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조한철 : 시청률이 잘 나올지 예상을 못 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동안 했던 드라마 중 최고로 흥행한 것 같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시청률에 민감했겠지만 아니지 않나. 사실 시청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우리의 몫이 아니라 생각한다. 드라마 촬영 전에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하고 시작하는데 좋은 작품이 잘 돼 너무 좋다.
10.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나?
조한철 : 집에서 제일 먼저 실감했다. 집에서는 내가 나와도 드라마를 안 본다. 재밌으면 보고 재미 없으면 잘 안 본다. 기다리는 걸 싫어해서 작품이 끝나고 몰아서 보는 편인데 ‘백일의 낭군님’은 기다렸다가 보더라. (웃음)
10. 도경수와 남지현이 궁이 아니라 송주현에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에 아쉬워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조한철 : 딸이 ‘백일의 낭군님’ 애청자였다. 최종회가 끝난 후 홍심이가 왕비 옷도 안 입고 궁에서 사는 결말도 아니라 아쉬워했다. 시청자들도 결말을 두고 말이 있던 것으로 아는데, 나도 대본을 본 직후에는 이렇게 끝나서 아쉽다고 생각했다. 막상 방송을 보니 적절하게 끝난 것 같다. 두 사람의 결말은 송주현이 맞는 것 같다. 송주현에서 예쁘게 끝나는 장면이 좋았다.
10. 불안하고 나약했던 왕이 아들과 극적으로 화해하고 사랑꾼 모습을 보인 결말도 반전이었다.
조한철 : 나도 대본을 보고 당황했다. ‘1년 후에 갑자기 얘가?’ 라는 생각에 당황했는데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코믹한 느낌은 있었지만 왕의 조금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비춰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첫 회부터 꾸준히 불안하고 초조한 왕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애드리브 욕심도 내려다가 그 정도로 했다. 특히 세자 율(도경수 분)과 편하게 대화하면서 그간의 앙금을 해소하는 장면이 좋았다.
10. 특별히 좋았던 이유가 있나?
조한철 : 내가 연기한 왕은 아들인 율을 사랑하면서도 질투하고 미워한다. 그렇게까지 했던 것들이 나와 내 집안의 안위 때문이었다는 것이 설명된 것 같아서 좋았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기 캐릭터에 대한 이해나 연민 내지 사랑이 없으면 최선을 다하기 어렵다. 나 역시 왕에 대한 연민이 있었기에 늘 불안해하고 소리 지르는 왕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으로 끝나 반가웠다.
10. 나약하고 위태로운 왕 캐릭터를 위해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조한철 : 왕의 나약함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김차언(조성하 분)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왕, 어떻게 보면 지질한 왕을 벌벌 떠는 모습으로만 연기하면 너무 1차원적일 것 같았다. 오히려 상황마다 더 강한 에너지로 몰아붙이고 속되게 말해 ‘지랄하면’ 더 나약해 보일 것 같았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또 평범하게 살다가 왕이 된 설정이기 때문에 왕의 기품은 없어도 될 것 같아 몸이나 옷도 흐트러뜨리고 일부러 삐딱한 자세를 취했다.
10. 아들로 호흡을 맞춘 도경수는 어떤 배우였나?
조한철 : 조언할 필요가 없는 친구. 어릴 때부터 주목을 받으며 살았고 모든 것에 책임을 지며 살았던 친구라 연기도 물론 잘했지만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남달랐다. 현장에서 집중도 잘 하고 잘 해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감동받았다. 도경수는 리허설도 허투루 안 했다. 마주 보고 대사를 할 때 선배 배우가 노려보면 시선을 피하거나 눈이 풀리는데 도경수는 나를 끝까지 이기려고 하더라. 그런 점이 신선했고 한 번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긴장도 됐고 경쟁의식이라 할 수도 있는 감정도 느꼈다. 진지한 태도와 내공으로 볼 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사실 조금 부럽다. 어떻게 하는 것마다 잘 되나. (웃음)
10. ‘백일의 낭군님’ 촬영 후에도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해서 찍고 있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는?
조한철 : 못 쉬는 성격이다. 작품과 작품 사이에 시간이 생기거나 할 게 없으면 친구들과 쌈짓돈을 내서 공연을 만들어 올리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울해지더라. 후배들이 힘들다고 상담을 하면 “네가 안 바빠서 그래”라고 한다. 바쁘면 힘든 걸 느낀 시간이 없다. 나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고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
10. 슬럼프가 온 적은 없나?
조한철 : 슬럼프라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중간에 6개월 정도 쉰 적이 있다. 한 달이 지나니 우울해졌다. 그래서 나 혼자만의 책을 썼다. 연기와 관련된 내용인데 연기학개론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내 나름대로 연기에 대한 것들을 썼다. 나중에 보고 내공이 조금 쌓이면 출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웃음)
10.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목표로 세운 게 있다면?
조한철 :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냥 계속 배우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 연기를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오래 연기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면 존경심이 든다. 연기에는 정년이 없으니까 죽기 전까지 연기 하고 싶다. ‘저 사람은 배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10. 1998년 연극 ‘원룸’부터 현재까지 연기를 꾸준히 할 수 있던 원동력은?
조한철 : 중학교 3학년부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연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재주가 많은 배우들 중에서 연기가 아니라 다른 쪽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기밖에 없다’라는 것이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인 것 같다. 연기를 보는 것도 재밌고 하는 것도 재밌다. 읽거나 듣는 것도 재밌다. 내가 하는 일이라 그런지 세상에 연기보다 재밌는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연기는 해도 해도 잘 모르겠다. 이런 건가 싶으면 저런 거더라. 숙제가 계속 제공되는데 그것도 내 배우 생활의 원동력 중 하나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올해 제가 한 작품들의 성적이 좋았어요. 긴급투입된 영화 ‘신과 함께2-인과 연’부터 ‘백일의 낭군님‘까지 모두요. 하지만 제게는 모든 작품이 다 똑같습니다.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평온하게 열심히 연기한 게 전부거든요. 연기를 할 때 짜릿한 느낌이 있어요. 나의 자아가 통하는 그런 느낌이죠. 인생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잖아요. 저는 많은 캐릭터를 만나며 연기 하고 싶어요.”10. ‘백일의 낭군님’ 최종회 시청률이 14.4%로 tvN 드라마 역대 4위에 올랐다. 이런 인기를 예상했나?
조한철은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무능하고 위태로운 왕을 연기했다. 떨리는 동공과 두려움 가득한 눈빛을 하고선 호통 치는 조한철의 연기는 극 중 왕을 더 나약하게 보이게 했다. 조한철은 왕을 위해 공부했다. 절대 권력을 쥔 사극 속의 왕이 아니라 조선시대 실제 왕에 가까운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그는 주인공이 아니어도 최선을 다해 연구해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였다.
조한철 : 시청률이 잘 나올지 예상을 못 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동안 했던 드라마 중 최고로 흥행한 것 같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시청률에 민감했겠지만 아니지 않나. 사실 시청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우리의 몫이 아니라 생각한다. 드라마 촬영 전에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하고 시작하는데 좋은 작품이 잘 돼 너무 좋다.
10.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나?
조한철 : 집에서 제일 먼저 실감했다. 집에서는 내가 나와도 드라마를 안 본다. 재밌으면 보고 재미 없으면 잘 안 본다. 기다리는 걸 싫어해서 작품이 끝나고 몰아서 보는 편인데 ‘백일의 낭군님’은 기다렸다가 보더라. (웃음)
10. 도경수와 남지현이 궁이 아니라 송주현에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에 아쉬워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조한철 : 딸이 ‘백일의 낭군님’ 애청자였다. 최종회가 끝난 후 홍심이가 왕비 옷도 안 입고 궁에서 사는 결말도 아니라 아쉬워했다. 시청자들도 결말을 두고 말이 있던 것으로 아는데, 나도 대본을 본 직후에는 이렇게 끝나서 아쉽다고 생각했다. 막상 방송을 보니 적절하게 끝난 것 같다. 두 사람의 결말은 송주현이 맞는 것 같다. 송주현에서 예쁘게 끝나는 장면이 좋았다.
10. 불안하고 나약했던 왕이 아들과 극적으로 화해하고 사랑꾼 모습을 보인 결말도 반전이었다.
조한철 : 나도 대본을 보고 당황했다. ‘1년 후에 갑자기 얘가?’ 라는 생각에 당황했는데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코믹한 느낌은 있었지만 왕의 조금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비춰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첫 회부터 꾸준히 불안하고 초조한 왕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애드리브 욕심도 내려다가 그 정도로 했다. 특히 세자 율(도경수 분)과 편하게 대화하면서 그간의 앙금을 해소하는 장면이 좋았다.
조한철 : 내가 연기한 왕은 아들인 율을 사랑하면서도 질투하고 미워한다. 그렇게까지 했던 것들이 나와 내 집안의 안위 때문이었다는 것이 설명된 것 같아서 좋았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기 캐릭터에 대한 이해나 연민 내지 사랑이 없으면 최선을 다하기 어렵다. 나 역시 왕에 대한 연민이 있었기에 늘 불안해하고 소리 지르는 왕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으로 끝나 반가웠다.
10. 나약하고 위태로운 왕 캐릭터를 위해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조한철 : 왕의 나약함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김차언(조성하 분)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왕, 어떻게 보면 지질한 왕을 벌벌 떠는 모습으로만 연기하면 너무 1차원적일 것 같았다. 오히려 상황마다 더 강한 에너지로 몰아붙이고 속되게 말해 ‘지랄하면’ 더 나약해 보일 것 같았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또 평범하게 살다가 왕이 된 설정이기 때문에 왕의 기품은 없어도 될 것 같아 몸이나 옷도 흐트러뜨리고 일부러 삐딱한 자세를 취했다.
조한철 : 조언할 필요가 없는 친구. 어릴 때부터 주목을 받으며 살았고 모든 것에 책임을 지며 살았던 친구라 연기도 물론 잘했지만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남달랐다. 현장에서 집중도 잘 하고 잘 해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감동받았다. 도경수는 리허설도 허투루 안 했다. 마주 보고 대사를 할 때 선배 배우가 노려보면 시선을 피하거나 눈이 풀리는데 도경수는 나를 끝까지 이기려고 하더라. 그런 점이 신선했고 한 번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긴장도 됐고 경쟁의식이라 할 수도 있는 감정도 느꼈다. 진지한 태도와 내공으로 볼 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사실 조금 부럽다. 어떻게 하는 것마다 잘 되나. (웃음)
10. ‘백일의 낭군님’ 촬영 후에도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해서 찍고 있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는?
조한철 : 못 쉬는 성격이다. 작품과 작품 사이에 시간이 생기거나 할 게 없으면 친구들과 쌈짓돈을 내서 공연을 만들어 올리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울해지더라. 후배들이 힘들다고 상담을 하면 “네가 안 바빠서 그래”라고 한다. 바쁘면 힘든 걸 느낀 시간이 없다. 나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고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
10. 슬럼프가 온 적은 없나?
조한철 : 슬럼프라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중간에 6개월 정도 쉰 적이 있다. 한 달이 지나니 우울해졌다. 그래서 나 혼자만의 책을 썼다. 연기와 관련된 내용인데 연기학개론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내 나름대로 연기에 대한 것들을 썼다. 나중에 보고 내공이 조금 쌓이면 출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웃음)
조한철 :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냥 계속 배우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 연기를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오래 연기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면 존경심이 든다. 연기에는 정년이 없으니까 죽기 전까지 연기 하고 싶다. ‘저 사람은 배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10. 1998년 연극 ‘원룸’부터 현재까지 연기를 꾸준히 할 수 있던 원동력은?
조한철 : 중학교 3학년부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연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재주가 많은 배우들 중에서 연기가 아니라 다른 쪽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기밖에 없다’라는 것이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인 것 같다. 연기를 보는 것도 재밌고 하는 것도 재밌다. 읽거나 듣는 것도 재밌다. 내가 하는 일이라 그런지 세상에 연기보다 재밌는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연기는 해도 해도 잘 모르겠다. 이런 건가 싶으면 저런 거더라. 숙제가 계속 제공되는데 그것도 내 배우 생활의 원동력 중 하나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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