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웃어요> vs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vs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 마지막회 SBS 밤 10시
아마도 행복한 결말은 예정된 것이었으리라. 정길(강석우)은 만복(최불암)의 재산 반을 자신이 가지게 될 기회를 갈등 끝에 포기하며 드디어 인간이 됐고, 상훈(천호진)은 그런 정길을 진정한 벗으로 받아들였으며, 성준(이천희)은 세미프로골퍼가 됐고, 지수(전혜진)는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바람대로 만복은 병상에서 일어났으니 만약 마지막 회만 본 시청자라면 너무 빤하고 무난한 결말이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 그동안 서서히 쌓아왔던 서사의 층층을 기억하는 이에게는 어제의 결말 외에는 어느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개연성의 차원이 아니라 이 드라마의 서사가 가리켰던 이상향이 무엇이냐의 문제다. 만복이 깨어나자 상훈, 정길네를 포함한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서 밥을 먹고, 한 집에서 옹기종기 웅크려 잠이 들었다. 만약 과거의 대가족드라마였다면 이것은 일종의 회귀였겠지만 는 결국 서로 다른 두 집안이 서로를 이해하가는 과정의 이야기였기에 결국 그 정겨운 광경은 두 집안이 아등바등 싸우며 만든 정반합의 최종 지점이다. 정길네는 철이 들었고, 상훈네는 가부장제의 엄격함에서 벗어나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정직하게 살자. 분수에 맞게 살자’는 가훈을 두 가족이 함께한 결혼식 사진으로 교체하는 장면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가부장적 룰 아래의 상훈네도 충분히 행복했지만 모두를 향해 만복이 쑥스러워하며 “사랑한다”고 외치는 지금은 더욱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글 위근우
<그대 웃어요> vs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vs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 1회 MBC 토-일 밤 9시 45분
난감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사부터 액션까지 성인 만화 필을 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와 단 2회 만에 모든 등장인물이 로맨스 정글 안에 들어오는 단순함. 그에 걸 맞는 순박한 액션은 정재계와 밤의 세계를 배경으로 마초가 세상을 지배하고 로맨스(혹은 난봉)를 구가하는 성인 만화 특유의 ‘쌈마이 정서’를 그대로 담아냈다. 수영복을 입은 한고은, 유인영을 훑는 카메라워크는 딱 스포츠 신문 성인 만화 수준의 미학을 잘 구현하고 있다. 그러니 송일국, 한고은, 한채영 등의 화려한 캐스팅이 아니고, 주말 드라마가 아니며, 제작비 100억 원의 블록버스터 대작이란 말만 없었으면 성인 만화풍의 드라마로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듦새를 보면 성인판이라고 하는 게 적당하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봐야 하는 사무실 인테리어와 CG, 무엇보다 마이클(송일국)로 대변되는 캐릭터명은 와 무엇이 다른지 구분 짓기가 힘들다. 인터넷상에서 영원히 회자 될 요트폭파 CG와 송일국의 아랍인 분장은 컬트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이 느껴질 정도다. 극의 전개도 복수라는 명확한 목적 외에는 모든 신과 시퀀스가 상식을 뛰어넘어 기가 막힌 우연으로 이어진다. 아버지의 죽음 뒤에 숨겨진, 베일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원작 만화의 가장 큰 재미이자 긴장감을 만드는 요소인데, 치밀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이 드라마는 딱 그 부분을 정확하게 도려냈다. 이 모든 것이 제작진의 의도일까. 마이클이 진보배(한채영)와 춤을 추며 한 한마디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입 다물고 나만 따라와.”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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