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서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 대결이 기대된다.
5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오픈 토크가 열렸다. 김민수 감독과 배우 정우, 박병은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처음 연출한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고 GV로 대화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이 현장에서 만들어주셨던 분들이 많이 생각나고, 그 분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병은은 "부산영화제에 10년 만에 와서 개막식에서 개막작을 봤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더라. 갱년기인가 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게 아니라 오랜만에 배우들, 스태프들 모였고 '나도 배우구나, 행복하게 배우 생활을 하고 있구나' 그런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다. 아름다운 영화제에 저희 영화가 상영돼서 제 인생에 이번 영화제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는 "저는 부산이 낳은 아들이다. 부산이 고향이자 부산은 엄마의 품 같다. 부산영화제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고 두근거리게 하고 관객들과 만나는 장이라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 (오픈 토크) 무대는 처음인 것 같다. 가까이서 관객들과 얘기할 수 있어서 설렌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범죄를 다루는 영화지만,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다 보면 가치 판단을 해야할 때가 있다. 돈, 소중한 인연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거기서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장르적 재미와 함께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우는 낮에는 수사하고 밤에는 뒷돈 챙기는 부업을 일삼는 형사 명득 역을 맡았다. 정우는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강하고 울분에 차있고 폭발력 있는 캐릭터였다. 명득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일 수 있는 개인사가 있다. 그 이유 때문에 돈에 손을 대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캐릭터가 돋보이고 팔색조 매력을 뽐내기보다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느낌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목에 꽂힌 것도 있다. 제목 중요하다. 제목에서 연출자의 감, 색깔도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상상한 것과 이 제목이 얼마나 일치할지, 얼만큼 다른 색깔로 표현될지 궁금해하며 대본을 펼쳤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심플하고 임팩트 있었고, 섹시하게 봤다"면서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병은은 사건의 수사 책임자로 파견된 광역수사대 팀장 승찬 역을 맡았다. 박병은은 캐릭터에 대해 "감수성이 예민한데 난폭한 느낌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강하고 폭발적인 것에서 좀 더 차분해지고 이성적이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제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연기 스타일인 것 같다. 그런 역할도 좋아하고 시골 푼수 바보 같은 캐릭터도 좋다. 제가 했덕 작품들을 돌아보면 여러 캐릭터를 한 것 같다. 배우로서 그렇게 캐스팅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고 국한되지 않고 모든 캐릭터를 다 해보고 싶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촬영 현장에 대해 박병은은 "웃고 떠드는 게 재밌는 거였다면 우리는 재미 없었다. 긴장감과 서로 연기의 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긴장감 때문에 이렇게 현장에서 장난 안 치고 한 건 처음이다. 집중력이 높았다. 2명의 배우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자기 일, 자기 연기에 집중하고 서로 얘기하고, 옆에 가지도 못할 집중력을 보일 떄는 경이롭고 멋있었다. '나도 배우지. 지금 하고 싶은 농담은 밥 먹고 하자'고 생각했다. 다른 의미에서 즐거움을 찾고, 멋있는 경험을 하고, 멋있는 배우들을 만난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우는 "감독님이 현장에서 극악무도했다"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감독님 데뷔작인데도 불구하고, 보조 출연자까지 포함하면 140명 되는 분들을 압도하고 컨트롤했다. 막내 스태프들까지 본인이 현장을 관통하는 모습을 보며 뚝심 있는 모습이 들소 같았다. 묵직했다. 리더를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영화가 꿈이어서 그 순간을 만끽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정우는 "감독님이 진지충이다"며 웃음을 안겼다. 박병은은 "감독님이 현장에서 깡패였나 싶었다. 감독님은 저한테 '병은이 형' 그러는데 시간이 지나도 말을 못 놓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우는 박병은과 오랜 인연을 언급했다. 정우는 "형과는 (김)유미 씨(아내)를 만났던 독립 영화에서 만났고 회사도 같아서 인연이 있었다. 그러고 7~8년 만에 만났는데 깊어지고 단단한 에너지, 내공이 느껴졌다. 눈빛을 보며 예전에 내가 봤던 병은이 형의 에너지가 아니구나, 한층 업그레이드 됐구나. 형 연기를 제가 평가할 수 없지만 한층 더 깊어진 내공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신에서 만나면 형의 공기가 현장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였다. 그 에너지가 잘 어우러져서 카메라에 잘 담기는 게 인상 깊었다"며 감탄했다.
김 감독은 두 배우의 연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불과 얼음의 대결이라고 생각했다. 한덩이로 엉키지 않으면서도 두 분 캐릭터를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해줬다. 영화에 그게 잘 담겼다. 연출자로는 선물 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번 영화에 담은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는 작품을 봐주시는 분들이 찾아주지 않을까. 저도 변해가고 여러분도 변해간다. 가지고 있는 가치관, 흥미로워하는 지점 등이 변한다. 그게 다 모였을 때 여러분이 해석해줄 것"이라고 해석의 여지를 열어뒀다.
부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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