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사망한 레이디스코드 은비
3일 교통사로고 사망한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멤버 고(故) 은비를 처음 만난 건 올 2월 ‘쏘 원더풀’ 활동을 앞둔 인터뷰에서였다. 은비는 레이디스 코드 다섯 멤버 중 가장 밝은 목소리로 씩씩하게 대답했다.당시 인터뷰는 레이디스 코드가 2월 ‘제3회 가온차트 케이팝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직후에 이뤄졌다. 못다한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멤버들 중 은비가 가장 먼저 나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은비는 “엄마가 마음고생을 했는데 이제 딸이 신인상을 받았으니 엄마는 대한민국에서 5%안에 드는 딸을 둔 엄마다”며 자랑스레 말을 전했다.
부모님과 할머니에 대한 은비의 사랑은 컸다. 은비는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을 묻는 질문에도 “부끄러운 딸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을 하기도 했다.
은비는 레이디스코드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팀내 러블리 코드를 담당하며 은비타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발랄한 성격을 자랑한다. 애슐리는 “은비가 우울한 날이면 팀 전체가 우울해진다”며 “은비는 우리를 격려해주는 걸 좋아한다. 쳐져 있을 때 은비가 어깨를 두드려주면 더 힘이난다”고 말했다. 소정은 “은비는 친언니 같다”며 “따끔할 때 혼도 내주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이어서 더 친언니 같다”고 말했다.
리세 또한 은비를 두고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며 “자신이 먹고 싶지 않고, 갖고 싶지도 않는데도 다른 사람이 하고 싶다고 하면 같이 해준다. 우리 멤버들 중 가장 밝다”고 말했다. 리세는 “은비가 없었으면 우리는 너무 어두운 팀이 됐을 것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막내 주니도 “언니가 이야기를 할 때 말투나 리액션이나 억양이 정말 밝다”며 “듣는 사람도 집중해서 듣고, 말을 재미있게 잘한다”고 말했다.
은비는 멤버들 중 가장 성장세를 보이는 멤버이기도 했다. ‘쏘 원더풀’에서 처음으로 후렴구를 맡아 부르면서 실력을 보였던 것. 그는 “레이디스 코드가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도 있는데 내가 불러서 망치게 되면 큰일이니까.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레이디스코드의 활력소이자 끊임없이 노력할 줄 알았던 은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편 3일 오전 1시23분께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발생한 레이디스코드가 타고 있던 차량의 사고로 은비가 숨지고, 권리세 이소정 등 멤버들이 중상을 입었다. 이외의 멤버와 스태프들은 경상을 입었다. 이들 모두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고 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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