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데이식스 공식 SNS

밴드그룹 데이식스(DAY6)가 선선한 가을밤 공기를 후끈하게 달궜다.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Grand Mint Festival 2024, GMF 2024)의 막이 올랐다. 이날 헤드라이너로는 데이식스가 나섰다.

데이식스의 무대는 오후 8시 이후로 예정돼 있었지만, 올림픽공원역 일대는 한낮부터 '마이데이'(팬덤명)로 가득했다. 공식 응원밴드를 팔에 찬 팬들은 일찍이 도착해 돗자리를 펴고 페스티벌을 즐겼다.데이식스의 등장을 앞두고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 전주가 흘러나왔고, 동시에 떼창이 터졌다. 곧 무대에 오른 데이식스는 '웰컴 투 더 쇼'에 이어 '그녀가 웃었다', '장난 아닌데'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역주행 신화를 쓴 '예뻤어'에 이어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를 선보였다. 이들은 강렬한 분위기의 '러브 미 오어 리브 미'(Love me or Leave me), '슛 미'(Shoot me)로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이어갔다. 데이식스는 '해피'(HAPPY), '녹아내려요', '도와줘요 랙앤롤', '망겜', 'Dance Dance'를 연달아 선보였다.

사진=데이식스 공식 SNS

원필은 관중의 떼창을 요청하며 "여기 마이데이만 있는 게 아닐 수 있으니까 저희의 유명한 노래들을 한번"이라고 운을 띄웠다. 영케이는 "유~명한 노래들? 데이식스의 유명한 노래란 어떤 노래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원필은 "이건 조금 그런데"라며 망설이다가 "예를 들면 '예뻤어'라든지 이런 것들"이라고 답하며 건반을 치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데이식스의 연주에 맞춰 '예뻤어', '좋아합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떼창했다. 특히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1절 전체 떼창을 시도했음에도 성공했다. 전광판에 가사가 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관객들은 막힘없이 입 맞춰 노래를 불렀다. 성진은 "여러분들 혹시 데이식스세요?"라며 감탄했다.피크닉 존에 있는 관객들은 보통 돗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즐기지만, 데이식스 차례에는 모두가 일어나 있어 피크닉존과 스탠딩존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영케이는 "어디가 스탠딩존이고 돗자리존인지 모르겠다. 다들 서 계신 거냐"고 물었다. 도운은 무대 앞 일부 구역을 바라보더니 "여기만 스탠딩이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잔디마당은 응원밴드 불빛으로 가득 찼다. 데이식스의 팬이 아닌 이들도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힘차게 흔들며 함께 즐겼다. 무대를 이어가던 영케이는 "하나도 안 춥다. 땀이 너무 난다"고 말했고 원필 역시 "덥다"며 공감했다. 해가 저문 가을밤이라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공연의 열기에 관중들도 더위를 느낀 듯했다. 이들은 어느덧 하나둘 겉옷을 벗어 던지고 뛰어놀았다.

/사진=김지원 기자

스탠딩존은 물론 피크닉존까지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일부 팬들은 무대 뒤편의 언덕에 올라가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무대를 등진 위치라 데이식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을 테지만, 노래를 들으며 응원밴드를 흔들었다.데이식스는 앵콜곡으로 'Best Part'와 히트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소화하며 수많은 청춘들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날 데이식스에 앞서 방예담, 오월오일, 터치드, 볼빨간사춘기, 페퍼톤스가 무대에 올라 관중과 호흡했다. S.E.S. 바다와 그의 딸 루아가 터치드의 무대에 깜짝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페퍼톤스는 '21세기의 어떤 날' 가사 중 '2012년 1월 16일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의 날짜를 공연일 열린 '2024년 10월 26일'로 개사해 부르며 센스를 뽐냈다.

지난 26~27일 성공적으로 막을 올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는 오는 11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십센치, 에이티즈 등이 헤드라이너로 올라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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