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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 순간도 동굴 주변을 떠난 적이 없는 크루즈 패밀리. 동굴 밖의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규칙을 강조하는 아빠 그루그(니콜라스 케이지)와 빛나는 태양을 쫓고 싶어 하는 딸 이프(엠마 스톤) 사이에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규모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동굴이 붕괴되고, 갈 곳을 잃은 크루즈 패밀리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호기심 충만하고 스마트한 소년 가이(라이언 레이놀즈)가 그들의 여정에 합류하면서, 크루즈 패밀리는 새로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관람지수 10 – 공감지수 / 가족지수 / 3D지수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상의 시대 ‘크루데시우스’를 살아가는 괴짜가족이 선사하는 짜릿한 감동! 7 / 7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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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개념은 바뀌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동일하다. 영화 〈크루즈 패밀리〉는 어찌 보면 너무도 일상적인, 혹은 진부해서 꺼내 놓길 주저할 법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문제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그런 측면에서 〈크루즈 패밀리〉의 이야기는 식상하지가 않다. 가치관의 차이로 잦은 충돌을 빚는 부녀의 이야기는 평면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에 의해 생기를 얻는다. 모두가 어떤 행동을 할 때에는 제 나름의 이유가 있듯, 그루그가 짊어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이프가 꿈꾸는 내일의 환상에 어느덧 관객은 이들과 모종의 동질감을 형성하게 된다.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게 된 것은 화려한 영상의 이면에 이처럼 탄탄한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탄탄한 구성은 드림웍스의 장점 중 하나이다.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이야기가 월트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라면, 드림웍스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에 강점을 가진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 샌더스·커크 드 미코 감독의 힘도 한몫했다. 디즈니의 대작 〈라이온 킹〉(1994) 〈뮬란〉(1998) 등에서 미술감독 및 각본을 맡았고, 〈드래곤 길들이기〉(2010)으로 장편 연출 능력까지 인정받은 크리스 샌더스 감독의 연출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커크 드 미코 감독은 연출을 맡기 전에 이탈리아 출판사 ‘포린 세일즈’에서 일하며 수많은 제작사와 배급사, 그리고 이탈리아 영화감독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러한 경험에 근거한 그의 이야기 구성력도 상당하다. 〈크루즈 패밀리〉에서 두 감독이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3D 애니메이션 영역에서 새로운 촬영방법을 채택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쿵푸팬더〉(2008) 〈슈렉 포에버〉(2010)의 촬영을 맡았던 전용덕 촬영감독의 참여로 〈크루즈 패밀리〉는 여타 애니메이션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애니메이션 최초로 시도한 다큐멘터리 촬영기법은 관객들에게 익숙한 과장된 움직임과 화면구성을 탈피한 리얼리티를 통해 관객을 화면 속 세계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끌어당긴다. 평균 35~55mm의 표준 렌즈를 사용해 우리가 사물을 보는 시점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고, 카메라가 흔들리거나 배우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과 같은 핸드 헬드의 느낌을 담아 새로운 비주얼 세계를 창조했다. 〈쇼생크 탈출〉(1994) 〈007 스카이폴〉(2012) 등에서 촬영감독을 맡았던 로저 디킨스가 비주얼 컨설던트로 참여한 것도 ‘크루즈 패밀리’가 역동적인 생명력을 얻는 데 주효한 요인 중 하나이다.“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 드림웍스의 탄탄한 이야기 구성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한 크리스 샌더스 감독의 답변이다. 특이하고 신기한 이야기만을 찾는 이들에겐 조금 맥 빠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가 ‘가족’에 느끼는 감정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다. 그루그와 이프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가족의 가치와 의미를 되묻는다. “당신의 가정은 평안하십니까?”라고.

이러한 〈크루즈 패밀리〉 인기를 반영하듯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드림웍스는 〈크루즈 패밀리 2〉의 제작에 돌입할 것임을 밝혔다. 한국에서의 크루즈 패밀리 활약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16일 개봉.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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