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더 화신 라이브 ‘뜨거운 감자’’ 9월 24일 오후 11시 20분

다섯 줄 요약
SBS ‘화신’이 ‘더 화신 라이브 ‘뜨거운 감자’’(이하 화신)라는 이름으로 고정 생방송 체제로 변신하고, 첫 게스트로 임창정, 정선희, 김지훈이 출연했다. ‘화신’은 24일 열린 야구선수 추신수의 경기 내용과 그날의 이슈를 말하며 생방송을 증명했다. 첫 번째 뜨거운 감자로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두 번째 뜨거운 감자로는 방사능 논란과 관련, 생선 섭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스타가 직접 시청자에게 질문하는 ‘스타 감자’ 코너도 마련됐다.리뷰
▲김구라가 말을 길게 하는 김지훈에게 말했다. “지난번엔 우리가 다섯 시간 동안 이야기해서 재미있는 것만 뽑아냈는데 이제는 시간이 없어서 빨리 이야기해야 해요.” ▲정선희가 김지훈을 화나게 만들려는 MC들에게 말했다. “생방송에서는 무리야.” 모두가 생방송이 무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출연자의 이야기가 길다고 조마 조마하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더 재미를 유발했다. ‘생방송의 묘미’가 재미를 만든 것이다.

흔히 생방송에서 예상치 못한 일로 방송사고가 일어날 때, ‘생방송의 묘미’라고 한다. 진지한 뉴스에서 갑작스런 웃음보가 터진다거나, 카메라가 엉뚱한 곳을 비춘다거나 하는 장면에서 웃음이 유발된다. 그런데 웃음이 본래 목적인 예능에서 생방송을 한다면, 어디에서 웃음을 찾아야 할까? 지난 8월 한 차례 생방송 실험을 거친 ‘화신’은 본격 생방송에 돌입하면서 첫 게스트로 정선희, 임창정, 김지훈을 선택하며 전의를 다졌다. ‘화신’은 라디오DJ로 생방송 경험이 많은 정선희의 연륜을 노렸고, 3년 만에 컴백하여 처음으로 예능에 출연하는 임창정의 화제성을 노렸다. 지난 8월 출연해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렸던 김지훈의 남다른 예능감도 기대했다. 그러나 게스트들의 입담은 생방송을 무리 없이 이끌었지만, 웃음은 평균적이었다. 그저 화를 다스리는 법과 생선 섭취에 대한 1시간여의 부드러운 교양프로그램을 본 기분이었다.

실시간으로 이야기하는 ‘국민 직통 쇼’를 표방한 콘셉트도 존재감이 없었다. SNS 반응도 미지근해 방송 통틀어 겨우 네 개의 SNS 반응만 살폈다. 시간 배분에도 실패했다. 첫 번째 감자는 30여 분의 투표와 토크가 이어졌다면 두 번째 감자는 15분 만에 마무리됐다. 스타 감자는 후다닥 지나갔다. 자막과 CG, 녹화 방송에서 뽑아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 등 예능의 여러 재미 요소를 과감히 버리고 선택한 ‘실시간 소통’은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그러나 가능성은 있었다. 김지훈이 ‘1W1H 이론’, ‘방사능은 축적돼요’, ‘고질라 탄생설’ 등 일관성 있게 진지한 캐릭터는 어느 순간 재미를 유발했다. 김지훈의 진지함과 신동엽의 재치가 어우러져 재미를 살렸다. 생방송이든 녹화 방송이든 독특한 캐릭터는 예능감을 뽐낸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화’나 ‘방사능’대한 진지한 수다의 연속보다는 빠르게 넘어간 ‘스타 감자’의 코너에서도 깨알 같은 재미가 묻어났다. 저조한 시청률의 ‘화신’, 시행착오가 길어져서는 안 된다. 과감한 선택과 시도가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수다포인트
- 정선희, 임창정에게 “우리는 비극의 아이콘” 셀프 디스! ‘화신’은 비극이 될지, 희극이 될지.
- 신동엽이 욕을 떠올렸을 때, 함께 떠올린 사람 손…숫자계열, 동물계열, 진짜 또 뭐가 있을까요?
- 거울보고 화난 적 있는 사람 손…
- ‘화신’ 끝나자마자 SBS 라디오를 틀어 본 사람 손…
- 연말 가요대상에서 김지훈의 생방송 또 보고 싶습니다. 정선희 말처럼 김지훈에 ‘중독됐어요’.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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