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딕펑스/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2010년대부터 청춘을 대표해온 밴드 딕펑스(김현우, 김태현, 김재흥, 박가람)가 앞으로도 나이와 상관 없이 청춘을 노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딕펑스는 지난 19일 오후 2시 20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싱글 '첫사랑, 이 노래'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이날 김태현은 "오랜만에 나오는 싱글이라 감회가 새롭다. 기존 곡들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차이점을 찾아보시면 재밌게 감상 가능할 것 같다"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가람은 "회사를 옮기고 첫 싱글이다. 그만큼 작업 방식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만큼 음악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염두에 두고 들어주시면 재밌게 들어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현우는 "전에는 4명이서 주로 음악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회사 음악 프로듀서분들과 함께 했다. 머릿수가 많아진 거다. 우리의 음악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재흥은 "되게 오랜만에 음악을 냈는데 그 기간동안 음악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가져왔던 신나는 청춘 이미지를 갖고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이미지, 저희가 원하는 이미지 사이 고민이 많았다. 겁도 나고 조심스러워지다보니 선뜻 선택하지 못한 게 많았다. 정답이 뭔지 모르겠을 때 이번에 프로듀서분들이 도와주시면서 딕펑스다운 게 뭔지 함게 찾아가보고자 했다. 이 곡을 시작으로 앞으로 딕펑스다운 음악을 만드는 데에 겁내지 않고 음악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그룹 딕펑스/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2010년에 데뷔해 데뷔 15년 차에 접어든 이들은 밴드 신에 일고 있는 역주행 흐름에 올라타길 바라지 않는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현우는 "역주행에 대한 생각을 사실 안 해봤다. 역주행을 하면 좋긴 한데 사실 안 했으면 하는 게 더 크다"며 "앞으로 만들어나가는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현우는 그 이유에 대해 "역주행을 하게 되면 과거의 이미지를 다시 굳히게 되지 않나. 그게 싫은 건 아니지만, 앞으로 음악 보여줘야 할 게 제일 중요한데 지금 만든 음악들이 정주행으로 잘 되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남은 멤버들이 '이렇게 말해버리면 말을 더 얹을 수가 없지 않느냐'며 장난을 쳤다.

그룹 딕펑스/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이들은 지난 14년을 되돌아봤을 때, 긴 공백기보다도 군복무 중이던 당시에 큰 위기를 겪었다고 돌이켰다. 김재흥은 "우린 다 같은 해에 군대를 가긴 했지만, 시기는 다 달랐다. 제가 제일 먼저 갔는데, 나 혼자 군대에 똑 떨어진 기분이었다. 제대도 홀로 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얘들이 제대하고서도 나랑 딕펑스를 할까'였다. 원래 딕펑스는 우리에게 당연한 거였는데 긴 공백이 생기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태현 역시 "저도 군대에 가서 선임 후임들로부터 '딕펑스 이제 안 하는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우리가 그동안 '언제까지 음악을 하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더라. 제대하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고백했다.

김현우는 그런 위기에도 팀을 잡아준 건 팬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연장에 계속 찾아와주시고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가 계속 딕펑스를 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언제까지 딕펑스로서 음악을 하기로 이야기를 나눴냐는 기자에 질문에 박가람은 "정말 유머러스하게 이야기 할 때에는 '누구 하나 손가락을 못 쓰거나 음악을 하지 못할 만큼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되기 전까지'라고 정했다. 그야말로 '누구 하나 먼저 갈 때까지'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룹 딕펑스/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또한, 이날 김태현의 열애설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태현은 셰프 최현석의 딸 최연수와의 만남에 대해 "군대를 다녀오고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인이 겹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리 됐다"며 얼굴을 붉혔다. 그는 "어떻게 손 잡았는지도 말하면 되냐"라며 부끄러워 했다. 이어 그는 "지금 최현석 셰프께선 너무 바쁘셔서 열애설에 대해 이야기를 따로 하지는 못했다. 또 셰프님 관련 기사나 저희 기사가 나갈 때 열애설 이야기가 함께 나가지 않나. 셰프님께 죄송하다. 본인이 할 게 많으신데 저의 사생활로 전화를 너무 많이 받으시니 바쁘신 와중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룹 딕펑스/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30대 후반에 접어든 이들은 밴드로서 '청춘'을 노래하는 데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김태현은 "'좋다 좋아'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22살에 만들었다. 당시 공연하면서 40살이 되면 이 곡을 부르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나이가 돼가고 있다. 아직 공연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걸로 뭐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춘이라 하면 듣는 사람들이 떠올리는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누가 언제 청춘을 노래해도 상관 없다고 본다. 우리도 변함없이 이어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김현우는 "이혼도 청춘인가"라며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밴드가 좀 특이한 게, 나이를 먹어도 대중은 우릴 그 나이로 안 봐주신다. 처음 저희를 봤던 당시 저희 나이인 20대, 이렇게 저희를 바라봐주신다. 청춘은 나이와는 상관 없는 거 아닐까"라며 진지하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현은 "청춘이라는 주제는 참 좋다"며 "여기엔 사랑도 이별도 아픔, 행복 다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내온 가사를 보시면 그안에도 슬픔 행복 다 들어있다. '청춘의 희망'을 노래하는 데에 갇히기보다 다양한 것들을 아우르는 밴드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한편, 딕펑스의 '첫사랑, 이 노래'는 오는 25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첫사랑, 이 노래'는 내년 초 발매를 목표로 작업 중인 앨범 수록곡이다. 이 곡은 짧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행복한 기억의 한 때를 그리는 팝 사운드의 곡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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