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편성된 SBS ‘매직아이’(왼쪽) ‘도시의 법칙’

이미지 쇄신일까, 다양성 약화일까?

SBS가 신규 예능·교양 프로그램 편성과 기존 프로그램의 시간대 변경으로 개편 신호탄을 알렸다. ‘매직아이’ ‘도시의 법칙’이 새 프로그램으로 편성되고 ‘도전천곡’ ‘심장이 뛴다’가 폐지됐으며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오! 마이 베이비’ ‘식사하셨어요?’가 시간대를 옮기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매년 봄, 가을 이뤄지는 정기 프로그램 개편의 일환이기도 한 이번 개편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한달 반 가량 늦춰져서 진행됐다.

먼서 신규 프로그램은 가수 이효리 배우 문소리 방송인 홍진경 작가 임경선 등 4인의 여성 MC가 나서는 1부 코너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와 방송인 김구라와 배성재 아나운서가 짝이 된 2부 ‘숨은 뉴스 찾기’로 구성된 ‘매직아이’가 있다. 오랜만의 여성 집단MC 체제를 택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13일 파일럿으로 방송된 후 신선하다는 평가 속에 화요일 심야시간대(오후 11시15분) 정규편성을 확정지었다.

‘정글의 법칙’의 이지원 PD가 연출하는 새 프로그램 ‘도시의 법칙’은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서울 촌놈들이 무일푼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대표적인 SBS의 가족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과 ‘오! 마이 베이비’는 각각 일요일 오전 10시45분, 토요일 오후 5시대로 시간을 옮기면서 주말 예능 공략에 나섰다.

SBS ‘심장이 뛴다’

반면 119 응급구조대원 체험을 통해 공익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심장이 뛴다’와 14년간 방송한 장수 예능 프로그램 ‘도전천곡’은 폐지가 확정됐다.

이처럼 신규 예능 프로그램 편성에는 ‘젊은 이미지’를 고수하려는 전략과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로 떠오른 육아 예능의 흐름에 발맞추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방송가 ‘이효리 효과’를 낳는 등 방송인으로서 스타성이 큰 이효리를 MC로 내세운 ‘매직아이’와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한 ‘정글의 법칙’은 젊은 남녀 연예인들의 도시생활 고군분투기를 담으면서 감각적인 시도를 꾀하고 있다.

또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과 ‘오! 마이 베이비’의 주말 편성으로 아이들이 등장하는 가족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킬러 콘텐츠 강화에 동참하려는 의중도 읽을 수 있다.

사실 여기에는 상반기 광고 수익성 악화로 부진을 겪은 방송사의 다급함도 숨어 있다. 이에 이번 개편은 주 광고 타깃층인 20~49세 시청자층에 소구할 수 있는 방송 콘텐츠 위주로 이뤄졌다. 직접적인 시청률보다는 광고의 주요 소비층이 선호하는 콘텐츠가 강조된 것이 개편안의 핵심인 것.

그러나 공익적인 색깔이 짙었던 ‘심장이 뛴다’와 SBS의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도전천곡’이 폐지를 맞은 데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존중되기보다는 시장의 논리와 최근의 트렌드를 너무 의식한 개편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 외주제작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추구해야 할 다원적인 가치가 희석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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