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상반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 세상에 마음을 열어가는 소심한 반항아 유아인
'완득이'의 도완득
"선생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싸움에도 자신 있고 성깔도 있는데 어쩐 일인지 담임에겐 속수무책으로 매번 당한다. 매일 밤 교회에서 '담임 좀 죽여달라'고 간절히 바라보지만 '기도빨'이 쉽게 들지 않는다. 영화 '완득이' 속 소심한 반항아 도완득의 모습이다.
'완득이'는 세상으로부터 숨는 게 편한 18살의 완득과 그를 세상 밖으로 끊임없이 끄집어내려는 선생님 동주,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던 완득은 철천지 원수 같은 담임 동주의 간섭과 오지랖으로 인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이 영화는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려령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도완득은 표면적으로는 '불우한 조건'을 거의 충족한다. 어릴 적부터 당연했던 가난, 장애를 가진 아버지, 핏덩이를 두고 떠난 필리핀 출신 어머니, 자발적 '아싸'로 지내고 있는 학교에서의 자신까지…. 하지만 완득이 세상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활력 있고 위트 넘친다. 우울하나 결코 절망적이지 않다.
유아인은 순수함과 반항의 기질이 어우러진 연기로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을 잘 표현해냈다. 생동감 넘치고 정감 있다. 또한 능글맞은 선생님 동주 역의 김윤석과 유쾌하고 동화 같은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유아인이 '완득이'를 선택한 이유는 '불쌍해서'였다고 한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끝내고 '완득이' 대본을 받았던 그는 "반짝 인기에 흠뻑 취해서 까불어도 되는데 그럴 수 없는 성격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난 왜 이렇게 독종이 되었을까'라고 고민하던 때 '완득이'를 만났다고 했다. 그는 '나와 똑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 좀비떼로부터 탈출법도 남다른 유튜버 유아인
'#살아있다'의 오준우
"우리 아직 살아있어!"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도심. 여느 날과 다름없이 늦잠에서 깬 청년은 좀비떼로 인해 자신의 집에 고립됐음을 알게 된다. 눈 떠보니 황당하고 막막한 상황에 휩싸인 이 청년은 영화 '#살아있다' 속 오준우다.
'#살아있다'는 좀비의 공격으로 인해 모든 연락 방법이 끊겨 아파트에 갇힌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아인이 연기한 준우는 게이머이자 유튜버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다. 최근 작품인 '베테랑', '버닝'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유아인의 또 한 번의 변주였다. 그렇다고 존재감이 없지도 않다. 외적으로는 짧은 노란색 탈색 머리부터 확실하게 시선을 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하다는 캐릭터 설정에 따라 로프나 무기가 아닌 드론, 휴대폰, 노트북 등을 생존 도구로 활용한다. 드론으로 외부 상황을 살피고 휴대폰으로 SNS에 구조 요청을 남긴다. 노트북으로 하루하루 쓰는 준우의 생존 일기에는 지독한 외로움으로 인한 절망, 그럼에도 쉽게 버릴 수 없는 생존의 희망이 담긴다.
가족들의 생사조차 모르는 두려움과 '한 때는 인간이었던' 좀비들이 언제 얄팍한 문을 부수고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떨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준우. 그래도 이렇게 연명하다 보면 구조되지 않을까라는 기대. 가족들의 환영을 보며 기뻐하다 문득 현실로 돌아온 그는 좌절하기도 한다. 유아인은 극한 상황에서 감정의 진폭을 심하게 오가는 준우의 모습을 섬세하고 인간적으로 표현했다. 이후 건너편 아파트에서 유빈(박신혜 분)의 생존을 확인한 후에는 식량을 나누고 생활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뭉클함을 선사한다.
유아인에게 이 영화는 조금 독특한 필모그래피라고 할 수 있다. 좀비 재난물이라는 장르물인데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이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을 혼자서 끌고 가야했던 '원맨쇼' 같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보는, 용기를 냈던 작업이기도 했다. 유아인은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선입견을 끊임없이 벗어나려는 유아인의 꿈틀거림은 또 하나의 강렬한 결과물을 남겼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완득이'의 도완득
"선생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싸움에도 자신 있고 성깔도 있는데 어쩐 일인지 담임에겐 속수무책으로 매번 당한다. 매일 밤 교회에서 '담임 좀 죽여달라'고 간절히 바라보지만 '기도빨'이 쉽게 들지 않는다. 영화 '완득이' 속 소심한 반항아 도완득의 모습이다.
'완득이'는 세상으로부터 숨는 게 편한 18살의 완득과 그를 세상 밖으로 끊임없이 끄집어내려는 선생님 동주,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던 완득은 철천지 원수 같은 담임 동주의 간섭과 오지랖으로 인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이 영화는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려령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도완득은 표면적으로는 '불우한 조건'을 거의 충족한다. 어릴 적부터 당연했던 가난, 장애를 가진 아버지, 핏덩이를 두고 떠난 필리핀 출신 어머니, 자발적 '아싸'로 지내고 있는 학교에서의 자신까지…. 하지만 완득이 세상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활력 있고 위트 넘친다. 우울하나 결코 절망적이지 않다.
유아인은 순수함과 반항의 기질이 어우러진 연기로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을 잘 표현해냈다. 생동감 넘치고 정감 있다. 또한 능글맞은 선생님 동주 역의 김윤석과 유쾌하고 동화 같은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유아인이 '완득이'를 선택한 이유는 '불쌍해서'였다고 한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끝내고 '완득이' 대본을 받았던 그는 "반짝 인기에 흠뻑 취해서 까불어도 되는데 그럴 수 없는 성격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난 왜 이렇게 독종이 되었을까'라고 고민하던 때 '완득이'를 만났다고 했다. 그는 '나와 똑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 좀비떼로부터 탈출법도 남다른 유튜버 유아인
'#살아있다'의 오준우
"우리 아직 살아있어!"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도심. 여느 날과 다름없이 늦잠에서 깬 청년은 좀비떼로 인해 자신의 집에 고립됐음을 알게 된다. 눈 떠보니 황당하고 막막한 상황에 휩싸인 이 청년은 영화 '#살아있다' 속 오준우다.
'#살아있다'는 좀비의 공격으로 인해 모든 연락 방법이 끊겨 아파트에 갇힌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아인이 연기한 준우는 게이머이자 유튜버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다. 최근 작품인 '베테랑', '버닝'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유아인의 또 한 번의 변주였다. 그렇다고 존재감이 없지도 않다. 외적으로는 짧은 노란색 탈색 머리부터 확실하게 시선을 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하다는 캐릭터 설정에 따라 로프나 무기가 아닌 드론, 휴대폰, 노트북 등을 생존 도구로 활용한다. 드론으로 외부 상황을 살피고 휴대폰으로 SNS에 구조 요청을 남긴다. 노트북으로 하루하루 쓰는 준우의 생존 일기에는 지독한 외로움으로 인한 절망, 그럼에도 쉽게 버릴 수 없는 생존의 희망이 담긴다.
가족들의 생사조차 모르는 두려움과 '한 때는 인간이었던' 좀비들이 언제 얄팍한 문을 부수고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떨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준우. 그래도 이렇게 연명하다 보면 구조되지 않을까라는 기대. 가족들의 환영을 보며 기뻐하다 문득 현실로 돌아온 그는 좌절하기도 한다. 유아인은 극한 상황에서 감정의 진폭을 심하게 오가는 준우의 모습을 섬세하고 인간적으로 표현했다. 이후 건너편 아파트에서 유빈(박신혜 분)의 생존을 확인한 후에는 식량을 나누고 생활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뭉클함을 선사한다.
유아인에게 이 영화는 조금 독특한 필모그래피라고 할 수 있다. 좀비 재난물이라는 장르물인데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이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을 혼자서 끌고 가야했던 '원맨쇼' 같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보는, 용기를 냈던 작업이기도 했다. 유아인은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선입견을 끊임없이 벗어나려는 유아인의 꿈틀거림은 또 하나의 강렬한 결과물을 남겼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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