에 연습했다. 당시 3AM으로 함께 노래 불렀던 친구들이 경찰서에서 와서 함께 연습한 적도 있다. 기분 좋았던 건 ‘백지웅 덕분에 국방부가 오디션에 열린 마음이 됐다’는 소리였다. 내가 시초가 됐고, ‘K팝스타2’의 김민석 씨도 있었다. 김민석 군도 오디션이 끝나고 나처럼 서울 경찰 홍보단에 옮겨왔다기에 최근에 찾아갔던 적이 있다. 같이 인사도 나눴다.

Q. ‘K팝스타3’은 보고 있나? 가장 눈길이 가는 가수가 있던가.
백지웅 : 사실 잘 보지 않는다.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내가 나가 있어야 할 것 같고, 뒤숭숭하고, 약간 그랬다. 화제가 되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 때가 최고다. (웃음)

Q. ‘K팝스타1′을 거치면서 가장 얻었던 점은 무엇인가?
백지웅 : 솔직히 말하면 그 전까지 ‘나는 이제 늦었나’. ‘무대에 설 수 없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합격도 하고, 생방송에 오르면서 ‘가수를 다시 꿈꿔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K팝스타’는 내게 기회를 줬다. ‘K팝스타’ 이후 2년 동안 그때 알게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프로로서 무대를 보여드려야 되니까. 당시 고음이라는 취약점도 있었고, 개인적인 색깔이 강하게 어필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네 곡 전부다 다 다른 색깔로 입맛에 맞게 골라들을 수 있게 준비하면서 장점을 보태고 단점을 보완했다.

Q. 이번 앨범으로 가장 얻고 싶은 것은?
백지웅 : “엇, 저 친구 ‘K팝스타1’때는 눈에 안 들어왔는데 이렇게 보니까 괜찮네. 마음에 와닿는 노래를 하는 친구구나”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Q. ‘K팝스타1’ 출신 친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백지웅 : 활동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했다. 동생들한테 힘내라고 응원도 많이 하고 있다. 당시 내가 제일 큰 오빠였는데 활동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Q.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백지웅 : 다 잘하는 가수. 노래를 정말 좋아해서 데뷔했지만, 노래도 잘하면서 연기도 보여줄 수 있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라디오나 다른 프로그램에서 좋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그런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 욕심이 많다. (웃음) 그래서 열심히 할 것이다.

Q. 2013년 끝자락에 데뷔했다. 데뷔를 앞두고 한 해를 돌아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
백지웅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좋은 분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생각했다. 방황했던 시간들을 통해 철이 없었던 내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진 것 같다.

Q. 2014년 소망을 말해 달라.
백지웅 : 신인 남자가수들이 많이 없었다. 아이돌이 많은 상황에서 남자 신인가수 한 명 나왔는데 오랜만에 괜찮은 가수, 기억에 남는 가수가 되고 싶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밥필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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