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 / 서예진 기자 yejin@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 / 서예진 기자 yejin@
양현석(50)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혐의를 확인하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수사 결과, (양 전 대표의) 성매매 또는 성매매 알선으로 인정할 수 있는 어떤 진술이나 이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며 “양 전 대표 등 4명에 대해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오늘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2014년 7월과 9월 서울의 한 고급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 A씨와 만나는 자리에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사실상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A씨가 유흥업소 여성 10명과 함께 해외여행을 할 때도 성매매를 알선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경찰은 지난 5월 양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 지난 7월 총 4명을 입건했다. 이후 관련자 10여명에 대한 금융거래 및 통신 내역 분석, 관련자들에 대한 직접 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성매매 또는 성매매 알선이 인정될 만한 객관적인 증가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은 5년전 일이다. 일부는 해외에서 발생해 사실관계 파악에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최종적인 날짜가 2014년 10월 초로 확인돼 공소시효 문제도 있다. 검찰에서도 검토할 시간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부득이 현재까지 수사결과만을 토대로 불기소 의견 송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에 국내에서 이뤄진 접대행위에 있어선 성관계를 했다는 진술이 하나도 없다. 해외의 경우 일부 진술은 있었으나 여행 전 지급받은 돈의 성격을 성매매 대가로 보기에는 법률적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관계 횟수, 여행 분위기, 관련자 진술 등을 봤을 때 성매매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당시 외국인 재력가 A씨가 국내외에서 머무르면서 쓴 비용은 대부분 본인이 낸 것으로 파악했다.

양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2차례 개인 명의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성접대 여부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결제한 금액은 수백만원 수준으로, 양 전 대표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지출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해외에서도 여성들이 여행 전 지급받은 대가가 있긴 했지만, 성행위가 있었다고 진술한 여성들이 ‘성관계를 하라고 권유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해 경찰은 성매매 알선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관계에 이를 정도의 주선, 조건의 구체적 제시가 결여돼 있다고 봤다”고 했다.

양 전 대표는 지난달 7일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함께 상습도박 등 혐의로도 입건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십억원 규모의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달러를 빌려 쓴 뒤 원화로 갚는 방식으로 불법 외국환거래(일명 ‘환치기’)를 했고, 이 과정에서 법인 자금이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양 전 대표는 지난달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다음 주 다시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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