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2013년은 지금부터다”

지난달 22일 정규 1집 타이틀곡 ‘저주인형’의 첫 컴백무대를 앞두고 빅스가 텐아시아에 전한 메시지다. 2013년의 마지막을 정규 1집 활동으로 보내게 된 그들은 남다른 각오를 다지며 ‘저주인형’ 활동을 준비했다. 그리고 6일 빅스는 KBS2 ‘뮤직뱅크’에서 데뷔 후 첫 지상파 1위를 달성하면서 그들의 2013년을 드디어 완성시켰다.빅스가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차별화된 콘셉트’. 빅스는 뱀파이어, 지킬 앤드 하이드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판타지 장르를 차용해 빅스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저주인형’, 그리고 1위에 이르기까지 빅스의 지난 날 어떤 콘셉트를 선보였을까? 빅스만의 차별화된 콘셉트들을 정리해봤다.

# 뱀파이어 : ‘다칠 준비가 돼 있어’

빅스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재킷 사진
2012년 데뷔해 ‘슈퍼 히어로(Super Hero)’, ‘락 유어 바디(Rock Ur Body)’로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다. 이듬해 1월, 빅스는 뱀파이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인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발표한다. 특이한 색깔과 모양의 렌즈을 끼고, 분장에 가까운 화장을 하고 나타난 빅스에게 대중의 첫 반응은 ‘부담’이었다. 그러나 여섯 멤버들의 콘셉트 소화력과 눈에 띄는 실력의 성장은 점차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뀌는 힘을 발휘했다. 게다가 멤버 모두 180cm가 넘는 훤칠한 신체조건과 그에 어울리는 잘 빠진 수트 차림은 여성팬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빅스는 영화 ‘트와일라잇’, 미국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 등으로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뱀파이어와의 로맨스를 마치 실현시키는 비주얼까지 선사했다. ‘다칠 준비가 돼 있어’는 빅스에 ‘빠질 준비가 돼 있게’ 만드는 파격 콘셉트의 시작이었다.

# 지킬 앤 하이드 : ‘하이드(Hyde)’

빅스 ‘하이드’ 재킷 사진
2013년 5월, 빅스는 ‘하이드’로 뱀파이어를 능가하는 지킬 앤 하이드 콘셉트로 컴백했다. 잘 빠진 수트 차림은 그대로였지만, 훨씬 강력해지고 섬세해진 콘셉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미 누드 콘셉트로 찍은 재킷 사진은 남성미를 더욱 드러냈고, 여섯 명의 멤버들이 3:3 구도로 각각 지킬(엔, 켄, 혁)과 하이드(레오, 홍빈, 라비)로 분해 무대를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까지 꾸몄다. 노래 가사에 맞는 안무 구성은 가사와 안무를 둘러싼 해석본까지 생길 정도였다. ‘다칠 준비가 돼 있어’로 판타지 설정의 서막을 연 빅스는 ‘하이드’라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설정으로 ‘콘셉츄얼 아이돌’이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 반전이 필요해 : ‘대.다.나.다.너’

빅스 ‘지킬’ 재킷 사진
시종일관 강렬한 표정과 카리스마를 유지하던 빅스는 돌연 상큼한 보이그룹으로 변신했다. 이전 앨범 ‘하이드’의 연장선으로 리패키지 앨범 ‘지킬’을 발표한 빅스는 ‘대.다.나.다.너’를 부르며 렌즈와 분장을 지우고 수트를 벗었다. 하지만 그 뒤로 드러난 빅스의 청순한 외모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캐주얼한 옷차림과 함께 좋아하는 여자를 향한 사랑을 고백하며 여느 아이돌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언뜻 보면 평범하지만 이는 오히려 빅스가 콘셉트에 기대서 주목받은 아이돌이 아니라 실력을 갖춘 아이돌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대.다.나.다.너’는 “콘셉트나 판타지 틀이 없어도 이들이 얼마나 아이돌로서 가치가 있는 그룹인지 보여주고 싶다”는 소속사의 각오처럼 평범하지만 잘생긴 인간으로 돌아온 빅스의 아이돌로서의 롱런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 진짜 빅스가 나타났다! : ‘저주인형’

빅스 ‘저주인형’ 재킷 사진

더 강렬해졌다. 더 풍성해졌다. ‘저주인형’으로 첫 정규 앨범을 예고한 빅스는 메스로 살을 가르는 장면과 맨살에 고리가 걸린채 줄에 묶여있는 장면, 칼로 뇌를 찌르는 장면 등 섬뜩한 장면들로 충격을 던졌다. 지난달 20일 MBC뮤직 ‘쇼챔피언’에서 첫 컴백무대를 공개한 빅스는 해골모양의 지팡이를 이용해 심장을 찌르는 퍼포먼스, 켄을 들어 올리며 등장시키는 꼭두각시 안무 등 고난도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해골모양의 지팡이를 이용해 심장을 찌르는 퍼포먼스는 지상파 심의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강렬했다. 더욱 강렬해졌지만, 부담감은 이미 사라졌다. 벌써 세 번째 파격 콘셉트, 이제 ‘빅스=차별화된 콘셉트’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무서운 것 하는 애들? 렌즈 낀 애들? 콘셉트 이상한 애들? 아니다. 앞으로 빅스가 하는 콘셉트, 빅스가 부르는 노래, 빅스가 끼는 렌즈가 이제 궁금해졌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사진제공. 젤리피쉬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