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의 기적'(중소 기획사 출신으로는 보기 드문 성과라는 뜻)을 만들어낸 가수 겸 디렉터 이해인이 보이그룹 프로듀싱에 나선다. 키스오브라이프를 성공적으로 대중에게 각인시킨 이해인. 새로 맡는 보이그룹도 성공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이해인의 '변신'이 사람들의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다. 이해인은 S2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키스오브라이프를 성공으로 이끌며 디렉터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당초 그는 아이돌 연습생으로 방송계 생활을 시작했다. 이해인은 2016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출연으로 대중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다. 당시 데뷔조에 들지는 못했지만 인기 있었던 이들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I.B.I(아이비아이)를 결성해 활동했다. 이후 Mnet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다. 아이돌 연습생이자 가수 당사자로 일하며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해인이 S2엔터테인먼트에서 키스오브라이프를 성공으로 이끈 건 중소의 기적으로 평가된다. 키스오프라이프는 건강미 넘치면서도 매혹적인 콘셉트로 대중을 만났다. 그는 키스오브라이프 멤버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혔고, 이들이 찰떡같이 소화할 수 있는 곡을 줬다. 그 결과 키스오브라이프는 쟁쟁한 걸그룹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특히 지난해 7월 나온 노래 'Sticky'(스티키)는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탑 100' 차트에서 10위 안에 드는 성과를 냈다. 시스타를 뒤잇는 서머퀸이란 평가도 얻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자 가수였던 이해인은 업계를 빠삭하게 이해했다. 특히 이해인은 키스오프라이프 나띠와 '아이돌학교'에서 동고동락하며 가깝게 지냈던 만큼 그의 강점을 잘 알았다. 이해인은 자신의 배경지식을 곡과 콘셉트에 녹여내며 그룹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연출했다.
그런 그가 데뷔 때부터 디렉팅을 맡아 왔던 그룹 키스오브라이프와 지난 활동을 끝으로 작별하고 보이그룹 프로듀서가 된다. 올해 데뷔 예정인 신인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그 주인공이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7'(PROJECT 7)의 최종 데뷔조다.
멤버 가운데 제이민은 보이그룹 BAE173 출신, 마징시앙과 장여준은 제로베이스원을 배출한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 출신이라 눈길을 끈다. 화제성을 지닌 멤버들이 있고, 프로그램을 통해 팬층을 확보해 출발이 좋다.대중의 귀를 사로잡을 만한 곡, 멤버들에게 어울리는 콘셉트로 첫걸음을 내딛기만 하면 된다. 이해인은 '프로젝트 7' 방영 당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이들을 지도했다. 멤버들을 오랜 기간 지켜보고, 뼈와 살이 되는 조언을 건넸던 만큼 개개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앞서 이해인은 키스오브라이프와 나띠의 활동으로 실력을 증명했다. 이해인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멤버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이해인의 제작 역량을 판가름할 심판대가 됐다. 키스오브라이프의 성공은 이해인의 기획력 덕분인지 멤버들의 스타성과 역량 덕분인지를 명확히 가리기 어려웠다. 성공 사례가 아직 키스오브라이프 한 그룹뿐이란 점도 제작 능력을 더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에 걸그룹이 아닌 보이그룹을 담당하는 건 제작자로서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더 다양한 부분에서 의견을 낼 수 있게 됐다. 이해인의 색깔이 더 잘 묻어날 것이란 의미다. 더불어 이해인의 품을 벗어난 키스오브라이프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제까지 보여줬던 키스오브라이프만의 분위기가 어디서 비롯됐던 것인지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보이넥스트도어 등 인기 있는 5세대 보이그룹 사이에서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후발주자로 나선다. 이해인이 키스오브라이프 때처럼 클로즈 유어 아이즈도 인기 그룹 반열에 올릴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성적표가 곧 이해인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