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My Name is 안승준. 한자는 편안할 안, 이을 승, 준걸 준을 쓴다. 어떤 학교에 다녔고 뭘 했는지에 의미를 뒀지, 이름에는 별로 그랬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어떤 의미로 지으셨는지 부모님한테 여쭤봐야겠다. (웃음) 이름이 특이하진 않아 별명도 많이 없었다. 그냥, 키가 커서 ‘키다리 아저씨’ 정도. 해외에 진출할 경우? ‘준’이라고 불러 달라고 할 거 같다. ‘준’이 들어간 이름이면 그렇게 많이 하더라.
1996년 9월 11일생이다. 키는, 중학교 때 180 정도였고, 고1 때 184, 지금은 189다. 아버지를 닮은 거 같다. 175 정도 되시는데, 59년생이시니 그 시절로 따지면 큰 편이시다. 집에선 막내다. 위로 누나가 셋 있다. 첫째 누나랑 나랑, 열 살 차이. 혈액형은, 이렇게 말해도 되나. 난, AO라고 생각한다. (웃음) 어머니가 BO, 아버지가 AO라서, AO라고 말하고 다닌다. 혈액형 별 성격 분류는 별로, 신경 안 쓴다. 하하.
2014년 에스콰이어 7월호로 데뷔했다.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에 모델 아카데미에 다니고 싶더라. 뭔가, 놓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모델을 하고는 싶은데, 모델 일에 대한 지식도 없고, 외적으로도 자신감이 많이 없어서 고민했다.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겠다 했는데 이게 참, 일이 다 잘 풀려서,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나서 모델을 하게 됐다.
옷에 관심이 많다. 옷을 좋아해서 패션모델이 되고 싶었던 것도 있다. 대학도 의상과로 갔는데, 지금은 휴학 중이다. 모델이 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만드신, 좋은 옷을 입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나중엔, 직접 옷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모델이 되어 처음 돈을 벌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호텔에서 서빙 알바를 한 번 한 적 있는데, 하루 일하고 5만원을 받았다. 학생일 땐, 내게 되게 큰돈이었다. 모델 일을 하고 나서는 몇 십 만원이 들어오더라. 아… 내가 드디어 뭔가를 하는구나, 싶었다. 스스로한테 뿌듯했다.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큰돈을 모아보자, 이런 마음이 들었다. 요즘, 적금에 좀 소홀했는데 다시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해외 활동하러 나가면 돈이 많이 깨진다고 하더라고. 많이 모아놓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올해 말쯤, 미팅 겸 에이전시를 잡을 겸, 겸사겸사 나갈 거 같다. 뉴욕으로. 꼭, 가고 싶다. 온스타일 ‘데블스 런웨이(이하 데블스)’에 출연 중이다.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주니어(데뷔 전인 모델)들을 보면 예전 생각이 난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가이즈 앤 걸즈’에 나가서 30명 안에 들었다가 떨어진 적이 있거든. 하루 만에 떨어져 허무했지만, 한편으론 자신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떨어졌는데도 그냥 혼자서, ‘난 할 수 있어’라는 착각을 했다. ‘잘 될 거고, 좋은 모델이 돼 있을 거야’라는 착각. 맞다, 좋은 착각이었다. (웃음)
후배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데블스’에서 뭔가를 가르쳐 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 있는 게 없다. 시니어(현역 모델)들이 없어도 주니어들은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자 포즈를 찾고, 혼자서 노력했을 테니깐. 그저, 조언을 해주는 것뿐이다. 난 주니어들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터득해 갔으면 좋겠다. 나 또한 그런 스타일이다. 물론, 참고한 모델은 당연히 있지. (조)민호 형을 특히 많이 참고했다. 형이 촬영장을 끌어가는 모습이 좋았다. 포즈도 자연스럽고, 사진도 너무 잘 나오고. 난, 아직까지는 내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가 많이 없다. 꽤 찍긴 했지만, 백 퍼센트 만족하지 못한다. 욕심이 많다. 그렇지만 사진이 생각한 만큼 잘 안 나왔다고 해서 거기에 연연해 하진 않는다. 어쩔 수 없잖아. (웃음) 다음번에 더 잘하자, 이렇게 생각한다. 주니어인 (김)세희랑 찍은 거인 화보(‘데블스 런웨이’ 4화)도 원래는 벽에 내 손이 걸쳐 있던 거였는데 세희 머리가 워낙 붕 떠 있으니 내가 누르는 것처럼 보였던 거다.(모델 송경아가 사진 평가 당시 안승준의 팔이 어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그거에 대해 뭔가 얘기하진 않았다. 그냥 넘겼다.
방송을 하며 다시 나사를 조인 느낌이다. 이번에 ‘데블스’가 처음 해보는 방송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너무 힘들었다. 말도 많이 해야 되고… 하하. 오전 10시에 샵을 가서, 그 다음 파주로 이동해 찍다 보면 새벽이었다. 초반에는 사람이 많다 보니 새벽 다섯 시까지 촬영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옷 입으면 바로 그날 오후 1시에 촬영에 들어갔다. 한 달 동안 그랬다. 아직 결승만 안 찍었는데, 회가 거듭되면서 촬영이 좀 편해졌다. 마지막엔 그날 찍어서 그날 딱 끝났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웃음) 그래도 방송에서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하는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말하는 걸 좀 많이 배웠다. 모델로서는 음, ’50컷 안에 끝내라’ 식의 미션이 있었다 보니 나만의 필살기가 나오는 거 같았다. 그동안 일을 좀 했다고 내가 풀어져 있었던 거 같은데, 촬영하면서 긴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처음 일했던 때의 마음을 일깨울 거다. 서울콜렉션을 처음 했을 땐 모든 게 다 처음이라 떨리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다. 쇼장 밖에 나가서 사진도 찍고, 패션 위크 내내 누비고 다녔거든. 인스타그램에 소풍 왔다고까지 썼다. 그랬는데 이게 점점 일로 다가오고, 직업으로 다가오게 되어서는… 이번엔 이런 옷을 입고 이렇게 할거야, 가 되어 버린 거다. 아예 일처럼 생각하게 돼서 어떻게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마음을 이끌어 내보려고 한다. 저번에는 남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옷도 많이 샀거든. 스트릿 사진을 찍혀도 예쁘게 찍히고 싶어서. 이번 패션 위크 땐 좀 편하게 하고 가려 한다. 그러면 예전처럼 순수하게 되지 않을까.
사람들의 ‘뮤즈’가 되고 싶다. 이번에 매니저 누나가 바뀌면서 누나가 나한테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는데, “뮤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모델 지망생들이 봤을 때뿐만 아니라 더 크게 봤을 때, 내가 어떤 위치에 있었으면 한다. 시드와 낸시, 데이빗 보위, 존 레논, 폴 매카트니처럼, 내게도 뭔가가 있어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회사로 따지면 장윤주 누나처럼. 누나만의 어떤 이미지가 딱 있지 않나. 그러기 위해선 일단은 내 관리를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거 같다. 초반에는 뉴페이스로 주목 받아서 일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관심이 좀 잠잠하거든. 그렇다 하더라도 뭔가를 계속 만들어 가야 할 거 같다. ‘데블스’가 그 기회 중 하나였고, 해외 활동도 그러한 계기로 보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승준이가 승준이에게. 아, 이렇게 나한테 메시지 보내는 거, 정말 좋은 거 같다. 예전에 엘르에서 졸업했다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거든. 근데 그때 말한 걸 다시 보니 차근차근 다 이뤄냈던 거 같더라. 신기했다. 내가 나한테 보내는 메시지… 음. 혼자서 요새 생각을 많이 한다. 이상한 고민들을 많이 해서인가, 점점 다크해지는 거 같다. 다음에 이 인터뷰를 봤을 땐 열린 마인드로, 밝은 모습으로, 고민도 많이 안 하는 그런 사람이 돼 있으면 좋겠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1996년 9월 11일생이다. 키는, 중학교 때 180 정도였고, 고1 때 184, 지금은 189다. 아버지를 닮은 거 같다. 175 정도 되시는데, 59년생이시니 그 시절로 따지면 큰 편이시다. 집에선 막내다. 위로 누나가 셋 있다. 첫째 누나랑 나랑, 열 살 차이. 혈액형은, 이렇게 말해도 되나. 난, AO라고 생각한다. (웃음) 어머니가 BO, 아버지가 AO라서, AO라고 말하고 다닌다. 혈액형 별 성격 분류는 별로, 신경 안 쓴다. 하하.
2014년 에스콰이어 7월호로 데뷔했다.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에 모델 아카데미에 다니고 싶더라. 뭔가, 놓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모델을 하고는 싶은데, 모델 일에 대한 지식도 없고, 외적으로도 자신감이 많이 없어서 고민했다.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겠다 했는데 이게 참, 일이 다 잘 풀려서,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나서 모델을 하게 됐다.
옷에 관심이 많다. 옷을 좋아해서 패션모델이 되고 싶었던 것도 있다. 대학도 의상과로 갔는데, 지금은 휴학 중이다. 모델이 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만드신, 좋은 옷을 입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나중엔, 직접 옷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모델이 되어 처음 돈을 벌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호텔에서 서빙 알바를 한 번 한 적 있는데, 하루 일하고 5만원을 받았다. 학생일 땐, 내게 되게 큰돈이었다. 모델 일을 하고 나서는 몇 십 만원이 들어오더라. 아… 내가 드디어 뭔가를 하는구나, 싶었다. 스스로한테 뿌듯했다.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큰돈을 모아보자, 이런 마음이 들었다. 요즘, 적금에 좀 소홀했는데 다시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해외 활동하러 나가면 돈이 많이 깨진다고 하더라고. 많이 모아놓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올해 말쯤, 미팅 겸 에이전시를 잡을 겸, 겸사겸사 나갈 거 같다. 뉴욕으로. 꼭, 가고 싶다. 온스타일 ‘데블스 런웨이(이하 데블스)’에 출연 중이다.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주니어(데뷔 전인 모델)들을 보면 예전 생각이 난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가이즈 앤 걸즈’에 나가서 30명 안에 들었다가 떨어진 적이 있거든. 하루 만에 떨어져 허무했지만, 한편으론 자신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떨어졌는데도 그냥 혼자서, ‘난 할 수 있어’라는 착각을 했다. ‘잘 될 거고, 좋은 모델이 돼 있을 거야’라는 착각. 맞다, 좋은 착각이었다. (웃음)
후배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데블스’에서 뭔가를 가르쳐 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 있는 게 없다. 시니어(현역 모델)들이 없어도 주니어들은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자 포즈를 찾고, 혼자서 노력했을 테니깐. 그저, 조언을 해주는 것뿐이다. 난 주니어들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터득해 갔으면 좋겠다. 나 또한 그런 스타일이다. 물론, 참고한 모델은 당연히 있지. (조)민호 형을 특히 많이 참고했다. 형이 촬영장을 끌어가는 모습이 좋았다. 포즈도 자연스럽고, 사진도 너무 잘 나오고. 난, 아직까지는 내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가 많이 없다. 꽤 찍긴 했지만, 백 퍼센트 만족하지 못한다. 욕심이 많다. 그렇지만 사진이 생각한 만큼 잘 안 나왔다고 해서 거기에 연연해 하진 않는다. 어쩔 수 없잖아. (웃음) 다음번에 더 잘하자, 이렇게 생각한다. 주니어인 (김)세희랑 찍은 거인 화보(‘데블스 런웨이’ 4화)도 원래는 벽에 내 손이 걸쳐 있던 거였는데 세희 머리가 워낙 붕 떠 있으니 내가 누르는 것처럼 보였던 거다.(모델 송경아가 사진 평가 당시 안승준의 팔이 어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그거에 대해 뭔가 얘기하진 않았다. 그냥 넘겼다.
방송을 하며 다시 나사를 조인 느낌이다. 이번에 ‘데블스’가 처음 해보는 방송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너무 힘들었다. 말도 많이 해야 되고… 하하. 오전 10시에 샵을 가서, 그 다음 파주로 이동해 찍다 보면 새벽이었다. 초반에는 사람이 많다 보니 새벽 다섯 시까지 촬영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옷 입으면 바로 그날 오후 1시에 촬영에 들어갔다. 한 달 동안 그랬다. 아직 결승만 안 찍었는데, 회가 거듭되면서 촬영이 좀 편해졌다. 마지막엔 그날 찍어서 그날 딱 끝났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웃음) 그래도 방송에서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하는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말하는 걸 좀 많이 배웠다. 모델로서는 음, ’50컷 안에 끝내라’ 식의 미션이 있었다 보니 나만의 필살기가 나오는 거 같았다. 그동안 일을 좀 했다고 내가 풀어져 있었던 거 같은데, 촬영하면서 긴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처음 일했던 때의 마음을 일깨울 거다. 서울콜렉션을 처음 했을 땐 모든 게 다 처음이라 떨리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다. 쇼장 밖에 나가서 사진도 찍고, 패션 위크 내내 누비고 다녔거든. 인스타그램에 소풍 왔다고까지 썼다. 그랬는데 이게 점점 일로 다가오고, 직업으로 다가오게 되어서는… 이번엔 이런 옷을 입고 이렇게 할거야, 가 되어 버린 거다. 아예 일처럼 생각하게 돼서 어떻게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마음을 이끌어 내보려고 한다. 저번에는 남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옷도 많이 샀거든. 스트릿 사진을 찍혀도 예쁘게 찍히고 싶어서. 이번 패션 위크 땐 좀 편하게 하고 가려 한다. 그러면 예전처럼 순수하게 되지 않을까.
사람들의 ‘뮤즈’가 되고 싶다. 이번에 매니저 누나가 바뀌면서 누나가 나한테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는데, “뮤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모델 지망생들이 봤을 때뿐만 아니라 더 크게 봤을 때, 내가 어떤 위치에 있었으면 한다. 시드와 낸시, 데이빗 보위, 존 레논, 폴 매카트니처럼, 내게도 뭔가가 있어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회사로 따지면 장윤주 누나처럼. 누나만의 어떤 이미지가 딱 있지 않나. 그러기 위해선 일단은 내 관리를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거 같다. 초반에는 뉴페이스로 주목 받아서 일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관심이 좀 잠잠하거든. 그렇다 하더라도 뭔가를 계속 만들어 가야 할 거 같다. ‘데블스’가 그 기회 중 하나였고, 해외 활동도 그러한 계기로 보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승준이가 승준이에게. 아, 이렇게 나한테 메시지 보내는 거, 정말 좋은 거 같다. 예전에 엘르에서 졸업했다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거든. 근데 그때 말한 걸 다시 보니 차근차근 다 이뤄냈던 거 같더라. 신기했다. 내가 나한테 보내는 메시지… 음. 혼자서 요새 생각을 많이 한다. 이상한 고민들을 많이 해서인가, 점점 다크해지는 거 같다. 다음에 이 인터뷰를 봤을 땐 열린 마인드로, 밝은 모습으로, 고민도 많이 안 하는 그런 사람이 돼 있으면 좋겠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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