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우울증에 시달리던 에밀리(루니 마라)는 정신과 의사 뱅크스(주드 로)가 처방해준 약을 먹고 차츰 증세가 호전된다. 남편 마틴(채닝 테이텀)과의 잠자리도 원활하다. 하지만 뱅크스가 처방해준 약의 부작용으로 에밀리는 몽유병에 시달리고, 급기야 자기 남편을 죽이게 된다. 에밀리는 이 모든 것이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며 무죄를 호소하고, 이 약을 처방한 뱅크스의 삶은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에밀리가 호소하는 부작용에는 또 다른 비밀을 품고 있다. 영화 , 한국말로 ‘부작용’인 이 영화는 여러 갈래의 부작용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를 쫓아가다 보면 어느 덧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 청소년 관람불가, 11일 개봉.10. 약의 부작용 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의 욕망이 부르는 부작용. ∥ 관람지수 - 6 /우울증지수 – 6 / 부작용지수 – 6영화 스틸 이미지.
영화는 매우 단순하게 출발한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에밀리는 뱅크스의 처방약을 먹은 뒤 부작용으로 몽유병이 생기고, 급기야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남편을 살해하고 만다. 누가 보더라도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살인. 이를 범죄로, 또는 에밀리를 살인자로 봐야만 하는 걸까? 단순히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점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약의 부작용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했던 이 사건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꼬리를 물고 확장된다. 뱅크스가 ‘약의 부작용’ 때문이 아니라며 사건의 진실을 향해 가지만 영화 속 인물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그의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후 진실을 향한 뱅크스와 에밀리의 심리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몰입도와 흥미를 돋운다.단순하게 출발한 는 겹겹이 쌓인 단서들이 하나씩 하나씩 해체해 가며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무모해 보였던 뱅크스의 행동이 점차 들어맞기 시작하고, 누가 보더라도 ‘무죄’였던 에밀리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상황은 역전된다. 보는 사람마저 혼란스럽게 만들 정도다. 이처럼 뱅크스와 에밀리와 만들어가는 고도의 심리전, 굉장히 흥미롭다. 특히 뱅크스 역의 주드 로와 에밀리의 루니 라마, 두 사람의 뛰어난 연기는 긴장감을 한층 극대화시켰다. 전체적으로 무미건조한 분위기 속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전해줄 수 있었던 것은 두 배우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주변인들도 긴장을 더한다.우울증과 약의 부작용 등을 전면에 내세워 현실감을 높였다. 하지만 단순히 여기에만 머물렀다면 의 재미는 반감됐을 터.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단지 우울증과 약의 부작용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욕망이 가져오는 ‘부작용’으로 이야기를 확대한 데 있다. 약의 부작용으로 시작됐지만 결국엔 한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까지 만들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람이란 게 참, 무섭게 느껴진다. 자신의 남편을 아무렇지 않게 죽일 정도로. 하지만 우울증을 전면에 내세운 탓일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건조하다. 빠른 전개로 쉴새없이 진실을 쫓아가지만 이들이 전하는 감정은 상당히 억제돼 있다. 대중의 감정을 좀 더 쥐고 흔들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하지 않은듯한 느낌이다. 대중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엔 다소 어려운 지점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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