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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콘셉트를 내려 놓으니 더욱 빛이 난다. 가수 겸 배우 비비(김형서)가 독창적인 음악성과 출중한 연기력으로 한층 성숙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밤양갱'으로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면, 하반기에는 SBS 드라마 '열혈사제2'로 남다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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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는 울산 출생으로, 중학교 이후 경상남도 창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열혈사제2'에서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 경상도 출신이 아닌 배우들이 사투리 연기를 할 때 어색함을 지우지 못하며 비판받는 경우가 많지만, 비비는 캐릭터에 훌륭히 녹아들었다. 비비의 출연으로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비비는 음악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21년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로 연기 데뷔했고, 지난해에는 '화란'으로 제76회 칸 영화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4회 청룡영화상에 참석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짧은 분량에도 안정감 있고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대중과 평단의 기대를 능가했다.
비비는 '나쁜X'과 같은 19금 콘셉트를 내세운 뮤직비디오로 이슈몰이했지만, 음악적 전성기는 올해 2월 발매한 '밤양갱'으로 맞이했다. 이 곡은 국내 3대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많은 이가 커버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간 19금 이미지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세웠던 비비의 새로운 음악적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비비는 자신만의 정체성으로 삼았던 19금 콘셉트를 내려놓을 때마다 오히려 대중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독창적인 개성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성적 이미지가 그의 뛰어난 재능을 가린 셈이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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