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기자회견 사진

꼭 1년만이다. 2012년 5월 7일 〈맨 인 블랙 3〉로 한국을 찾았던 윌 스미스가 정확히 같은 날짜에 신작 〈애프터 어스〉를 들고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이번엔 혼자가 아니다. 그의 곁엔 어느 새 훌쩍 자란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함께했다. 듬직한 아들을 대동해서일까. 윌 스미스는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연신 “판타스틱!”이란 감탄사를 내뱉었다.

30일 개봉을 앞둔 〈애프터 어스〉에서는 〈행복을 찾아서〉(2006) 이후 두 번째로 아들과 아버지가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1,000년 후 미래에 사고로 지구에 불시착한 부자(父子)가 인간을 공격하는 데 최적의 상태로 진화한 지구 생명체들과 맞서면서 겪게 되는 위험을 다뤘다. 시각적으로 풍성한 볼거리 속엔 ‘가정의 달’ 5월에 걸맞은 진한 가족의 냄새가 배어있다. 실제로 부자 관계인 윌 스미스와 제이든 스미스의 연기는 그 깊이를 더 했다. 〈애프터 어스〉는 ‘스미스 가족’이 총출동한 작품이다. 윌 스미스는 제작·각본·연기에 참여하며 1인 3역을 소화했고,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 또한 제작에 참여했다.7일 오전 서울 CGV여의도에서 진행된 풋티지 상영회에선 상영관 10개가 가득 찼고, 연이어 진행된 내한 기자회견은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윌&제이든 스미스 패밀리’는 기자회견 내내 ‘YG 패밀리’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다. 기자회견 참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방문하기도 했던 윌 스미스 부자는 흥행 공약을 묻는 질문에 “싸이·지드래곤과 앨범을 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간간히 싸이의 흥얼거리거나, 그의 신곡 속 “마더 파더 젠틀맨!”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스스로를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라 칭하는 윌 스미스 부자의 재기발랄한 매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Q. 정확히 1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기분이 어떤가.
윌 스미스: 환상적이다. 지난 5일 도착한 후 정말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특히 지드래곤 투엔이원과 같은 멋진 아티스트들을 만났다. 한국 여성들도 정말 예쁘다. 5월 7일을 ‘윌리데이’로 지정해 준다면 매년 방문하겠다(웃음).
제이든 스미스: 한국은 처음 방문했다.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Q. 〈애프터 어스〉는 어떤 영화인가.
윌 스미스: 환상적인 액션 어드벤처에 완전히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다. 시각적인 볼거리도 풍부하지만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 해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제이든 스미스: 촬영하면서도 무척 즐거웠던 영화다. 내가 연기한 키타이 레이지는 세상에 아직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캐릭터다. 실제로 나와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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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화를 결정한 계기가 두 사람간의 대화라고 들었다.
윌 스미스: 아들과 같이 작품을 한지는 꽤 되었고, 아들이 〈베스트 키드〉(2010)을 촬영할 즈음부터 대화를 많이 했다. 사실 나는 아버지가 사업하는 걸 보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아들에게도 이런 것을 똑같이 전수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문학·예술 등의 주제에 대해서 폭넓게 대화를 나눴고 그러다가 전쟁영화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거기서 ‘1000년 정도 미래로 가자’한 것으로부터 창조적인 것들이 나왔다.
제이든 스미스: 그리고 부자간의 갈등과 해소라는 주제는 과거든 미래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애프터 어스〉의 주제로서 매력이 충분하다고 느꼈다.

Q. 아버지와 함께 한 두 번째 영화다. 〈행복을 찾아서〉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제이든 스미스: 7년 전에 〈행복을 찾아서〉를 찍을 때는 많이 배우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협력(Collaboration)’의 느낌이 강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영화의 관점, 찍는 방식 등에 대해서 아버지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래도 아버지한테 배우는 것이 많다. 특히 〈애프터 어스〉에선 아버지가 ‘큰 흑인 요다’를 자처하며 내게 모든 것을 가르쳤다(웃음).Q. 영화 속에서도 부자관계다. 실제 모습과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제이든 스미스: 영화에선 아버지가 장군 역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나를 좀 엄격하게 대했다. 그런데 일상에서의 모습은 지금과 똑같다. 재밌고, 쿨하고, 친구 같다. 평소에 내 잘못도 많이 용서해주신다. 생존과 관련된 것만 아니라면(웃음).
윌 스미스: 키타이 역은 어찌 보면 제이든과 닮은 구석이 있다. 부모로서 나의 교육지침은 자녀들에게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내말만 듣지 않도록 가르친다. 물론 제이든이 사춘기 소년이기 때문에 내말을 잘 안 듣기도 한다(웃음). 하지만 나름대로 절제하고 배우면서 잘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Q. 제작·각본·연기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힘든 점은 없었나.
윌 스미스: 그게 다가 아니다. 정원관리도 하고 음식준비도 했다(웃음). 이번 영화는 나에게 정말 대단한 도전이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많은 역할들을 적절히 분담하는 것에 있었다.

Q. 제작자이자 부모로서 느낌이 남달랐을 듯하다.
윌 스미스: 나는 스스로를 전사라고 생각한다. 제작자로서는 세계 최고의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야 했고, 부모로서는 아이를 가르치고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작을 하면서 내가 느낀 이러한 갈등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선 내가 부상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자식을 세상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영화에서는 장군과 아버지라는 입장이 갈등을 빚었다. 이런 것은 실생활과도 관계가 있다. 그래서 이런 것을 잘 극복해나가는 것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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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이든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액션 연기를 위해 1년 남짓 훈련을 받았다.
제이든 스미스: 많은 훈련을 했다. 파르쿠르 암벽등반 달리기 등을 배우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애프터 어스〉를 찍으며 몸무게는 8kg이 찌고 키가 12cm컸다. 현실에서처럼 영화에서도 아이가 청년으로 자라나는 모습이 담겼다는 점이 의미 깊다.

Q. 제이든을 보며 아버지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을듯하다.
윌 스미스: 훈련도 훈련이지만 영화 촬영에도 위험요소가 많았다. 코스타리카에서 촬영 할 때에는 독사도 득실거렸다. 실제로 부모로는 최악이 아닌가 생각한다(웃음).Q. 화려한 액션신이 압권이다. 최고로 꼽는 장면이 있다면.
윌 스미스: 여러 가지 장면이 있지만 카타이가 독충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장면이 있다. 영화 속 장면은 환상적이고 스펙터클하지만, 그 안에는 자녀와 부모의 갈등이 고조되고 해소되는 과정이 담겼다. 또한 카타이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며 괴생명체와 비행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적일 것이다.

Q. 제이든은 아버지 윌 스미스의 성공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제이든 스미스: 아버지의 성공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그런데 아버지의 진짜 성공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아버지의 가장 큰 소득은 나와 윌로우 스미스를 잘 키워놔서 노후 대책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웃음).

Q. 한국을 〈애프터 어스〉의 첫 개봉 국가로 선택했다. 한국에서의 본인 인기를 잘 알고 있는 듯한데 흥행 공약은 없는가.
윌 스미스: 해외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국 영화시장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그래서 한국에서 ‘잘’ 돼야 한다, 정말 ‘잘’(웃음). 만약 정말 ‘잘’된다면 싸이와 노래를 하든 공연을 하든 하겠다. 싸이와 함께 판을 내는 것도 생각해 보겠다.
제이든 스미스: 나는…….
윌 스미스: 일단 내 집에서 나가는 게 어때(웃음).
제이든 스미스: (웃음)나도 지드래곤과 무엇인가를 하겠다. ‘스미스 패밀리’와 ‘YG 패밀리’가 협력해서 뭔가를 해도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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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로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제이든 스미스: 더 자라서 근육질에, 상반신을 노출하고, 타이트 한 바지를 입고, 양발을 안신은 채, 뛰어다니며 프랑스 여인을 구출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웃음). 온 가족이 참여한 영화도 하고 싶다.
윌 스미스: 난 이미 마흔 네 살이다. 내 나이 때에는 가족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육체적인 것보다는 감정적인 필요에 집중하려고 한다. 배우로서도 여기에 더 집중해서 감정적으로 더 풍부해진 깊이를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이든은 이제 14살이기에 잠재적인 가능성이 무한하다.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이 닥칠지는 모르지만, 그때마다 현명한 선택을 해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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