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기자]
김상호는 많은 작품의 곳곳에 깃들어 있다. 관객들에게 그 작품을 대표하는 얼굴로 남지 않아도, 그 작품을 기억에 남게 만드는 연기를 하는 보석과도 같은 배우다. 영화 ‘목격자’의 고군분투하는 형사 ‘재엽’으로 돌아온 그를 지난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영화는 어떻게 보았는지?
김상호 : 대본보다는 아주 잘 나온 것 같다. 속도감이나 이야기의 밀도가 훨씬 좋아졌다.
10. 살인자와 목격자가 서로를 목격했다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배우로서 시나리오는 어떠했나?
김상호 : 처음부터 몹시 좋았다. 살인이라는 것이 내 가족과 이웃이 있는 곳에서 벌어진다. 마음먹고 가야 하는 어떤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친밀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긴장감이랄까. 집단 이기주의를 이야기로 풀어낸 점도 매력적이었다.
10. 가장 소름끼쳤던 장면을 꼽자면?
김상호 : 이미 다 아니까 영화를 보면서 무섭지는 않았다. 대본을 읽으면서 무서웠던 장면은 있다. 처음에 태호(곽시양)가 살인을 하고, 그 다음에 상훈(이성민)과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층을 세는데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면 굉장히 무서운 장면이다.
10. 이성민과의 호흡은 어떠했는지?
김상호 : 연기 잘하는 사람과 하면 영락없다. 아주 편안하다. 각자 긴장감을 가지고 그 장면에서 각자의 입장을 딱딱 부딪치니까 아주 편안하다.
10. 곽시양과는 형사와 범인의 관계지만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김상호 : 시양이에 대한 첫인상은 ‘자신만만함’이었다. 정말 잘해낼 거라는, 두고 보라는 느낌…. 독이 바짝 오른 느낌이었다. 좋았다. 성민 형의 표현처럼 되게 섹시한 배우가 한 명 나타난 것 같다. 그 말에 동감한다.
10. ‘잠복근무’ ‘공필두’ 등을 비롯해서 영화에서 형사 역을 많이 했는데.
김상호 : 극에서 내가 맡은 역할답게 리액션을 해나가려고 한다. ‘목격자’의 재엽은 기존의 형사들과 다르다. 보통의 형사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를 가지고 범인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재엽도 사건 현장에 가서 범인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혀서 범인을 따라갈 수가 없다.
10. 실제로 집단 이기주의를 느낀 적이 있는지?
김상호 : 별로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집단을 별로 안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집단 속에 들어가 있는 것. 운동도 혼자 하는 헬스, 수영, 자전거를 좋아한다.
10. 축구팬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김상호 : 조기축구회는 안 한다. 약속을 하고 지키는 것이 스트레스다. 누가 촬영도 집단 아니냐고 묻길래 그건 직업이라고 답했다. (웃음)
10. ‘목격자’에서 재엽이 후배 형사를 때리는 신에서 조금 불편했다. 감정의 끓는점이 덜 됐는데 액션이 치고 나가는 느낌이랄까?
김상호 : 앞서 편집된 장면이 있다. 산에 올라가서 스마트폰으로 타이어 자국을 찍어서 후배에게 보낸다. 차종을 알아보고 연락해 달라고 부탁한다. 문제는 후배가 알았는데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만약 연락을 했다면 405호 여자가 변을 안 당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재엽 안에 그 화가 존재했기 때문에 그런 강도의 신이 나온 것이다.
10. ‘전우치’의 신부 역이나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의 스님 역도 그러하고, 어떤 종교에 있어도 해당 종교인으로 보인다.
김상호 : 편안함 때문인 것 같다. 가끔 현장에서 듣는 말은 시골에 가서 앉아있으면 시골 주민, 필리핀에 있으면 필리핀 사람으로 보인다고. 종교 뿐 아니라 어떤 배역을 맡든 간에 편안함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
10. 혹 종교가 있는지?
김상호 : 굳이 정하자면, 무교에 가까운 불교다. 부모님이 불교라서. 그런데 한 번도 안 가봤다. 그 또한 단체생활이라서. (웃음)
10. 드라마와 영화에 경계를 두지 않고 고루 출연하고 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차이는?
김상호 : 드라마의 장점은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같이 간다는 점이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할 때 집사람 심부름으로 채소를 사러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힘들지? 힘내!” 하시는 거다. 드라마 속의 막내아들로 인지하는 거다. 영화의 장점은 연기를 하면서는 관객이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모르지만 극장에 걸리고 좋은 반응을 얻을 때 카타르시스가 있다.
10. 얼마 전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변산’에서 꼭 봤어야 할 얼굴을 덜 보고 나온 느낌이 들었다. 그 답이 김상호였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에 잘 맞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김상호 : ‘변산’에 어울리는 역할이 있었나? (웃음) 필요하면 갖다 쓰실 것이다. 불러주시면 가서 좋은 케미를 보여드리겠다.
10. ‘피와 뼈’의 각본으로 유명한 정의신 감독의 영화‘야키니쿠 드래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배우 김상호부터 감독 정의신까지 두루두루 기대가 큰 작품이다.
김상호 : 징용이 되어서 일본에 정착한 교포 1세대의 이야기다. 감독의 연극이 원작으로,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일찌감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일본에서 주요 연극대상을 휩쓸기도 했다. 내가 만나본 정의신 감독은 천재다. 작게라도 꼭 개봉이 됐으면 한다.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10. 영화는 어떻게 보았는지?
김상호 : 대본보다는 아주 잘 나온 것 같다. 속도감이나 이야기의 밀도가 훨씬 좋아졌다.
10. 살인자와 목격자가 서로를 목격했다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배우로서 시나리오는 어떠했나?
김상호 : 처음부터 몹시 좋았다. 살인이라는 것이 내 가족과 이웃이 있는 곳에서 벌어진다. 마음먹고 가야 하는 어떤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친밀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긴장감이랄까. 집단 이기주의를 이야기로 풀어낸 점도 매력적이었다.
10. 가장 소름끼쳤던 장면을 꼽자면?
김상호 : 이미 다 아니까 영화를 보면서 무섭지는 않았다. 대본을 읽으면서 무서웠던 장면은 있다. 처음에 태호(곽시양)가 살인을 하고, 그 다음에 상훈(이성민)과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층을 세는데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면 굉장히 무서운 장면이다.
10. 이성민과의 호흡은 어떠했는지?
김상호 : 연기 잘하는 사람과 하면 영락없다. 아주 편안하다. 각자 긴장감을 가지고 그 장면에서 각자의 입장을 딱딱 부딪치니까 아주 편안하다.
10. 곽시양과는 형사와 범인의 관계지만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김상호 : 시양이에 대한 첫인상은 ‘자신만만함’이었다. 정말 잘해낼 거라는, 두고 보라는 느낌…. 독이 바짝 오른 느낌이었다. 좋았다. 성민 형의 표현처럼 되게 섹시한 배우가 한 명 나타난 것 같다. 그 말에 동감한다.
김상호 : 극에서 내가 맡은 역할답게 리액션을 해나가려고 한다. ‘목격자’의 재엽은 기존의 형사들과 다르다. 보통의 형사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를 가지고 범인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재엽도 사건 현장에 가서 범인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혀서 범인을 따라갈 수가 없다.
10. 실제로 집단 이기주의를 느낀 적이 있는지?
김상호 : 별로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집단을 별로 안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집단 속에 들어가 있는 것. 운동도 혼자 하는 헬스, 수영, 자전거를 좋아한다.
10. 축구팬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김상호 : 조기축구회는 안 한다. 약속을 하고 지키는 것이 스트레스다. 누가 촬영도 집단 아니냐고 묻길래 그건 직업이라고 답했다. (웃음)
10. ‘목격자’에서 재엽이 후배 형사를 때리는 신에서 조금 불편했다. 감정의 끓는점이 덜 됐는데 액션이 치고 나가는 느낌이랄까?
김상호 : 앞서 편집된 장면이 있다. 산에 올라가서 스마트폰으로 타이어 자국을 찍어서 후배에게 보낸다. 차종을 알아보고 연락해 달라고 부탁한다. 문제는 후배가 알았는데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만약 연락을 했다면 405호 여자가 변을 안 당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재엽 안에 그 화가 존재했기 때문에 그런 강도의 신이 나온 것이다.
김상호 : 편안함 때문인 것 같다. 가끔 현장에서 듣는 말은 시골에 가서 앉아있으면 시골 주민, 필리핀에 있으면 필리핀 사람으로 보인다고. 종교 뿐 아니라 어떤 배역을 맡든 간에 편안함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
10. 혹 종교가 있는지?
김상호 : 굳이 정하자면, 무교에 가까운 불교다. 부모님이 불교라서. 그런데 한 번도 안 가봤다. 그 또한 단체생활이라서. (웃음)
10. 드라마와 영화에 경계를 두지 않고 고루 출연하고 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차이는?
김상호 : 드라마의 장점은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같이 간다는 점이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할 때 집사람 심부름으로 채소를 사러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힘들지? 힘내!” 하시는 거다. 드라마 속의 막내아들로 인지하는 거다. 영화의 장점은 연기를 하면서는 관객이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모르지만 극장에 걸리고 좋은 반응을 얻을 때 카타르시스가 있다.
10. 얼마 전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변산’에서 꼭 봤어야 할 얼굴을 덜 보고 나온 느낌이 들었다. 그 답이 김상호였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에 잘 맞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김상호 : ‘변산’에 어울리는 역할이 있었나? (웃음) 필요하면 갖다 쓰실 것이다. 불러주시면 가서 좋은 케미를 보여드리겠다.
10. ‘피와 뼈’의 각본으로 유명한 정의신 감독의 영화‘야키니쿠 드래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배우 김상호부터 감독 정의신까지 두루두루 기대가 큰 작품이다.
김상호 : 징용이 되어서 일본에 정착한 교포 1세대의 이야기다. 감독의 연극이 원작으로,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일찌감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일본에서 주요 연극대상을 휩쓸기도 했다. 내가 만나본 정의신 감독은 천재다. 작게라도 꼭 개봉이 됐으면 한다.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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